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출애굽기 제29장 강해 - 제사장 위임식의 규례

chukang 2012. 12. 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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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제29장 강해 - 제사장 위임식 규례

 

  제사장 복식에 대한 규례대로 그 예비 된 옷을 입고 제사장이 사역을 개시하기 전에 드릴 위임식에 대한 규례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백성이 모두 다 하나님 앞에 제사 드리지 못했고 이처럼 특별히 위임된 제사장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이후 신약에서는 더 이상 제사장이 필요 없는데, 이 사실은 구속사의 한 원리와 그 원리를 중심으로 한 구속사의 전개를 잘 보여 줍니다. 제사장 제도는 아담의 원죄 이후 그 누구도 절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자연인 상태로 설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구약 시대에는 위임된 제사장들만이 희생 제물의 피를 의지하여 백성을 대신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희생 제물이시며 영원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이 성취된 시대에 사는 성도들은 더 이상 인간 중보자 없이 믿음으로 의롭다 칭의되어 예수님의 이름을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벧전 2:4,5).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죄인의 신분이 아니며 하나님 앞에 누구나 설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만인제사장주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가 ‘신부제도’를 통한 제사장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속죄의 원리를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과 예수님만이 갖고 계시는 중보자직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아론의 혈통만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위임식을 거행하여 신성한 중보 직무를 위하여 거룩히 위임 된 것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여 보내신 예수께서 온전하고 흠 없이 중보 사역을 감당하신 사역에 대한 예표입니다. 1-9절은 제사장들의 복장 착용, 10-14절은 제사장을 위한 속죄 제사 실시, 15-18절은 번제 제사 실시, 19-34절은 화목 제사 실시, 35-46절은 위임식으로 5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37: 제사장 위임식 규례입니다. 제사장 가문으로서 아론 가족이 선택되었고, 그들이 실질적으로 거룩한 봉사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식 절차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위임식의 순서를 간략히 살펴보면 ❶ 위임식에 소요될 제물을 준비하고(1-3) ❷ 물로써 몸을 청결케 하고(4) ❸ 아론에게 성의를 입히며(5,6) ❹ 관유를 그 머리에 바르고(7) ❺ 아론의 아들들에게 옷을 입히고(8,9) ❻ 속죄제, 번제, 화목제 등의 제사를 드렸습니다(10-34). 이 위임식은 7일간 계속하여 진행 되었습니다(35-37). 위임식에서 세 가지 재료, 물과 기름과 피가 필요한데 그 중 물은 제사장의 더럽고 추한 옛 모습을 씻고 새롭게 변화된 존재가 됨을 암시하며, 기름은 세상으로부터의 구별과 하나님으로부터의 특별한 재능과 권위 부여 및 성령의 내주하심을 상징하며, 피는 전적 회개와 전적인 헌신, 완전한 화해 등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일꾼이 된 제사장에게는 절대 성결, 하늘로부터의 신령한 은혜와 권위, 절대 헌신과 충성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1: 너는 그들에게 나를 섬길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여 그들로 거룩하게 할 일이 이러하니 곧 젊은 수소 하나와 흠 없는 수양 둘을 취하고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라는 말씀은 모세 혼자서 가지고 있던 통치자적, 선지자적, 제사장적 권한 중에서 제사장적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이양시킴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의 통치에 효율을 기하라는 말씀입니다. 그 이면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좀 더 전심전력하여 하나님을 섬기게 하라는 뜻임 담겨져 있습니다. 제물로서는 젊은 수소 하나와 흠 없는 수양 둘입니다. 수소는 속죄제의 제물이고 수양 둘은 각각 번제와 화목제를 위한 제물입니다. ‘젊은’ ‘흠 없는’ 말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 제물이 가장 완전하고 좋은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최상의 제물을 요구하신 것은 하나님의 온전하고 무흠하신 성품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2,3: 무교병과 기름 섞인 무교 과자와 기름 바른 무교 전명을 모두 고운 밀가루로 만들고, 그것들을 한 광주리에 담고 그것을 광주리에 담은 채 그 송아지와 두 양과 함께 가져 오고

