창세기

창세기 제14장 강해 - 롯의 구출과 살렘 왕 멜기세덱

chukang 2011. 5. 20. 16:53

창세기 제14장 강해 - 롯의 구출과 멜기세덱

 

  가나안 북부 메소보다미아 지역의 4개국인 시날, 엘라살, 엘람, 고임과 가나안 남부 사해 지역의 5개 소국인 소돔, 고모라, 아드마, 스보임, 소알의 국가 간 연합 전쟁이 처음으로 성경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쟁의 원인은 남부의 5개 사해 동맹국들이 12년 둥안 조공을 바치며 섬기던 엘람의 맹주 그돌라오멜을 반역했기 때문입니다. 이 전쟁은 남부 동맹국들의 패배로 끝났고, 소돔 근처에 있던 롯도 이때에 잡혀가고 말았습니다. 아브람은 롯을 구출하기 위해 가병 300명을 이끌고 북방 연합군들을 공격하고 승리하여 롯을 구출하였습니다. 아브람이 귀환할 때에 하나님의 제사장인 ‘멜기세덱’이 영접하였고, 아브람은 십일조를 바쳤습니다.

 

1: 당시에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엘람 왕 그돌라 오멜과 고임 왕 디달이

  시날은 바벨론 지역을 의미하고 왕 이름은 ‘아브라벨’입니다. 그 뜻은 ‘신들을 지키는 간수’, ‘강한 백성’ 등입니다. 그는 시날 땅 최초의 통치자인 니므롯의 후손입니다(10:10). ‘엘라살’으 유브라데 동편 남부 바벨론이 한 성읍인 ‘라르사’로 추측합니다. 라르사는 바벨론의 요충지입니다. ‘아리옥’은 존경한다는 뜻입니다. 바벨론 남부 지역의 넓은 영역을 통치했던 막강한 실력자로 보고 있습니다. ‘엘람’은 동으로 바사, 서로 티ㅡ리스, 남으로 페르시아 만, 북으로 앗수르에 둘러싸인 산간지역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매우 호전적이어서 항상 주변 국가들에게 위협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돌라오멜’은 ‘한 웅큼의 곡식알’이라는 뜻으로 이번 원정에 참가한 4개국 중 가장 탁월한 실력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고임’은 ‘열방’이라는 뜻으로 동방의 유목민들이 세운 작은 부족 국가인 듯합니다. ‘디달’은 ‘두려워하다, 빛나다, 경외’의 뜻으로, 일개 유목민을 이끌던 우두머리로서 점차 주변의 약한 족속을 침탈하여 세력을 키워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2: 소돔 왕 베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벨과 벨라 곧 소알 왕과 싸우니라.

  소돔은 ‘큰 불’이란 뜻입니다. 이 명칭은 역청 지대인 소돔이 훗날 유황불 심판으로 멸망당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베라’는 ‘선물, 은사’의 뜻입니다. 남부 지역의 연합군 지도자 격입니다. ‘고모라 왕 비르사’ ‘고모라’는 ‘갈라진 장소, 거주, 물이 많은’ 등의 뜻입니다. ‘비르사’는 강한, 악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약탈과 전쟁에 능했던 그의 일면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드마‘는 농사짓는 성읍이라는 뜻으로, 농업 위주의 정착 생활을 하던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납‘은 ’아버지의 이’란 뜻입니다. ‘스보임’은 거친 들, 작은 영양이라는 뜻으로 비옥하지 못한 고산 지대의 성읍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메벨’은 이름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벨라’는 삼키다는 뜻이며, ‘소알’은 작다는 뜻입니다.

  ‘싸우니라’ 이는 전쟁을 의미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전쟁 기사입니다. 이 이방인들의 전쟁에 대한 기사가 굳이 아브람과 롯의 작별 사건 뒤에 언급이 되는 이유는, 첫째 탐욕의 눈으로 소돔을 향해 간 롯이 이방인들 사이의 전쟁에 휘말려 큰 고초를 겪었듯이, 세상을 좇아가는 자의 앞길은 결코 평탄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둘째 줄곧 가나안을 방랑하던 아브람이 이 전쟁으로 인해 가나안에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섬으로써 가나안을 아브람에 주시기로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차근차근 그 언약을 성취해 나가시는가를 보여줍니다.

 

3: 이들이 다 싯딤 골짜기 곧 지금 염해에 모였더라.

