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신명기 제28장 강해 - 순종과 불순종의 결과

chukang 2010. 10. 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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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제28장 강해 - 순종과 불순종의 결과

 

  본 장에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느냐 불순종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 자체가 달라지는 확실한 증거의 말씀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말씀에 순종하여 복을 받는 인생을 살 것인지, 아니면 불순종하여 저주를 받는 인생을 살 것인지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명확하게 갈림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먼저 성도는 ‘복’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부터 확실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믿음=물질적인 복이라는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 있는 신앙생활의 결과는 무슨 일을 하든지 형통하게 되며 생활의 어려움이나 뜻하지 않은 재난은 나태한 신앙과 죄의 결과라는 개념입니다. 만일 이런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주변의 불신자들이 성도들보다 더 형통하는 경우가 많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본 장에서 가르쳐주고 있는 복의 개념과 저주의 개념을 바로 알고 신앙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1-6절은 개인적으로 받을 복을, 7-14절은 민족적으로 받을 복에 대한 내용입니다. 15-19절은 개인적인 저주와 20-68절은 민족적인 저주의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1: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세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라.

  ‘삼가 듣고(솨모아 티쉐마:)’는 “너는 듣고 또 들을지니라.”인데 주의 깊게 경청하라는 뜻입니다. 쉐마의 말씀처럼(신 6:4-9)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여호와를 사랑하고, 명령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들에게는 부지런히 가르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자세입니다. 말씀을 지켜 행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주의하여 경청하는 것은 말씀을 성취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아는 자들의 미음은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알고도 행치 아니하는 것은 불신앙의 죄를 범하는 것이지만, 외식으로 행하는 것 역시 하나님께서는 가증스럽게 여기시고 심판하십니다. 우리는 믿음과 행함이 하나가 되도록 신앙생활을 해야 함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성도와 한 나라가 복을 받을 수 있는 전제 조건으로 말씀에 순종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율법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불신자나 다른 민족들이 가질 수 없는 특권이라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별하셔서, 그들에게 순종에 따른 복을 베푸시려고 주신 약속이 곧 율법이기 때문입니다.

 

2: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면 이 모든 복이 네게 임하며 네게 미치리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이 모든 복들이 너를 따라 와서 낚아채도록 만들 것이다.”는 뜻입니다. 순종하는 자는 특별히 복을 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모든 복들을 부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또 이것은 성도가 율법을 완전히 수행한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의인들에게 주어지는 복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마 25:40을 보면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이는 작은 선행이라고 할지라도 여호와의 바른 관계 속에서 그것을 행하는 자들은 복을 받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성읍에서도 복을 받고 들에서도 복을 받을 것이며

  성읍과 들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주요 생활 무대로서, 공적인 대인 관계에 있어서의 활동 무대이며, 들은 사적으로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 활동하는 노동 현장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말씀에 순종하는 자는 삶의 현장 어느 곳에 있든지 복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4: 네 몸의 소생과 네 토지의 소산과 네 짐승의 새끼와 우양의 새끼가 복을 받을 것이며

  자손의 번성으로 가문이 번창하게 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자손의 복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창 22:17; 사61:9). 토지의 소산은 농산물의 생산이 풍성해 질 것이며, 하나님께서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때를 따라 주셔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신 11:14) 짐승의 새끼들은 축산에 있어서의 모든 받게 되는 복으로, 윤택한 생활이 보장이 될 것입니다.

 

5: 네 광주리와 떡 반죽 그릇이 복을 받을 것이며

  광주리는 토지 소산물을 담아 곳간에 넣어 두는 그릇을 가리키며, 떡 반죽 그릇이란 매일 필요한 음식들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반죽 통’으로, 매일 필요한 양식을 공급 받는 모든 그릇을 가리킵니다. 하루하루 필요한 모든 양식에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6: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며

  이는 집 안에서나 집 밖에서나 항상 복을 받게 됨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것입니다.

 

7: 네 대적들이 일어나 너를 치려하면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패하게 하시리니 그들이 한 길로 너를 치러 들어왔으나 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하리라.

  전쟁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얻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전쟁의 승패는 군사력에 달려있지 않으며, 오직 여호와께 대한 믿음과 순종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신 32:30; 레위26:7,8; 수 10:10, 11).