  무교병은 누룩을 넣지 않고 고운 가루만으로 구워 만든 떡으로, 출애굽 시 유월절 저녁에 구워 먹었습니다.(12:8) 무교 과자는 누룩은 넣지 않고 구운 과자이며, 무교 전명은 무교 과자보다 두께가 얇은 과자입니다. 성경에서 누룩은 발효성이 강한 성격으로 부패와 죄를 상징합니다. 제사장의 위임식에 사용 될 곡물 제물에 누룩을 금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또한 기름을 섞거나 바르는 것은 ‘성별’을 상징합니다. 이는 위임식 제물이 특별히 하나님께 구별된 제물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기름으로 성별된 무교 과자나 무교 전병은 화목 제물(레 7:12), 소제물(레 2:4), 나실인의 예물(대상 23:29) 등에서도 사용이 되었습니다. 모든 예물들이 위임식에 앞서 온전하게 갖추어야 하며, 무교병과 무교과자, 무교전병은 하나의 광주리에 담고 또한 희생 제물로 드려질 젊고 흠 없는 수소 하나, 수양 둘을 사전에 정성을 다해 정결한 마음으로 예비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은 그 양이나 형식보다 내용(마음: 믿음)이 중요함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4-7: 너는 아론과 그 아들들을 회막문으로 데려다가 물로 씻기고, 의복을 가져다가 아론에게 속옷과 에봇 받침 겉옷과 에봇을 입히고 흉패를 달고 에봇에 공교히 짠 띠를 띠우고, 그 머리에 관을 씌우고 그 위에 성패를 더하고, 관유를 가져다가 그 머리에 부어 바르고

  위임식의 첫 번째 순서는 성소의 입구와 번제단 사이의 물두멍 앞으로 데려와서 씻기도록 했습니다. 이는 몸을 정결케 함으로써 그 마음도 성결케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몸을 씻는 정결 의식은 제사장이 성소에 출입하기에 앞서 항상 시행했습니다(30:20). 그 다음에는 대제사장의 의복을 입히는 순서입니다. 속옷(반포 속옷이라고도 하며 그 속에는 하체를 가리는 고의를 입습니다.)-에봇 받침 겉옷(속옷 위에 입는 의복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통으로 짠 옷으로 에봇을 입기 전에 받쳐 입는 옷이기 때문에 에봇 받침 겉옷으로 불립니다.)-에봇(겉옷 위에 입는 조끼 내지는 앞치마에 해당하는 옷으로 가슴 부위와 등 부위는 각각 어깨띠(견대)와 허리띠로 연결됩니다.)-흉패(에봇 위 가슴 부위에 매는 좌우 각 반 규빗(22.5cm)의 정방형 장식용 주머니로, 여기에는 12보석이 달려 있으며, 또한 안에는 이스라엘 민족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우림과 둠밈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명 ‘판결 흉패’라고도 합니다.)-에봇에 공교히 짠 띠(에봇의 가슴 부분과 등 부분을 대제사장의 몸에 고정시키기 위한 허리띠)-관(제사 의식을 집행할 때 머리에 쓰는 모자)-성패(관의 전면에 부착하는 패로 ‘여호와께 성결’이란 글이 씌어 있어서 성패로 불립니다.)를 다는 순으로 입혔습니다. 그런 후에 관유를 머리에 부어 발랐습니다. 이는 성령의 충만한 임재를 통해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유는 몰약과 육계, 창포, 계피 및 올리브 기름을 섞어 제조합니다(30:23-25).

 

8,9: 그 아들들을 데려다가 그들에게 속옷을 입히고,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띠를 띠우며 관을 씌워서 제사장의 기분을 그들에게 맡겨 영원한 규례가 되게 하라. 너는 이 같이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위임하여 거룩하게 할지니라.

  아론의 아들들에게는 속옷을 입히고 띠를 띤 뒤 관을 쓰는 것으로 완전한 복장이 되게 하였습니다. 이는 다양하고 복잡한 대제사장의 복장과는 달리 간편한 것입니다. 이렇게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복장을 갖추어 입힌 후에 제사를 드린 후에는 대대로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게 됩니다.