  싯딤 골짜기는 울창한 숲으로 된 골짜기, 소금 계곡, 아카시아의 골자기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해 남쪽에 위치한 역청이 많은 지역으로 추정이 됩니다. 모세가 창세기를 기술할 당시에 싯딤 골짜기는 이미 염해로 변했습니다.

 

4: 이들이 십 이 년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제 십 삼 년에 배반한지라.

  그돌라오멜은 메소보다미아 동맹국의 지도자격에 해당하는 인물론 셈 계열에 속한 자로 추정합니다. 그래서 일부 학자 중에는 그돌라오멜을 위시한 북방 4개 동맹국의 사해 5개 연합국(함 계열의 가나안 후손)에 대한 침략을 가나안 후손에 대한 노아의 예언의 선취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나안 5개국은 그돌라오멜이 통치한 지 제13년에 조공을 거부하고 반역을 했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12,13장에 나오는 아브람과 롯이 겪었던 기근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계속되는 기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가중되는 조공 부담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모반을 꾀했을 것입니다.

 

5: 제 십 사 년에 그돌라오멜과 그와 동맹한 왕들이 나와서 아스드롯 가르나임에서 르바 족속을, 함에서 수스 족속을, 사웨 기랴다임에서 엠 족속을 치고,

  ‘아스드롯 가르나임’은 ‘두 뿔의 아스드롯’이란 뜻입니다. 이 명칭은 이곳이 두 뿔 가진 가축들을 많이 소유한 곳이거나, 지형이 두 뿔을 닮았기 때문에, 혹은 아스다롯 여신을 섬기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이 지명을 단순히 ‘가르나임’이라고도 합니다. 갈릴리 동쪽에 위치한 아스드롯 북방 4km 지점에 위치한 성읍으로 추정합니다. ‘르바 족속’은 거인족으로 이 족속 최후의 왕은 바산 왕 ‘옥’입니다(신 3:11). ‘함’은 암몬 족속의 성읍 ‘랍바’의 옛날 이름으로 추측합니다(신 3:11). 길르앗 야베스 북쪽 20km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스 족속’ 후대에 암몬 족속에 의해 ‘삼숨밈’으로 불린 족속을 가리키는 것으로 봅니다.(신 2:20). ‘사웨 기랴다임’은 후일 르우벤 지파의 성읍이 되었습니다. ‘엠 족속’은 두려운 족속이라는 뜻으로 초창기 모압 땅에 살던 거인족입니다(신 2:10).

 

6: 호리 족속을 그 산 세일에서 쳐서 광야 근방 엘바란까지 이르렀으며,

  호리족속은 동굴에 거하는 무리, 혈거인이란 뜻으로 세일 산을 거점으로 하여 동굴에 거주하던 족속입니다(신 2:12). 이들은 후에 에돔 족속에 의해 전멸되었습니다. ‘그 산 세일’ ‘세일’이란 수풀이 울창한, 털이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지명에 알맞게 이곳은 사해 남부, 아라바 평원 동부에 있는 고신 지대로서 울창한 숲과 많은 바위 및 동굴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에돔 족속이 거주한 이후로 ‘세일’이라는 이름일 붙여지게 됩니다(36:30; 대하 25:11). ‘엘바란’은 아카바 만의 북쪽 연안으로 바란 광야의 동편에 위치합니다.

 

7: 그들이 돌이켜 엔미스밧 곧 가데스에 이르러 아말렉 족속의 온 땅과 하사손다말에 사는 아모리 족속을 친지라.

  남진을 계속하던 메소보다미아 4개국 연합군이 아라바 광야 쪽으로 향하지 않고 시내 반도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시내 반도 북쪽과 가나안 남부 지역이 만나는 곳은 나중에 에서의 손자인 아말렉(36:12) 자손들의 주 활동 무대가 되었습니다. ‘엔미스밧’은 ‘심판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이 명칭은 물이 귀한 팔레스틴 영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로서 한 우물을 두고 여러 부족이 분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데스’는 거룩하다는 뜻으로 출애굽 아시 바위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던 곳이자 하나님의 대언자 모세가 백성을 판결했던 장소(민 20:14)입니다. ‘하사손다말’(엔게디)은 종려나무의 전지라는 뜻으로 종려나무, 포도나무 등이 많은 곳입니다. 아모리 족속은 중근동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살던 함 계열의 족속입니다.