 

8: 여호와께서 명하사 네 창고와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네게 복을 주실 것이며

  이스라엘 국가 전체가 풍년을 맞이하여 많은 곡식을 저장하고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레위 25:21), 외국과의 교역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임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이 말씀에 순종하게 되면 가나안을 정복하고 정착하여 다른 이방 국가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풍요하며 부강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9: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면 여호와께서 네게 맹세하신 대로 너를 세워 자기의 성민이 되게 하시리니

  사실 이스라엘은 이미 하나님께로부터 선택을 받았습니다. 시내 산에서의 언약 체결이 그 증거입니다. 앞으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선민으로서의 삶을 유지해 나갈 때에 계속하여 복을 받을 수 있지만, 하나님을 배반하고 불순종하게 되면 그에 대한 저주가 임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택한 백성으로서 합당한 생활을 유지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스라엘은 세움을 받은 것입니다.

 

10: 너를 여호와의 이름으로 일컬음을 세계 만민이 보고 너를 두려워하리라.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으로 말미암아 모든 열방이 무릎을 꿇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장차 이스라엘로 말미암아 온 세 계에 나타내실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통치를 암시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는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명성과 권위를 받아서 온 나라가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11: 여호와께서 네게 주리라고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에서 네게 복을 주사 네 몸의 소생과 육축의 새끼와 토지의 소산으로 많게 하시며

  앞에 4절에 나오는 내용과 동일하지만, 그것은 개인에게 부어주시는 복이라면 여기에서는 이스라엘 전체에게 부어주실 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손의 번성과 물질적 풍요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며 바라는 것이지만, 현세적인 복과 영혼의 만족을 동시에 누리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입니다.

 

12: 여호와께서 너를 위하여 하늘의 아름다운 보고를 열으사 네 땅에 때를 따라 비를 내리시고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주시리니 네가 많은 민족에게 꾸어 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할 것이요.

  하나님께서는 하늘에 있는 보물 창고를 때를 따라 열어서 비를 내려주신다는 표현은 곧 자연의 모든 환경까지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절히 내려주실 때에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며, 이는 곧 부자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애굽의 7년 풍년으로 7년 흉년 동안 모든 나라들에게 곡물을 팔고 나라가 부강하게 된 것과 같습니다. 물질적인 풍요는 예나 지금이나 이웃 국가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13: 여호와께서 너로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않게 하시며 위에만 있고 아래에 있지 않게 하시리니 오직 너는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듣고 지켜 행하며

  12절에 연결되어 물질적 풍요와 정치적인 우위권이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인 갈등이나 분쟁에 있어서 주도권을 장악하며 이방 국가들이 두려워하며 섬기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불순종하여 저주를 받게 되면 그 반대 현상이 닥치게 될 것입니다.

 

14: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명하는 그 말씀을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다른 신을 따라 섬기지 아니하면 이와 같으리라.

  오직 푯대를 향하여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경주를 하라는 것입니다. 과녁은 고정이 되어 있지만 화살이 조금이라도 겨냥을 잘못하면 처음에는 그 차이가 별로 없으나 결국에는 과녁을 빗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헬라어에서 ‘죄’라는 말이 바로 ‘하마르티아’(ἁμαρτία)로 과녁에서 빗나가는 것, 발을 헛디디는 것,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신을 따라 섬기지 아니하면’ 율법의 정도를 따라 가는데 있어서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는 우상을 섬기면서 여호와를 사랑하며 그의 말씀을 준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상을 멀리하는 것은 하나님의 다른 계명보다 가장 우선하는 것입니다.

 

15절부터는 불순종에 따르는 저주에 대한 내용입니다.

15: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고 네게 미칠 것이니

  2절에서 ‘복’과 ‘저주’의 단어만이 바뀌는 것입니다. 앞에서는 ‘복이 너를 따라와서 낚아채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지만, 여기에서는 ‘저주가 너를 따라와서 낚아채도록 만들 것이다.’는 완전한 반대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16-19: 네가 성읍에서도 저주를 받으며 들에서도 저주를 받을 것이요, 또 네 광주리와 떡 반죽 그릇이 저주를 받을 것이요, 네 몸의 소생과 네 토지의 소산과 네 우양의 새끼가 저주를 받을 것이며, 네가 들어와도 저주를 받고 나가도 저주를 받으리라.

  이는 3-6절의 정반대의 내용으로 복이 ‘저주’로 대체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네 몸의 소생’이 저주를 받는 것은 부모의 죄로 인하여 자녀가 저주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손이 끊어지는 저주가 임함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식이 없는 것을 가장 큰 저주로 여겼습니다(창 11:30; 삼하 6:23).