 

10-14: 너는 수송아지를 회막 앞으로 끌어오고 아론과 그 아들들은 그 송아지 머리에 안수할지며, 너는 회막문 여호와 앞에서 그 송아지를 잡고, 그 피를 네 손가락으로 단 뿔들에 바르고 그 피 전부를 단 밑에 쏟을지며, 내장에 덮인 모든 기름과 간위에 있는 꺼풀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을 취하여 단 위에 불사르고, 그 수소의 고기와 가죽과 똥은 진 밖에서 불사르라. 이는 속죄제(贖罪祭)니라.

  위임식 속죄제의 규례로 희생 제물을 잡기에 앞서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는 것은 헌제자(獻祭者)의 죄가 희생 제물에 전가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구속 역사의 중심 사상인 대속 원리입니다. 제사장의 죄과를 씻기고 거룩케 하기 위한 안수 의식은 모든 백성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희생 제물은 회막 뜰 북편에서 잡습니다. 이는 회막 뜰 성소 앞에 있는 번제단을 중심으로 동편에는 성막의 출입문, 서편에는 물두멍과 성소의 입구가 있고, 남편에는 번제단을 오르는 경사면이 있어 북편이 희생 제물을 잡을 공간으로 가장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이 북편 뜰은 ‘여호와 앞’으로 언급되는데 회막이 하나님의 거하시는 거룩한 처소이기 때문입니다. 수송아지의 피를 번제단 네 모퉁이에 있는 제단 뿔에 바르는 것은, 하나님의 제단을 정결케 하는 상징적 행동이며, 또한 제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에 참예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번제단 네 뿔에 바르고 남은 피는 모두 밑에 부었습니다. 이는 속죄 의식에 사용한 거룩한 희생의 피가 다른 목적으로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일단 하나님께 드려진 성물은 거룩하기 때문에 결코 부정한 인간의 손에 훼손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기름은 짐승을 살찌게 하는 영양의 공급원이기 때문에 제물 중 가장 좋은 부위로 간주 되었습니다. 따라서 희생 제물의 기름 부위를 제단에서 하나님께 드린 것은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드리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가진 가장 좋은 것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교훈합니다. 희생 제물의 고기와 가죽과 똥은 진 밖에서 불태우는데, 이는 희생 제물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죽은 부정한 짐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진 밖에서 불살라진 희생 제물은 성문 밖에서 고난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히 13:11-13) 여기서 ‘속죄제’는 제사장의 위임을 위한 제사입니다. 이는 누구든지 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하나님 앞에 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레 4:1-5:13).

 

15-18: 너는 또 수양 하나를 취하고 아론과 그 아들들은 그 수양의 머리 위에 안수할지며, 너는 그 수양을 잡고 그 피를 취하여 단 위의 주위에 뿌리고, 그 수양의 각을 뜨고 그 장부와 다리는 씻어 각 뜬 고기와 그 머리와 함께 두고, 그 수양의 전부를 단 위에 불사르라.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번제요, 이는 향기로운 냄새니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위임식 번제의 규례로, 제일 먼저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는 의식을 거행하는데 그 의미는 동일합니다. 속죄제가 희생 제물의 기름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에 비해, 번제는 양을 온전히 불태워 하나님께 바치는데, 이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불태워 바친다는 ‘온전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수양의 피는 단 주위에 골고루 쏟아 뿌리도록 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제단을 정결케 한다는 상징적 의미입니다. 번제물을 드릴 때에는 먼저 각을 뜬 후에, 장부 즉 내장과 다리는 깨끗하게 씻어야 하는데, 피와 오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번제(올라:עלה)는 올라간다는 뜻으로 희생 제물 전체를 남김없이 태워 그 연기가 온전히 하늘로 올라가도록 드리는 제사입니다. 제사 드리는 자가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린다는 헌신의 의미를 가집니다. ‘향기로운 냄새’는 ‘안식하게 하는 냄새’ 또는 ‘쉬게 하는 냄새’라는 뜻인데, 하나님께서 제물의 향기를 맡으시고 죄인을 향한 진노를 거두시어 안식의 상태를 취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 제사(예배)만이 진정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신다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바울은 이런 제사를 ‘거룩한 산제사’(롬 12:1)라고 말합니다. ‘화제’는 5대 제사(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가 아닌 제사를 드리는 4가지 방법 중 하나를 말합니다. 즉 화제(火祭)는 불로 드리는 제사 전부를 의미합니다. 다른 제사 방법 중에는 요제(제물을 흔들어서 드리는 제사), 거제(제물을 손으로 높이 들어서 드리는 제사), 전제(제물이 포도즙과 같은 액체 일 경우 부어서 드리는 제사) 등이 있습니다.

