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제23장 강해: 여호수아의 마지막 훈계
23장과 24장은 이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여호수아는 마지막 고별 설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미 이스라엘이 그토록 여망하던 가나안 정복과 기업 분배가 하나님의 약속대로 온전히 다 성취 되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만년에 이른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의 지도자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 행하신 일을 상기시키면서, 이제 명실상부하게 약속의 땅의 주인으로 정착하여 새로운 선민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계하고 있습니다.
1-2절: 이스라엘의 지도자 여호수아가 자신의 임종이 가까움을 알고 고별설교를 하기 위해 백성의 대표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여호수아는 기업 분배를 모두 마친 후 아마도 이스라엘의 행전 전반을 각 대표자들에게 위임하고 자신은 자신의 성읍인 딤낫 세라에서 여생을 보낸 듯합니다(수 19:50). 그러다가 그의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자 그에게 부여된 마지막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각 대표를 불러 모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여호수아는 그가 얼마나 하나님의 일에 열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1: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사방 대적을 다 멸하시고 안식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지 오랜 후에 여호수아가 나이 많아 늙은지라.
이때는 가나안을 정복한지 약 20년 정도 흐른 뒤였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왜냐하면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마쳤을 때의 나이가 약 90세 정도였고(수 13:1 참고), 그가 죽을 때의 나이가 110세였기 때문입니다(24:29). 아무튼 여호수아는 나이 많아 늙자 이제 그의 임종이 가까운 줄로 알고 백성들의 대표를 불러 놓고 마지막 유언을 하고자 했습니다.
2: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 곧 그 장로들과 두령들과 재판장들과 유사들을 불러다가 그들에게 이르되 나는 나이 많아 늙었도다.
‘온 이스라엘’은 장로, 두령, 재판장, 유사들과 동격으로 곧 이스라엘 자손의 대표들을 말합니다. 여호수아는 지금 백성의 대표들을 불러 그의 마지막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이들을 부른 장소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아마 여호수아가 거처하던 ‘딤낫 세라’ 혹은 성막이 있던 실로였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3-5절: 여호수아가 지난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은혜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친히 싸워주셨다는 사실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기업을 주셨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덧붙여 그 하나님께서 앞으로 남은 가나안 족속을 마저 쫓아내고 그 땅을 백성들에게 주실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의 지혜와 능력으로 되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서 앞으로도 계속하여 겸손하게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겠습니다.
3: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 모든 나라에 행하신 일을 너희가 다 보았거니와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는 너희를 위하여 싸우신 자시니라.
‘너희를 위하여’ 이는 ‘너희 앞에서’라는 뜻입니다. 즉 너희 하나님 여호와는 너희 보는 앞에서 싸우신 분이라는 말입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모든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이스라엘을 위해 그들 앞에서 싸우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니 그 분께 감사드리고 그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4: 보라 내가 요단에서부터 해 지는 편 대해까지의 남아 있는 나라들과 이미 멸한 모든 나라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제비뽑아 너희 지파에게 기업이 되게 하였느니라.
요단 강에서부터 서쪽 지중해까지를 가리키는 말로, 가나안 보토 전체를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남아있는 나라들’ 이스라엘이 가나안 모든 족속을 다 쫓아낸 것이 아니었습니다(수 13:2-6).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은 완전히 성취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마저도 점차 정복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출 23:30). ‘기업이 되게 하였으니라.’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강한 나라들을 쫓아내고 진멸시킨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땅을 대대로 기업으로 차지하는 복을 약속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그 땅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기업이 될 것이었습니다.(수 13-19장)
5: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 앞에서 그들을 쫓으사 너희 목전에서 떠나게 하시리니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할 것이라.
수 13:6의 말씀이 바로 ‘너희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땅은 아직 다 정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분배된 지역에 살고 있는 가나안 족속을 하나님께서 친히 쫓아내실 것이라는 사실을 여호수아는 지금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확신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 가나안 족속들 중에 더러는 강하고 위협적인 존재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방패와 검이 되셨던 하나님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토록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기 때문에 저들이 갖는 소망이 결코 없어질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계속하여 명령에 따른다면 하나님은 가나안 족 최후의 일인까지도 몰아내실 것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믿음으로 그 땅을 쳐서 취하기만 하는 되는 것이었습니다.