 

20: 네가 악을 행하여 그를 잊으므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여호와께서 저주와 공구와 견책을 내리사 망하며 속히 파멸케 하실 것이며,

  이는 여호와와 여호와의 말씀을 잊어버리는 그것이 죄악의 본질이며 언약을 파기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모든 죄의 행위는 하나님의 말씀을 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말씀을 잊어버리는 것은 곧 하나님과의 언약의 파기를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파기한 자들에게 ‘저주, 공구, 견책’을 내리신다고 하였습니다. 저주(메에라:מארה)는 ‘악담, 혹은 욕설’등을 뜻하는데,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진노를 가리킵니다. ‘공구(메후마:מהומה)’는 재난이나 이적 등에 의해 크게 놀라며 소동하는 상태입니다. ‘견책(미그에레트:מגערת)’은 ‘위협’이라는 뜻으로 죽음의 상태에까지 몰아가는 하나님의 심한 책망을 가리킵니다. 이 세 단어는 사실 하나님의 저주를 강조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중첩하여 사용한 것이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21: 여호와께서 네 몸에 염병이 들게 하사 네가 들어가 얻을 땅에서 필경 너를 멸하실 것이며.

  염병(데베르:דבר)은 ‘파괴하다’는 단어에서 나온 것으로 ‘재앙(Plague), 흑사병(Pestilence)'으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22절에 언급되는 7가지의 치명적인 질병들에 대한 총체적인 용어로서 죽음을 가져 오는 질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22: 여호와께서 폐병과 열병과 상한과 학질과 한재와 풍재와 썩는 재앙으로 너를 치시리니 이 재앙들이 너를 따라서 너를 진멸케 할 것이라.

  폐병(솨헤페트)은 폐결핵의 일종입니다. 폐병(솨헤페트:שׁחפת)은 폐결핵의 일종입니다. 열병(카다흐:קדח)은 타오르다, 상한(달라크:דלק)은 붉게 달아오르다, 학질(하라르:חרר)은 빛을 내며 탄다는 단어에서 나온 것이지만 각기 정확하게 어떤 질병을 가리키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심한 염증으로 인하여 온 몸에 열이 나는 열병의 종류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재(헤렙:חרב)’는 ‘칼(sword)'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호렙‘으로 읽으면 열이나 가뭄을 뜻합니다. 우리가 보는 성경도 이를 아주 극심한 가뭄을 가리키는 것으로 번역했습니다. ’풍재(쉬다폰:שׁדפון)‘는 ’시들게 하다, 황폐하게 하다‘는 단어로 동쪽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열풍으로 인해 곡식과 초목이 시들어 마르게 되는 ’고조병(枯凋病)‘입니다.(창 41:23; 암 4:9) ’썩는 재앙(예라콘:ירקון)‘은 남방 지역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동풍보다는 열기가 조금 적은 아라비아 지역의 따뜻한 바람으로 주로 질병을 많이 동반하여 곡식의 잎을 마르게 하거나 썩게 한다고 합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곰팡이(mildew)'로 번역(KJV,NIV,RSV)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7가지의 치명적인 질병들로 이스라엘이 완전히 파멸될 때까지 치신다는 뜻입니다. 변경의 여지가 없고, 피할 여지가 없는 단호한 선언인 이 재앙들은 하나님을 떠난 자들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23: 네 머리 위의 하늘은 놋이 되고 네 아래의 땅은 철이 될 것이며

  오랫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하늘과 극심한 한발(旱魃)로 인하여 굳어져버린 땅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5-10월이 건기가 되는데 이때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아침에 내리는 이슬이 땅의 메마른 갈증을 채워주는 유일한 식수 공급원이 됩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묘사할 때 이슬로 많이 표현하고 있습니다(32:2; 33:13; 시 133:3). 이런 극심한 가뭄과 이슬의 공급까지도 완전히 단절되어 땅을 쇠 덩이처럼 굳게 만드는 상태에까지 저주가 이를 것입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가 완전히 단절이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24: 여호와께서 비 대신에 티끌과 모래를 네 땅에 내리시리니 그것들이 하늘에서 네 위에 내려서 필경 너를 멸하리라.

  비가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비 대신에 내리는 모래는 저주를 상징합니다. 비 한 방울 없는 무서운 한발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뜨거운 바람인 ‘시로코’(sirocco)로 인하여 먼지와 모래가 하늘을 뒤덮게 되고 대기가 용광로 입구에서 불타는 열기와 비슷해질 때 그 땅은 참으로 비참한 저주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25: 여호와께서 너로 네 대적 앞에 패하게 하시리니 네가 한 길로 그들을 치러 나가서는 그들의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며 네가 또 세계 만국 중에 흩음을 당하고

  이는 전쟁에서 완전히 패할 것을 가리킵니다. 복과 저주의 상태가 이렇게 항상 정반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파괴한 이스라엘은 ‘세계 만국 중에 흩음을 당하고’ 말 것입니다. 강대국들에게 수난을 당하여 이리저리 포로로 끌려가는 것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실현되고 말았습니다(대하 29:8; 렘 15:4; 29:18).