 

19: 너는 다른 수양을 취하고 아론과 그 아들들은 그 수양의 머리 위에 안수할지며

  여기서부터 28절까지는 위임식 화목제의 규례입니다. 다른 수양이란 위임식을 위해 마련 된 세 제물, 수소 하나와 수양 둘 중 마지막 것으로서 ‘위임식의 수양’이라고도 불리는 화목 제물을 뜻합니다.

 

20,21: 너는 그 수양을 잡고 그 피를 취하여 아론의 오른 귓부리와 그 아들들의 오른 귓부리에 바르고 그 오른손 엄지와 오른발 엄지에 바르고 그 피를 단 주위에 뿌리고, 단 위의 피와 관유를 취하여 아론과 그 옷과 그 아들들과 그 아들들의 옷에 뿌리라. 그와 그 옷과 그 아들들과 그 아들들의 옷이 거룩하리라.

  제사장 위임식의 절정에 해당하는 장면으로 성경에서도 이곳에만 나오는 특특한 의식입니다. 이처럼 화목제물인 수양의 피를 제사장 신체의 각 부위에 바르는 것은 제사장의 전적인 헌신과 온전한 순종에 대한 상징적 행동입니다. 이 상징적 의미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① 오른 귓부리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청조하고 순종해야 함을 상징합니다. ② 오른손 엄지는 성결한 성직 임무를 손으로 바르게 수행해야 함을 상징합니다. ③ 오른발 엄지는 성소를 비롯한 성결한 처소에만 발걸음을 옮기며 부정한 곳의 출입을 삼감으로 성결한 삶에 힘써야 함을 상징합니다. 피를 단 주위에 뿌리는 것은 번제단을 거룩하게 하는 동시에 거룩한 성물이 다른 목적에 남용되어 훼손됨으로 하나님의 거룩함을 모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희생 제물의 피와 성별된 관유를 섞어 제사장과 제사장의 의복에 뿌리는 것은 속죄의 피로 인해 허물이 사함을 얻고, 성별된 기름으로 성결함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즉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와 성별하심의 은혜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22: 또 너는 그 수양의 기름과 기름진 꼬리와 그 내장에 덮인 기름과 간(肝)위의 꺼풀과 두 콩팥과 그것들 위의 기름과 우편 넓적다리를 취하라. 이는 위임식의 수양이며

  내장과 꼬리에 덮인 기름 부위는 짐승의 중요 영향 공급원으로 힘의 상징입니다. 우편 넓적다리 역시 힘 있는 부분의 상징입니다. 즉 가장 좋은 부위를 하나님께 드림을 의미합니다. 다른 희생 제물의 경우와는 달리 수양의 경우에는 꼬리의 기름 부위까지 하나님께 드려졌는데, 이는 팔레스틴에서 수양의 꼬리 부분은 맛이 좋아 아주 귀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사장의 위임식 화목제 경우 이외에 다른 일반 화목제의 경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3:9). ‘위임식 수양’이라는 말은 위임식을 위해 드려진 화목제 수양을 말합니다. 이 수양은 화목제로 드려짐으로써 제사장의 위임식에 드려진 모든 제사 증 속죄제, 번제, 화목제가 모두 완료되고, 제사장들이 비로소 공식적으로 제사장으로서의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3-25: 또 여호와 앞에 있는 무교병 광주리에서 떡 한 덩이와 기름 바른 과자 하나와 전병 하나를 취하고, 그 전부를 아론의 손과 그 아들들의 손에 주고 그것을 흔들어 여호와 앞에 요제(搖祭)를 삼을 지며, 너는 그것을 그들의 손에서 취하여 단 위에서 번제물을 더하여 불사르라. 이는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냄새니 곧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무교병 광주리는 소제물이 담긴 광주리로 당시 화목제가 소제와 함께 하나님께 바쳐졌음을 말합니다. 이 무교병 광주리 안에는 무교병과 무교 과자, 무교 전병이 들어 있었습니다. 모세가 소제물과 함께 화목 제물을 아론과 그 아들들의 손에 넘겨주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모세가 가졌던 제사장 직책을 실제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넘겨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후에 제물을 흔들어 요제로 드린 후에 다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주었던 제물들은 다시 돌려받아서 모세가 제사를 계속 집행하였습니다. 이는 위임식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아직도 모세가 제사장의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번제물을 더하여 불사르라’이는 번제로 드려지는 제물 위에 이 소제물을 올려 번제로 드리라는 뜻입니다.