 

8,9: 소돔 왕과 고모라 왕과 아드마 왕과 스보임 왕과 벨라 곧 소알 왕이 나와서 싯딤 골짜기에서 그들과 접전하였으니, 곧 그 다섯 왕이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고임 왕 디달과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 네 왕과 교전하였더라.

  메소보다미아의 연맹국들은 시리아, 팔레스틴 북부, 요단 동안, 사해 동안의 군사 도로를 따라 여러 가나안 족속들을 쳐부순 뒤 사해 연안 5개 동맹국들과 일전을 위해 싯딤 골짜기로 향했습니다. 사해 연안 동맹국들이 메소보다미아 연합군을 맞아 전장을 싯딤 골짜기로 정한 것은 이곳에 흔한 역청 구덩이를 저지선으로 활용하여 유리한 위치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10: 싯딤 골짜기에는 역청 구덩이가 많은지라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이 달아날 때에 군사가 거기 빠지고 그 나머지는 산으로 도망하매

  역청 구덩이가 많은 장소를 전장으로 정한 사해 연안 5개 연합국들은 오히려 이 전쟁에서 큰 패배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이는 그들의 전략에 허점이 있었다기보다는 탐심으로 인해 타락 일로를 걷던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입니다. 사악한 인간은 자신의 어떤 재능으로도 하나님의 심판의 칼날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11,12: 네 왕이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가고, 소돔에 거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 그 재물까지 노략하여 갔더라.

  메소보다미아 동맹국들은 사해 연안의 가나안 족속들이 조공을 거절하자 전쟁을 일으켜 그에 상응하는 재물들을 약탈하여 갔습니다. 이는 인간사의 모든 전쟁이 탐욕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아브람과 작별 이후 롯은 소돔에서 포로가 되었다는 소식으로 등장을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약속보다는 세상적 삶을 귀하게 여겨 하나님의 곁을 떠난 자가 받게 될 보응이 어떤 것인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13: 도망한 자가 와서 히브리 사람 아브람에게 고하니 때에 아브람이 아모리 족속 마므레의 상수리 수풀 근처에 거하였더라. 마므레는 에스골의 형제요 또 아넬의 형제라 이들은 아브람과 동맹한 자더라.

   포로가 되어 메소보다미아로 끌려가던 사람들 중 일부가 탈출을 하여 아브람에게 모든 사실을 알렸습니다. 여기에서 ‘히브리 사람’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을 합니다. 이 말은 셈 계열의 후손으로써 나중에는 선민 이스라엘의 통칭으로 사용이 됩니다(출 2:6).

 

14: 아브람이 그 조카의 사로잡혔음을 듣고 집에서 길리고 연습한 자 삼백 십 팔 인을 거느리고 단까지 쫓아가서

  ‘길리고’ 이 말은 출생하다는 뜻으로 전쟁이나 매매로 얻은 종이 아닌 순수히 아브람이 소유한 종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을 암시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주인에게 대한 결속력이 강했을 것입니다. ‘연습하다’는 말은 훈련하다, 교육을 받다는 뜻입니다. 이는 군사상의 훈련보다는 단지 유목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가축보호나 집안 경계를 위한 파수꾼으로서의 훈련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런 미약한 수준의 훈련을 받은 식솔 318명만을 데리고 북쪽 연합군을 쫓아갔다는 것은 조카에 대한 애정과 함께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신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롯이 자신을 떠날 때에는 믿음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롯이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며 그를 구하고자 하는 아브람은 믿음의 조상이기에 앞서 한 집안의 큰 어른이며 인격자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15,16: 그 가신을 나누어 밤을 타서 그들을 쳐서 파하고 다메섹 좌편 호바까지 쫓아가서, 모든 빼앗겼던 재물과 자기 조카 롯과 그 재물과 또 부녀와 인민을 다 찾아왔더라.

  소수의 군사로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동시 다발적으로 야간 기습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합니다. 이런 형태의 전략은 기드온의 300용사가 미디안 대군을 격파할 대에도 사용이 되었습니다(삿 7장). 믿음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군사의 수나 무기의 우수성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하시느냐 아닌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실로 하나님은 전쟁에 능한 신이시묘(시 24:8),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만군의 주이십니다(삼상 17:47). 호바는 다메섹 북쪽 24km 지점에 위치한 성읍으로 추정이 됩니다.