 

26: 네 시체가 공중의 모든 새와 땅 짐승들의 밥이 될 것이나 그것들을 쫓아줄 자가 없을 것이며,

  시체가 들판에 버려져 새와 야수들의 밥이 된다는 것은 그 저주가 죽음 이후에까지 미치는 비참함을 보여줍니다(왕상 14:11; 렘 7:33). 시편 기자는 예루살렘이 멸망하였을 때 실제로 이런 저주가 임하였었다고 노래하였습니다(시 79:2).

 

27: 여호와께서 애굽의 종기와 치질과 괴혈병과 개창으로 너를 치시리니 네가 치료함을 얻지 못할 것이며

  애굽의 종기는 나병의 일종으로 주로 애굽에서 성행하는 질병으로 부스럼(boil), 상피병(elephantiasis)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치질은 종양이나 치질(piles), 또는 여성의 자궁 질병이나 항문의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괴혈병은 악성 출혈증(레 21:20), 개창은 가려움증(itch)의 일종으로 애굽과 수리아 등의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든 질병들을 하나님께서 치료하시지 않는 것은 그들의 악행 때문입니다(렘 30:15). 그러나 회개하고 돌아오는 자는 하나님께서 치료하여 회복시킬 것임을 약속하였습니다(렘 33:6). 하나님 외에는 다른 치료자가 절대로 없음을 분명히 경고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싸매시고 다시 고치실 분은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 외에는 없는 것입니다.

 

28: 여호와께서 또 너를 미침과 눈멂과 경심증으로 치시리니

  이러한 질병은 모두 정신병의 일종으로 ‘미침(솨가:שגע)’은 정신에 이상이 생겨 보통 사람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며, ‘경심증(타마:תמה)’은 심장이 약하여 조그마한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증세를 가리킵니다(렘 4:9). ‘눈 멂(아와르:עור)’은 육체적 소경을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으나, 분별력이 마비되어 옳고 그름을 전혀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29: 소경이 어두운 데서 더듬는 것과 같이 네가 백주에도 더듬고 네 길이 형통치 못하여 항상 압제와 노략을 당할 뿐이니 너를 구원할 자가 없을 것이며

  위에서 말하는 세 가지 정신적 질병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이로 볼 때 ‘눈 멂’이 육체적 소경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밝은 대낮에도 더듬어서 찾아다니는 소경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시도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재산을 탕진하며 타인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될 것입니다. 영적인 인도자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원은커녕, 오히려 버림 받을 것입니다. 이는 압제와 멸망 속에서 신음하게 될 이스라엘의 미래의 모습입니다(시 59:10).

 

30: 네가 여자와 약혼하였으나 다른 사람이 그와 같이 잘 것이요 집을 건축하였으나 거기 거하지 못할 것이요 포도원을 심었으나 네가 그 과실을 쓰지 못할 것이며

  여기서부터는 이스라엘 백성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까지 박탈될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약혼한 남자는 징집 면제의 특권(20:7)이 박탈되거나 기타의 상황(전쟁, 약탈 등)으로 인해 약혼자를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집을 건축해도 낙성식을 행하지 못하며 파괴될 것이며, 포도원을 조성해도 열매를 거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31: 네 소를 네 목전에서 잡았으나 네가 먹지 못할 것이며 네 나귀를 네 목전에서 빼앗아감을 당하여도 도로 찾지 못할 것이며 네 양을 대적에게 빼앗길 것이나 너를 도와 줄 자가 없을 것이며

  가축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 강도나 폭력으로 인하여 빼앗길 수도 있는데, 전쟁의 패배로 인한 적군에게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모든 가축들이 노략 당하게 될 것은 뻔한 일입니다. 전쟁에서의 패배로 인한 것에는 그 누가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32: 네 자녀를 다른 민족에게 빼앗기고 종일 생각하고 알아봄으로 눈이 쇠하여지나 네 손에 능이 없을 것이며

  가축을 빼앗기는 것에는 생계의 큰 타격을 입게 되지만, 자녀를 적군에게 빼앗기는 것은 마치 자신의 생명을 잃는 것과 같은 비통함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막힌 일이 있어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33: 네 토지 소산과 네 수고로 얻은 것을 네가 알지 못하는 민족이 먹겠고 너는 항상 압제와 학대를 받을 뿐이리니

  자신이 수고하여 얻은 것들을 정복자들에게 다 빼앗기고 노예처럼 살게 될 것입니다. 사사 시대에도 주변 국가들에게 압제를 당하여 기근이 심하였고, 수확을 하여도 그들이 모르게 포도즙 틀에서 숨어서 타작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훨씬 뒤에는 아예 나라가 멸망을 당하고 식민지가 되어, 조공을 바치면서도 압제는 계속하여 받게 되어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렘 5:15, 17).