 

26-28: 너는 위임식 수양의 가슴을 취하여 여호와 앞에 흔들어 요제를 삼으라. 이는 너의 분깃이니라. 너는 그 흔든 요제물 곧 아론과 그 아들들의 위임식 수양의 가슴과 넓적다리를 거룩하게 하라.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 영원한 분깃이요 거제물이니 곧 이스라엘 자손이 화목제의 희생 중에서 취한 거제물로서 여호와께 드리는 거제물이니라.

  ‘너의 분깃’ 모세에게 돌아갈 몫이라는 말입니다. 희생 제사 가운데 속죄제(대제사장이나 이스라엘 온 회중을 위한 속죄제)를 제외하고 대개의 경우 제사장은 하나님께 드린 제물 이외의 고기가 부분은 그들의 몫으로 취하였습니다. 번제 시에는 제물의 가죽이(레 7:8), 소제 시에는 불살라 드린 곡물 이외의 곡물을(레 2:3; 6:16-18), 화목제 시에는 요제(가슴 부위)와 거제(우편 뒷다리)로 드려진 부분이(레 7:30-34), 속죄제(이스라엘의 족장과 평민의 속죄제)나 속건제 시에는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진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고기가(레 7:6,7,26-30)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집니다. 그러나 여기에서처럼 제사장의 위임식을 위한 화목제사의 경우에 아직은 모세가 제사장의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제사장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모세에게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는 제사장들의 생활 대책을 위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요제로 드려진 희생 제물의 가슴 부위와 거제로 드려진 희생 제물의 우편 뒷다리는 대대로 아론과 그 후손 제사장들의 몫이 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역자들의 생활에 어려움을 당하지 않고 전심을 다해 당신을 섬길 수 있도록 배려하셨습니다(고전 9:8, 14; 딤전 5:18). 화목제는 하나님과의 화목과 친교를 위해 자발적으로 드리는 제사로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가 있다. 자세한 것은 레위기 7:11-36절에 나와 있습니다. 이 때 드려진 화목제의 우편 뒷다리는 제사장의 분깃이 되었습니다.

 

29,30: 아론의 성의는 아론의 후에 그 아들들에게 돌릴지니 그들이 그것을 입고 기름 부음으로 위임을 받을 것이며, 그를 이어 제사장이 되는 아들이 회막에 들어가서 성소에서 섬길 때에는 칠 일 동안 그것을 입을지니라.

  대제사장 직분은 아론의 직계 후손에만 세습이 됩니다. 따라서 아론이 입던 성의를 아론이 죽으면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세 당시에 만들었던 것을 계속 후임 대제사장에게 물려주라는 말입니다. 대제사장직을 물려받을 아론의 직계 후손은 반드시 아론이 했던 것과 같은 위임식을 거행하고 기름부음을 받아야 했습니다. 대제사장의 위임식을 칠 일 동안 거행해야 합니다. 이는 대제사장을 완전하게 성별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31,32: 너는 위임식 수양을 취하여 거룩한 곳에서 그 고기를 삶고, 아론과 그 아들들이 회막문에서 그 수양의 고기와 광주리에 있는 떡을 먹을지라.