6-16절: 앞으로 오직 하나님만 가까이 섬길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이방인과의 교제에 대한 경고, 불순종과 배교에 따른 형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가 확신하는 한 가지 사실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 여부에 이스라엘이 앞날이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고별 설교에서 백성들에게 오직 모세의 율법을 힘써 지키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백성들에게 가나안 족속들과의 혼인과 우상숭배를 엄격히 금지시켰습니다. 이는 백성들이 이방 풍습에 물들어 하나님을 떠나 우상숭배에 빠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6: 그러므로 너희는 크게 힘써 모세의 율법 책에 기록된 것을 다 지켜 행하라 그것을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힘써(하자크: חזק)’는 ‘강하게 하다’ ‘확실하게 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우 강하게’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직 율법을 확실하게 지키라는 뜻입니다. 적들을 앞에 놓고 이길 수 있는 대원칙은 ‘너희들의 신앙을 힘써 지키는 것이다.’라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지 않고는 안 됩니다. 여호수아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세의 율법 책’ 이것은 이미 이 당시에 모세가 한 말들이 한 권의 책 곧 모세 오경(Torah)으로 모아져 묶여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줍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앞두고 하나님께 들었던 교훈(수 1:6-9)과 동일합니다. 이제 여호수아는 그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시키면서 그의 경험을 토대로 교훈하고 있는 것입니다.
7: 너희 중에 남아 있는 이 나라들 중에 가지 말라 그 신들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 그것을 가리켜 맹세하지 말라 또 그것을 섬겨서 그것에게 절하지 말라.
여호수아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아직 가나안에 남아있는 족속들과 모든 접촉을 금지하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저들과의 혼인 관계를 절대로 맺지 말라는 뜻으로 보입니다(신 7:3). ‘그 신들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 이는 입에 올리지도 말라는 뜻입니다. 우상 숭배에 대한 절대적인 금지입니다(신 4:19; 5:9; 8:19). 가나안의 우상 숭배를 배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름조차도 부르면 안 되는 것이, 그 이름을 입에 담는다는 자체가 이미 그 우상을 숭배하고 높이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8: 오직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친근히 하기를 오늘날까지 행한 것 같이 하라.
‘친근히 하다(다바크: דבק)’는 ‘바짝 달라붙다’ ‘떨어지지 않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는 생사결단하고 붙잡아 떨어지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호수아가 백성들로 하여금 여호와를 붙잡도록 종요하고 있음을 지금까지의 가나안 정복 정착 전쟁에서의 승리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9절) 그러므로 이후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므로 모든 일에 형통할 것을 백성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9: 대저 여호와께서 강대한 나라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셨으므로 오늘날까지 너희를 당한 자가 하나도 없었느니라.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다시 한 번 회상하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이스라엘이 강성해서도 아니요, 우수한 병기를 가져서도 아니며, 오직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도와 강대한 나라들을 쫓아 내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출애굽 이후 그들보다 강하고 잘 무장된 대적들과 싸웠지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대신해서 싸워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그들의 힘이 되어주신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충성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10: 너희 중 한 사람이 천 명을 쫓으리니 이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에게 말씀하신 것 같니 너희를 위하여 싸우심이라.