 

34: 이러므로 네 눈에 보이는 일로 인하여 네가 미치리라.

  이는 28절에서 언급된 정신적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미치다’는 것은 미쳐서 날뛰는 것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하여 마음과 행동을 주체하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35: 여호와께서 네 무릎과 다리를 쳐서 고치지 못할 심한 종기로 발하게 하여 발바닥으로 정수리까지 이르게 하시리라

  종기가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발하는 비참한 상황은 외형적으로 볼 때에도 그가 분명히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다고 만인의 조롱을 받게 될 것임을 보여줍니다(욥 2:7-10).

 

36: 여호와께서 너와 네가 세울 네 임금을 너와 네 열조가 알지 못하던 나라로 끌어가시리니 네가 거기서 목석으로 만든 다른 신들을 섬길 것이며

  여기부터는 이방나라들의 조롱을 받게 되는 재앙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사람이 뽑는 것 같으나 사실은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범죄하고 저주를 받게 된 후에는 침략을 당하여 국권을 빼앗기기 때문에 이방 나라의 사람의 손으로 왕을 뽑는 것이 되고, 그 왕도 결국 전쟁으로 멸망당한 후에 침략국으로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애굽과 앗수르 바벨론은 이스라엘 왕을 마음대로 세웠고 나중에는 포로로 끌고 갔습니다(왕하 17:6; 25:6,7). 그리고 이스라엘은 포로로 끌려간 나라에서 하나님 대신에 그들이 섬기는 온갖 잡신을 섬기게 되는 것입니다.

 

37: 여호와께서 너를 끌어가시는 모든 민족 중에서 네가 놀램과 속담과 비방거리가 될 것이라

  ‘놀램’이 된다는 것은 여호와를 배반하는 자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스라엘은 장차 여호와를 알게 될 다른 백성들에게 장차 여호와를 두려워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뜻입니다(사 25:9).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섬길 때 받을 형벌이 얼마나 큰 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부하던 이스라엘이 멸망을 당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시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겠습니까?

 

38: 네가 많은 종자를 들에 심을지라도 메뚜기가 먹으므로 거둘 것이 적을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메뚜기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하늘 전체를 뒤덮어 캄캄하게 만들어 버리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메뚜기 떼들이 지나가는 곳에는 풀이나 나무조차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곡식은 말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즉 아무리 수고와 노력을 하여도 대가를 바라볼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39: 네가 포도원을 심고 다스릴지라도 벌레가 먹으므로 포도를 따지 못하고 포도주를 마시지 못할 것이며

  ‘벌레’는 주로 과수에 많은 해를 끼치는 벌레인 '바구미(weevil)'로 추측합니다. 해충의 피해로 포도를 거두지 못하면 이스라엘 백성의 식탁은 무미건조해 질 것이며,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거나 만찬을 즐길 수도 없을 것입니다.

 

40: 네 모든 경내에 감람나무가 있을지라도 그 열매가 떨어지므로 그 기름을 네 몸에 바르지 못할 것이며

  감람나무에서 짠 올리브유는 약재, 등잔 연료로 쓰이지만 화장용으로 쓰입니다. 사치스런 귀족들은 몸에 발라 자신의 외모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암 6:6; 미 6:15).