아브람이 조카 롯을 구출하는 것은 군사를 일으킨 목적이기도 합니다. 아브람은 롯은 물론 함께 글려간 다른 사람들도 구출해 주었습니다. 후에 아브람이 소돔이나 살렘 왕으로부터 크게 존귀함을 받은 것도 이일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선을 베푸는 것, 이것이 바로 선인과 악인에게 똑같이 해를 비추시는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입니다.(마 5:45-48).

 

17: 아브람이 그돌라오멜과 그와 함께 한 왕들을 파하고 돌아올 때에 소돔 왕이 사웨 골짜기 곧 왕곡에 나와 그를 영접하였고

  전쟁 당시 소돔 왕은 ‘베라’였습니다. 전쟁 시에 죽었다면 그의 후계자일 것입니다. 살았다면 베라입니다. 그는 자기와 자기 부족의 안녕을 도모해 준 아브람에게 경의를 표하며, 아브람이 구출해 온 소돔 출신 포로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브람을 맞으러 나왔을 것입니다. 사웨 골짜기는 예루살렘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기드론 시내 상류에 위치한 골짜기로 추정합니다. 이곳을 ‘왕곡’ 즉 왕의 골짜기로 부른 것은 소돔 왕이나 살렘 왕이 이곳에서 아브람의 개선을 맞이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18: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살렘(שׁלם)’은 평강이란 뜻인데(히 7:1) 예루살렘의 예살 지명(시 76:2)으로도 알려집니다. ‘의의 왕’(히 7:2)이란 뜻의 ‘멜기세덱’(מלכי־צדק)에 대해서는 ① 영적인 존재 ② 노아의 장자인 셈 등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문자 그대로 이방인이면서도 타락한 주변 문화를 극복하고 순전하고 신실한 믿음을 경주한 가나안의 왕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요세푸스, 칼빈).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멜기세덱이 전쟁으로 지친 아브람과 그 군사에게 가나안의 주산물인 떡과 포도즙을 가지고 나온 것은 군사들의 원기를 회복시키고, 침략자를 물리치고 평화를 가져다 준 자들에게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 멜기세덱의 신분을 밝혀주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방불하여 항상 제사장으로 있다.’(히 7:3)고 하였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하게 해석을 한 것입니다. 이간 대제사장 아론의 반차를 초월한 자로서 영원한 대제사장 직무를 수행하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시해 주는 존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히 7:11-15).

 

19,20: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천지의 주재시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하매 아브람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더라.

  멜기세덱의 제사장적 임무로 아브람에게 축복을 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가리켜 ‘천지의 주재’라고 하였습니다. 우주 만물을 조성하시고 지금도 여전히 소유하며 다스리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엘 엘룐:אל עליון) 이는 하나님의 완전함과 어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초월적 능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멜기세덱이 대적을 물리친 아브람을 향해 인간적 칭송을 늘어놓기 보다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권고한 것은 그가 하나님을 천지의 주재시며 지극히 높으신 분으로 고백할 줄 아는 신앙의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은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습니다. 이는 율법에서 성문화되기 전에 이미 고대 근동 지방에서 신전 및 신정 봉사자들의 생계를 위해 바쳐졌던 보편화된 제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이 멜기세덱에게 준 것은 그런 보편적인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거룩한 신성을 인정하며 행하신 멜기세덱의 축복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며, 그의 제사장 직분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십일조의 근본정신은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는데서 비롯되어야 하며 또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의 표시로부터 비롯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1-23: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이르되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취하라.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이르되 천지의 주재시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오니,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케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무론 한 실이나 신들메라도 내가 취하지 아니하리라.

  소돔 왕은 정복자가 전리품을 취했던 고대의 관례에 따라 아브람이 얻은 전리품을 그의 소유로 인정을 하였습니다. 다만 자신의 백성들은 자신에게로 보내라고 요청을 하였습니다. 아브람은 히브리인들의 일반적 서약 방식으로 손을 들어서 맹세를 하면서(신 32:40; 계 10:5,6), 소돔에 속하였던 모든 물품들은 한 올의 실이나 신발 끈이라도 가지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소돔 왕이 자신의 배려로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당시의 관례로는 전혀 거절할 필요가 없지만, 아브람으로서는 타락하고 부도덕한 이방인의 물품을 꺼려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4: 오직 소년들의 먹을 것과 나와 동행한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분깃을 제할지니 그들이 그 분깃을 취할 것이니라.

  아브람은 조카 롯의 구출 작전에 이웃 아무리 족속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분깃은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함께 동행한 이웃의 분깃은 보장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입장에서는 분깃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아브람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