‘한 사람이 천 명을 쫓으리니’ 이는 모세의 찬송시를 인용한 것입니다(신 32:30). 그 예언대로 이스라엘은 일단 천의 용사들이 되어 가나안 족속을 내어 쫓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이 함께 계셨을 때에는 이 예언은 성취되었습니다(삿 7:9-25). 일당 천의 능력은 말씀 순종과 뜨거운 충성심으로 주어집니다. 하나님은 사기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시고 꺾기도 하시는 분입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이 각 지파의 성읍으로 흩어져서 힘이 분산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삼상 14:13의 요나단처럼 하나님이 행하시면 한 사람이 천인이라도 감당하고도 남습니다. 숫자의 적음에 힘을 잃지 말고 요나단처럼, 삼손처럼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도록 말씀 앞에 엎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났을 때 그 결과는 항상 패배와 억압을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11: 그러므로 스스로 조심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스스로 조심하여’는 신 4:15의 ‘깊이 삼가라’는 말과 히브리어로 동일합니다. 그 뜻은 ‘너희의 모든 심령으로 깊이 숙고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의 흥망성쇠가 하나님을 사랑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으니 심사숙고하여 조심하라는 교훈을 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신앙을 위하여 항상 조심하라고 하면서 죄의 부패에서 보전되려면 하나님께 친근히 하며 사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우리에게 주신 귀한 영혼을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야 하는데,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함으로써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주를 사랑하는 자는 복을 받지만, 주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저주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고전 16:22).
12: 너희가 만일 퇴보하여 너희 중에 빠져 남아 있는 이 민족들을 친근히 하여 더불어 혼인하며 피차 왕래하면
‘퇴보하여’ 이는 ‘다시 돌아가서’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서는 배교라는 뜻입니다. 배교로 인한 멸망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율법은 지키면 복이지만, 어기면 멸망일 뿐 중간 지대에서 율법 없이 사는 길은 없습니다. 율법에 대한 불순종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데, 여기에는 그 멸망으로 가는 길의 순서를 보여줍니다. 우상 숭배자들은 먼저 친분을 두텁게 하며 여러 가지의 말로 속입니다. 여기에서 그들과 마음을 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우상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결국 하나님을 떠나면 그를 잊게 됩니다. 이것이 타락의 시작과 끝입니다.
13: 정녕히 알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민족들을 너희 목전에서 다시는 쫓아내지 아니하시리니 그들이 너희에게 올무가 되며 너희 눈에 가시가 되어서 너희가 필경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이 아름다운 땅에서 멸절하리라.
점층적인 효과를 지닌 경고로서, 이스라엘이 가나안 족속들과 상종하게 되면 결국은 파멸을 자초하게 되리라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하나님은 복만 약속하지 않으시고 또한 그 반대로 협박과 경고만 하시는 분도 아닙니다.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은 틀림없이 저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로 사사 시대에 현실로 나타났고 이스라엘은 극심한 고통 중에 있어야만 했습니다(삿 2:3).
14: 보라 나는 오늘날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가려니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대하여 말씀하신 모든 선한 일이 하나도 틀리지 아니하고 다 너희에게 응하여 그 중에 하나도 어김이 없음을 너희 모든 사람의 마음과 뜻에 아는 바라.
‘오늘날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가려니와’ 이 말은 죽음이 임박했음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오늘날(하욤: חיום)’ 곧 이르게 될 시간으로 가까운 미래를 뜻합니다. 따라서 여호수아의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여호수아는 인생을 포함하여 모든 세상 만물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신 바가 조금도 틀림없이 이루어질 것임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나고 죽음이 온 세상이 가는 길인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과 사역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백성들은 그 약속을 믿는 가운데 인내로써 충성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15: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 모든 선한 일이 너희에게 임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모든 불길한 일도 너희에게 임하게 하사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이 아름다운 땅에서 너희를 멸절하기까지 하실 것이라.
‘일(다바르: דבר)’은 말씀을 뜻합니다. 즉 순종으로 나타날 복과 불순종으로 나타날 심판과 저주를 가리킵니다.(신 30:1, 15)
16: 만일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을 범하고 가서 다른 신들을 섬겨 그에게 절하면 여호와의 진노가 너희에게 미치리니 너희에게 주신 아름다운 땅에서 너희가 속히 망하리라.
하나님의 언약에는 반드시 복과 저주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언약을 잘 지키면 약속한 모든 것을 이루시고 복을 내리시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면 멸망이 따르는 법입니다.(레 26:14-36) 여호수아가 여기서 특별히 언약의 저주 부분만을 다룬 것은 인간은 연약하여 항상 죄의 본성으로 돌아가 언약을 파기하고 범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배교에 대하여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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