 

41: 네가 자녀를 낳을지라도 그들이 포로가 되므로 네게 있지 못할 것이며

  가정의 가장 큰 기쁨은 무엇보다 식탁에 둘러앉은 자녀들입니다.(시 128:3) 이같은 자녀들이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면 더 이상 그 가정의 기쁨은 회복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42: 네 모든 나무와 토지소산은 메뚜기가 먹을 것이며

  중동지역에 있는 메뚜기는 그 종류가 무려 400여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메뚜기로 번역된 단어의 종류가 7개나 됩니다. 앞에 38절에 나온 메뚜기는 많다는 뜻의 라바(רבה)에서 나온 것으로 떼를 지어 다니는 특성을 표현하고, 여기에서는 찰라찰(צלצל)로 윙윙 거리는 것으로 메뚜기가 날아다닐 때 나는 소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메뚜기가 먹는다는 것은 황폐화시킨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풍성과 기쁨을 하찮은 곤충에게 넘겨줌으로써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3: 너의 중에 우거하는 이방인은 점점 높아져서 네 위에 뛰어나고 너는 점점 낮아질 것이며

  이들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항상 도움을 받는 생활보호대상자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 날에 모든 재난을 피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하는 일마다 형통하여 모든 이웃으로 존경을 받는 자리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애굽에 거할 때에 이런 특별한 은혜 아래 보호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출 9:6,7,26).

 

44: 그는 네게 꾸일지라도 너는 그에게 뀌지 못하리니 그는 머리가 되고 너는 꼬리가 될 것이라.

  이스라엘 백성은 아무리 가난해도 본래 동족에게는 이식(利殖)을 주지 않고 꿀 수 있는 혜택을 누렸습니다. 이제 상황은 역전되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객들로부터 이방인 취급을 받아 꿀 수도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스라엘이 이방인에게 도리어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것으로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45,46: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치 아니하고 네게 명하신 그 명령과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므로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고 너를 따르고 네게 미쳐서 필경 너를 멸하리니, 이 모든 저주가 너와 네 자손에게 영원히 있어서 표적과 감계가 되리라.

  앞에서 언급한 모두 저주가 있을 때에는 하나님께 배반한 결과로 받는 것임을 깨닫는 표적과 감계가 된다는 것입니다. ‘감계(모페트:מופת)’는 ‘징조(omen)'라는 뜻으로 표적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그것은 경악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으로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으로 인한 결과라는 뜻입니다.

 

47: 네가 모든 것이 풍족하여도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함을 인하여

  여기서부터 망국과 멸절의 재앙에 대한 내용입니다. 미래에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여호와께서 주시는 복으로 인하여 풍족한 삶을 누림에도 불구하고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하고 우상을 숭배한다면 그에 대한 저주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48: 네가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모든 것이 핍절한 중에서 여호와께서 보내사 너를 치게 하실 대적을 섬기게 될 것이니 그가 철 멍에를 네 목에 메워서 필경 너를 멸할 것이라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다분히 교육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 섬기기를 싫어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그 대적을 섬기게 함으로써 고통을 받게 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를 깨닫게 하시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징계 속에는 더 깊은 하나님의 사랑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철 멍에’란 것은 이스라엘이 파멸될 때까지 가장 힘겨운 노예적인 삶을 강요당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노예 생활을 경험해 본 이스라엘에게는 뼈저린 저주의 교훈이지만 그들은 곧 하나님을 배반하고 철 멍에 속으로 목을 넣고 말았습니다(사 48:4, 5; 렘 2:7,8).

 

49: 곧 여호와께서 원방에서, 땅 끝에서 한 민족을 독수리의 날음같이 너를 치러 오게 하시리니 이는 네가 그 언어를 알지 못하는 민족이요

  여호와께서 원방, 땅 끝에서 대적을 보내신다는 것은 어떤 특정한 지역을 가리킨다는 것보다는 이스라엘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곳, 그래서 아무런 대책이나 방비를 할 수 없는 곳입니다. 독수치처럼 아주 빠르고 거칠게 침략하러 온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50: 그 용모가 흉악한 민족이라 노인을 돌아보지 아니하며 유치를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며

  용모가 흉악하다는 것은 얼굴이 돌처럼 굳어 있어 표정이 나타나지 않는 것(사 50:7) 또는 그 잔인함이 극에 달하여 선한 표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어린아이나 노인을 가리지 않고 살육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완전히 멸망시킬 것을 가리킵니다.

 

51,52: 네 육축의 새끼와 네 토지의 소산을 먹어서 필경은 너를 멸망시키며 또 곡식이나 포도주나 기름이나 소의 새끼나 양의 새끼를 너를 위하여 남기지 아니하고 필경은 너를 멸절시키리라. 그들이 전국에서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네가 의뢰하는바 높고 견고한 성벽을 다 헐며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의 모든 성읍에서 너를 에워싸리니

  살해당하지 않고 남은 백성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재산이 모두 약탈되고 생필품의 공급이 단절되며, 외부와의 연결이 단절되고 성읍이 파괴되어 급기야 멸망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는 실로 이스라엘이 견고한 성읍에서 풍족하게 살 때에 여호와를 섬기지 않으며 감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적절한 형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평안과 풍족을 누리며 살고 있는데 만일 우리가 자신의 평안과 풍족 속에서 안주하며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일을 방관한다면 동일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53: 네가 대적에게 에워싸이고 맹렬히 쳐서 곤란케 함을 당하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자녀 곧 네 몸의 소생의 고기를 먹을 것이라.