  거룩한 곳은 회막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성막의 뜰입니다. 위임식 때 성막 뜰에서 삶은 고기는 평범한 화목 제물의 고기와는 달리 위임 받은 제사장들만 먹을 수 있습니다. 일반 화목 제물은 제사 드리는 자와 제사장들이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레 7:5-21). 화목 제물은 인간과 하나님과의 화목, 인간과 인간의 교제를 위해서 드려진 제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화목 된 분위기 속에서 공동의 식사를 통해 잔치 기쁨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화목제의 특징입니다. ‘광주리에 있는 떡’은 소제를 위해 드려진 무교병과 무교 과장 무교 전병을 가리킵니다. 소제는 화목제와 함께 드려졌기 때문에 화목제 수양의 고기를 먹을 때는 이 광주리에 있는 곡물로 된 제물도 함께 먹었습니다. 이 규례는 일반 화목제나 제사장 위임식을 위한 화목제 모두 해당이 되었습니다.

 

33,34: 속죄물 곧 그들을 위임하며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데 쓰는 것은 그들은 먹되 타인은 먹지 못할지니 이는 성물이 됨이며, 위임식 고기나 떡이 아침까지 남았으면 그것을 불에 사를지니 이는 거룩한 즉 먹지 못할지니라.

  위임식의 화목 제물은 일반 백성들은 먹을 수 없고 오직 제사장들만 먹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위임식 화목 제물이 성물이기 때문입니다. 제사장은 위임식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았으나, 일반 백성들은 여전히 죄의 상태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거룩한 위임식의 제물을 먹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족장과 이스라엘 평민이 드린 속죄 제물의 경우 제물을 드린 자조차 먹을 수 없었고, 오직 제장만 먹어야 했던 경우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레 6:26). 위임식의 희생 제물은 그 남은 부분을 당일에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당일에 다 먹지 못하고 남은 제물은 불태워야 하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 앞에 드려진 제물이 어떤 경우에라도 소홀히 취급되어 다른 목적에 사용되지 못하게 함입니다.

 

35:너는 내가 무릇 네게 명한 대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그 같이 하여 칠일 동안 위임식을 행하되

  칠일 간의 위임식은 매일 한 번씩 거행하여 일곱 번을 반복함으로써 끝이 납니다. 이렇게 하여 위임 받은 대제사장은 위임식의 여러 가지 의미들을 철저하게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헌신을 다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7이란 숫자는 하늘의 숫자로 완전함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7일 간의 위임식은 철저한 순종과 온전한 헌신을 다짐하게 하는 기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6,37: 매일 수송아지 하나로 속죄하기 위하여 속죄제를 드리며 또 단을 위하여 속죄하여 깨끗케 하고 그것에 기름을 부어 거룩하게 하라. 네가 칠 일 동안 단을 위하여 속죄하여 거룩하게 하라. 그리하면 지극히 거룩한 단이 되리니 무릇 단에 접촉하는 것이 거룩하리라.

  제사장 위임식에서 위임 받는 제사장뿐만 아니라, 제단까지도 속죄 의식을 통해 성결케 한 것은 그 위임식 자체가 얼마나 거룩하고 신중하게 치러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제단을 위한 속죄 의식은 젊은 수소의 피를 단 위 뿔들에 바르고, 남은 피는 단 밑에 쏟으며, 단에 기름을 부어 성결케 함으로써 완료되었습니다. 이 때 모세는 관유를 단 위에 일곱 번 뿌렸습니다(레 8:11). 제사장 위임식은 매일 한 번씩 1주일 동안 일곱 번 반복이 되었습니다. 단을 위한 속죄 의식도 일곱 번 반복이 되었습니다. 성결 의식을 통해서 단 자체가 제물을 거룩하게 할 만한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피를 뿌리고 기름을 바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하나님께서 그 단을 지극히 거룩하게 하셨기 때문에 단에 접촉하는 것이 거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38-46절: 상번제 규례가 주어졌습니다. 위임 받은 아론과 그 아들들이 항상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또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한 뒤에 주어지는 복에 대하여 언급되고 있습니다. 년 중에 이루어질 각종 절기와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상번제를 드려야 합니다. 주어진 책무를 완수한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친밀히 만나주실 것과 회막과 그들 자신들을 거룩하게 해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출애굽 사건을 언급하심으로써 이 같은 약속을 하신 하나님께서 그들의 존재 이유이며, 목적이심을 깨우쳐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주권적인 부르심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고역과 절망의 땅 애굽에서 구출해 내신 것은 그들을 당신의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시고, 그들과 다함없는 고제를 하며, 더 나아가 그들을 통하여 당신의 거룩하신 뜻을 이 땅에 실현시키기 위해서입니다(벧전 2:9).