  자기가 낳은 자식을 먹게 되는 상황은 하나님의 저주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같은 저주가 실제로 여호와를 배반한 북왕국 여호람 때 사마리아 성 안에서(왕하 6:24-33), 그리고 예루살렘이 바벨론에 포위되어 멸망하기 직전에(애 2:20; 4:9, 10)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54,55: 너희 중에 유순하고 연약한 남자라도 그 형제와 그 품의 아내와 그 남은 자녀를 질시하여 자기의 먹는 그 자녀의 고기를 그 중 누구에게든지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 대적이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맹렬히 너를 쳐서 곤란케 하므로 아무것도 그에게 남음이 없는 연고일 것이며

  ‘질시하여’는 ‘그의 눈이 악하게 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그의 아내와 자녀를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자기 배를 채워줄 고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마땅히 부모로서 자기 자녀를 먹여 살려야 하는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그 남은 자녀를 박대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 이유는 그에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 때문에 인륜지도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하나님이 없는, 하나님께로부터 버림을 받은 인간은 하낱 잔인한 야수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6,57: 또 너희 중에 유순하고 연약한 부녀 곧 유순하고 연약하여 그 발바닥으로 땅을 밟아 보지도 아니하던 자라도 그 품의 남편과 그 자녀를 질시하여 그 다리 사이에서 나온 태와 자기의 낳은 어린 자식을 가만히 먹으리니 이는 네 대적이 네 생명을 에워싸고 맹렬히 쳐서 곤란케 하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함이리라.

  나귀를 타고 화문석에 앉는(삿 5:10) 부유한 집안의 우아한 여인들은 모든 것이 풍족할 때에 자신의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쌓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을 때에 그들은 가장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고귀함은 하나님의 복으로 말미암지 않고 절대로 보존될 수 없습니다. ‘가만히’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은밀하게 잡아 먹는 것을 뜻합니다.

 

58: 네가 만일 이 책에 기록한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라 하는 영화롭고 두려운 이름을 경외하지 아니하면

  율법(토라:תורה)은 일반적으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교훈 및 명령을 가리키지만 구체적으로 ‘모세 오경 전체’ 또는 ‘십계명’을 가리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서는 ‘신명기’나 ‘축복과 저주의 율법’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외’-율법 준수는 반드시 여호와와 그의 영화로운 이름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하며, 바리새인들처럼 외형적인 율법 준수는 오히려 율법의 본래 정신을 파괴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외모로 보지 않고 참된 경건에서 우러나오는 행위대로 판단하시기 때문입니다(벧전 1:17).

 

59: 여호와께서 너의 재앙과 네 자손의 재앙을 극렬하게 하시리니 그 재앙이 크고 오래고 그 질병이 중하고 오랠 것이라.

  재앙(마코트:מכות)은 앞에서 언급한 것뿐만 아니라 모세 오경에 기록된 모든 저주와 징벌들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재앙이 극렬하다는 것은 너의 재앙과 네 자손의 재앙을 한 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따로 떼어 각자에 해당하는 재앙을 쏟아 붓되 모든 사람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떨게 하는 기이한 재앙을 내리신다는 뜻입니다.

 

60,61: 여호와께서 네가 두려워하던 애굽의 모든 질병을 네게로 가져다가 네 몸에 들어붓게 하실 것이며 또 이 율법 책에 기록치 아니한 모든 질병과 모든 재앙을 너의 멸망하기까지 여호와께서 네게 내리실 것이니

  애굽에서 유행하는 질병들과 출애굽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해 애굽에 내린 재앙들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그리고 역사 이래 존재하지도 않았던 질병이나 징벌까지도 징계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62: 너희가 하늘의 별같이 많았을지라도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치 아니하므로 남는 자가 얼마 되지 못할 것이라

이스라엘이 출애굽 할 때 헤아릴 수없이 많았던 백성들의 수를 하늘의 별같이 많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약속이 성취된 것입니다(창 15:5). 그러나 여호와께 불순종하면 그 많은 자손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실제로 남유다 왕국이 멸망했을 때(B.C.586) 본토에 남은 자가 겨우 2만 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63: 이왕에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선을 행하시고 너희로 번성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던 것같이 이제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망하게 하시며 멸하시기를 기뻐하시리니 너희가 들어가 얻는 땅에서 뽑힐 것이요

  택한 백성인 이스라엘을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배반할 경우에는 공의의 하나님께서 그들을 멸하시기를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비록 악인조차도 죄 가운데 죽어가는 것을 기뻐하시지 않지만(겔 18:23), 죄악이 간과되고 하나님의 공의가 무시됨으로써 온 세계가 죄악 중에 멸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기꺼이 저들을 회개시키기 위한 징계를 가하시는 것입니다. ‘땅에서 뽑힐 것이요’ 땅은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에 맺은 언약의 요소 중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포로로 가게 하신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땅에서 안식을 주시는 것으로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대하 36:21). 그리고 이방인들에 의해서도 땅이 더럽혀지는 것을 하나님은 싫어하셨습니다(렘 12:14). 이처럼 땅은 하나님의 역사를 나타내는 현장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언약의 증표로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뽑힌다는 것은 파괴시켜 근절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언약의 폐기가 아니라 오히려 언약을 준수하지 못한 자들에 대한 심판의 경로서 언약을 충실하게 이행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64,65: 여호와께서 너를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만민 중에 흩으시리니 네가 그곳에서 너와 네 열조의 알지 못하던 목석 우상을 섬길 것이라. 그 열국 중에서 네가 평안함을 얻지 못하며 네 발바닥을 쉴 곳도 얻지 못하고 오직 여호와께서 거기서 너의 마음으로 떨고 눈으로 쇠하고 정신으로 산란케 하시리니.

  이는 장차 앗수르 인과 바벨론의 포로가 된 이스라엘이 그들이 섬기던 각종 우상들을 섬기게 될 것을 가리킵니다. 가나안에서 쫓겨난 이스라엘은 평안을 얻지 못하고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눈으로 쇠하고 정신으로 산란케 하시리니’ 억압을 받으며 노역을 하게 되어 육체의 기력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비참한 상황을 한탄하고 근심하게 될 이스라엘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66: 네 생명이 의심나는 곳에 달린 것 같아서 주야로 두려워하며 네 생명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

  생명이 마치 줄에 매달릴 것 같다는 뜻입니다. 주로 교수대 밧줄에 매달려 있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생명이 곧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음을 뜻합니다.

 

67: 네 마음의 두려움과 눈의 보는 것으로 인하여 아침에는 이르기를 아하 저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할 것이요 저녁에는 이르기를 아하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리라.

  이것은 매일매일 당하는 두려움과 눈앞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일들로 인하여 오히려 스스로 살아있는 목숨을 저주하는 상태에 이를 것임을 보여줍니다. 건강하고 모든 것이 풍족할 때 하나님께 감사하며 섬기는 생활을 하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살아있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저주가 임하게 될 것입니다.

 

68: 여호와께서 너를 배에 실으시고 전에 네게 고하여 이르시기를 네가 다시는 그 길을 보지 아니하리라 하시던 그 길로 너를 애굽으로 끌어가실 것이라 거기서 너희가 너희 몸을 대적에게 노비로 팔려하나 너희를 살 자가 없으리라.

  이스라엘이 출애굽 할 때 지나온 길이 시내 반도 남부를 횡단하는 육로였지만, 이제 배에 실려 수로를 통과하여 애굽으로 끌려가게 된다는 것으로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꺼내실 때에는 ‘너희가 이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신 17:16)’고 하셨지만, 불순종한 결과는 애굽으로 즉 혹독한 억압과 학대를 받았던 처지로 다시 전락하게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애굽은 단지 자유를 잃고 몸부림치는 비참한 노예생활을 의미할 뿐 이스라엘이 정말로 애굽으로 끌려가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앗수르와 바벨론에 의해 파괴당하고 끌려갔으며, 로마와 하드리안(Hadrian) 민족에게 노예로 끌려가서 매매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애굽은 곧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면 포로는 나라의 멸망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노예로 팔리는 것보다 더 비참한 현실을 모면하기 위해서 자신을 스스로 노예로 팔려고 하지만 아무도 사지 않을 것입니다. 즉 노비로 쓰일만한 가치도 없게 된다는 뜻으로 저주의 극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만일 노비라도 팔리게 된다면 그들은 끼니를 걱정하지 않고 생명은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갖 질병으로 상한 육체는 더 이상 노동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는 여호와께 순종할 때 보배로운 백성이 되지만 하나님을 떠난 육신은 노예로도 쓰임을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즉 쓰레기와 같은 취급을 당하게 된다는 경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