 

38,39: 네가 단 위에 드릴 것은 이러하니라. 매일 일 년 된 어린 양 두 마리니, 한 어린 양은 아침에 드리고 한 어린 양은 저녁때에 드릴지며

  제사장은 위임식을 위해 정해진 제사 이외에 이 같이 매일 번제를 드려야 합니다. 이를 상번제(常燔祭)라 하는데 구약 당시 대제사장은 위임식과 무관하게 매일 상번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는 성도들이 날마다 자신을 거룩한 산제사로 드릴 것을 교훈합니다. 상번제는 하루의 시작인 아침과 끝인 저녁에 한 마리씩의 양으로 제사를 드리는 것인데, 이는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께 드린다는 영적인 의미입니다.

 

40,41: 한 어린 양에 고운 밀가루 에바 십분 일과 찧은 기름 힌의 사분 일을 더하고 또 전제로 포도주 힌의 사분 일을 더할지며, 한 어린 양은 저녁때에 드리되 아침과 일반으로 소제와 전제를 그것과 함께 드려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삼을지니

   상번제 시에는 소제와 전제도 함께 드려야 합니다. 고운 밀가루와 기름은 소제를 위해, 포도주는 전제(奠祭)를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에바’는 고체의 부피 측정 단위로 한 오멜, 즉 약 23리터 정도이며, ‘힌’은 액체의 부피 측정 단위로서 약 3.7리터입니다. 소제는 제물을 곡물과 기름으로만 드리는 피 없는 유일한 제사입니다. 때문에 소제는 피 흘림이 없이는 사함이 없다는 구약의 제사 원칙에 따라 반드시 다른 피 제사를 수반해야 했습니다. 소제는 영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헌신을 다짐하는 제사입니다.(레 6:14-23) 전제는 구약에서 화제, 요제, 거제와 함께 제사를 드리는 네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잔에 술이나 포도주를 부어서 드리는 방법이나 그 자세한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42,43: 이는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 회막문에서 늘 드릴 번제라. 내가 거기서 너희와 만나고 네게 말하리라. 내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을 만나리니 내 영광을 인하여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

  여기에서 ‘여호와 앞 회막문’은 회막 뜰 성소 앞에 놓여 있는 번제단을 의미합니다. 이 번제단은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인 회막의 입구 바로 안쪽, 성소 앞뜰에 있었기 때문에 여호와 앞 회막문으로 언급됩니다. ‘늘 드릴 번제’ 38-41절에 언급된 상번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너희와 만나고’ 회막 안 속죄소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성소의 출입이 금지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중보자 역할을 하는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44: 내가 그 회막과 단을 거룩하게 하며 아론과 그 아들들도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며

  피를 뿌리고 기름을 바르는 등의 정결 의식은 상징적 의미이지 그 자체가 거룩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말은 모든 것을 거룩하게 하시는 능력을 가지신 이는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시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는 어떤 제단이나 종교적 수단도 무익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사장들도 정결 의식을 행했다고 거룩하게 된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거룩하게 하셨고, 또한 그들에게 직분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45: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하나님께서 성막을 세우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중보자 역할을 할 제사장을 세우신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을 통하여 찬양과 경배를 받으시기 위함입니다(레 11:45).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 성도들을 구속의 은총 가운데 부르시고, 우리들의 하나님이 되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46: 그들은 내가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킨 이유는 그들 중에, 그리고 그들과 함께 거하시기 위함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인 된 우리들을 사단의 권세에서 해방시키신 이유와 동일합니다. 이는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목적은 택하신 백성들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삼고, 하나님께서 친히 왕이 되어 그들을 영원토록 다스리시며 그들 중에 거하시기 위함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왕 중의 왕이신 여호와를 내 하나님으로 삼는 자는 복된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