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출애굽기 제28장 강해 - 제사장 복식

chukang 2012. 11. 18. 20:47

출애굽기 제28장 강해 - 제사장 복식

 

  28장과 29장은 성막에서 사역할 제사장에 대한 규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 장은 제사장의 복식에 대한 규례입니다. 1-5절은 서론적 명령, 6-39절은 대제사장의 각종 복식에 대한 규례, 40절은 대제사장의 복식에 준하는 일반 제사장의 복식 규례, 41-43절은 제사장 복장의 착용 의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의 사역이 예수님의 중보 사역을 의미하였으므로 그 복식도 주로 중보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여러 측면과 관련 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1-5절: 제사장으로 임명된 아론 가족에 대한 내용입니다. 성막을 관리하고 직무에 전념할 사역자로 아론 가족이 선택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내에서 유일하고 합법적인 제사장 가문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1: 너는 이스라엘 자손 중 네 형 아론과 그 아들들 곧 나답과 아비후와 엘르아살과 이다말을 그와 함께 네게로 나아오게 하여 나를 섬기는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되

  아론의 네 아들은 아버지 아론을 도와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답과 아비후는 성막 건축이 완성 된 뒤 하나님께 명하시지 않은 불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다 죽임을 당하였습니다(레 10:1,2). 그 후 엘르아살은 아버지 아론의 뒤를 이어 대제사장 직분을 승계하고 또한 가나안 정복 전쟁에도 참가하였습니다(민 20:28; 수 14:1). 반면 이다말에 관하여는 자세하게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아론과 그 네 아들들을 제사장에 임명하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보자가 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스라엘은 모세가 정치 분야를, 아론과 그 일가로 이어지는 레위 자손이 종교 분야를 책임지는 제정분리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시는 하나님께서 내리신 것으로, 이스라엘의 모든 제도들이 단순히 인간의 필요에 의해 창작된 고안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에 그 기원이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대속 제물을 드림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중보 역할을 했던 구약의 제사장은 친히 자기 몸을 드려 대속 제물이 되심으로 영원한 중보자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습니다(히 4:14; 9:12; 10:12). 따라서 이 제사장 직분은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건과 함께 폐지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성도들이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하여 직접 성소로 나아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히 10:19,20).

 

2: 네 형 아론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서 영화롭고 아름답게 할지니

  제사장 의복을 만들 때에 거룩하고, 영화롭고, 아름답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❶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항상 성별된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에 그 의복이 거룩해야 합니다. ❷ 제사장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그 의복이 영화로워야 합니다. ❸ 하늘 성전의 그림자인 아름다운 성전과의 조화를 위해 그 의복이 아름다워야 하였습니다.

 

3: 너는 무릇 마음에 지혜 있는 자 곧 내가 지혜로운 영으로 채운 자들에게 말하여 아론의 옷을 지어 그를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머리에서는 지혜가 나오고 마음에서는 사랑과 미움 등 감정이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히브리인들은 모든 생명과 지혜가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이해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자로 지혜로운 영, 즉 하나님의 영에 의해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자를 일컫습니다. 아름답고 영화로운 의복을 지어 입혀 제사장을 성별한 뒤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제사장이 거룩하고 영화로우신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모든 육신의 죄악으로부터 정결해야 함을 말해 주며, 외형적으로도 아름답고 정결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역자의 조건은 내적 청결과 외적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4: 그들의 지을 옷은 이러하니 곧 흉패와 에봇과 겉옷과 반포 속옷과 관과 띠라. 그들이 네 형 아론과 그 아들들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지어 아론으로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할지며

  대제사장의 복식이 세부적으로 지시되고 있습니다. ‘흉패’ 에봇의 앞가슴에 달린 정방형(가로, 세로 각 22.5cm)의 장식용 세마포 주머니로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개의 보석이 있으며 흉패의 안에는 우림과 둠밈이 들어 있습니다. 우림과 둠밈은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중대사를 묻는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 흉패는 ‘판결 흉패’라고도 불립니다. ‘에봇’ 대제사장이 겉옷 위에 입는 앞치마 내지는 조끼의 일종으로, 앞과 뒤가 견대와 허리띠로 연결되고 이 위에 흉패가 메어졌습니다. 따라서 이 의복은 사실상 대제사장의 의복 중 제일 겉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옷’ 에봇을 입기 전에 그 안에 받쳐 입는 일종의 긴 겉옷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며 아래 위가 분리되지 않은 통으로 짠 옷으로 아랫자락에는 수놓아진 석류와 금방울이 교대로 달려 있게 하였습니다. ‘반포 속옷’ 흰 실과 짙은 청색 실을 엮어 짠 속옷으로 겉옷 밑에 받쳐 입는 옷입니다. 일명 ‘자수 속옷’이라고도 합니다. 이 옷은 겉옷의 안에 입기 때문에 속옷으로 불릴 뿐, 실상 가장 안에 입은 속옷은 아니며 제사장들이 일상에 입는 의복입니다. ‘관’ 대제사장이 제사 의식을 집례 할 때 머리에 쓰는 원추형 모자입니다. ‘띠’는 에봇을 고정시키는 띠와 반포 속옷을 고정시키는 띠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띠는 색실로 무늬로 놓아 짰습니다.

 

5: 그들의 쓸 것은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실과 가늘게 꼰 베실이니라.

  대제사장의 성의에 사용된 각종 실로써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함을 상징하는 금실을 제외하면 나머지 4색은 성막의 제1앙장, 성소 안의 휘장, 그리고 성소 입구의 휘장과 동일합니다.

 

  6-43: 대제사장 성의의 식양에 대한 규례입니다. 대제사장이 입을 옷에 대한 상세한 내용입니다. 에봇, 흉패와 우림과 둠밈, 에봇 받침 겉옷, 정금으로 만든 패, 반포 속옷, 아론과 그 아들들을 위한 베로 된 고의 등입니다.

 

6: 그들이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공교히 짜서 에봇을 짓되

  금실은 금빛을 띤 실을 말하는지 아니면 금을 얇게 편 뒤 가늘게 실 모양으로 만든 진짜 금실을 말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대 애굽에서는 진짜 금을 얇게 펴서 가늘게 실로 만드는 기술과 또한 이 금실로써 직물을 짜는 기술이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제사장의 성의에는 진짜 금실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에봇을 짓되’ 6-14절은 에봇에 대한 규례입니다. 이 에봇(אפד)이란 말은 어원상 ‘의복’을 의미하나 여기에서는 대제사장이 입는 특별한 제복을 가리킵니다. 이 옷은 앞이 어깨에서 무릎까지 내려오며, 뒤는 등 부분만을 가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깨에는 가슴 부분과 등 부분을 연결하는 견대가 있고 허리는 띠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옷은 앞치마 혹은 조끼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청색, 자색, 홍색, 흰 베실에 금실을 섞어 짜는 방식으로 만들어 졌을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화려한 에봇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화로움을 예표합니다.

 

7: 그것에 견대 둘을 달아 그 두 끝을 연하게 하고

  여기에서 견대는 어개 띠를 말합니다. 에봇의 가슴 부분과 등 부분을 어깨띠로 연결시켰다는 말입니다. 양쪽 어깨에 걸치므로 견대는 2개가 필요합니다.

 

8: 에봇 위에 매는 띠는 에봇 짜는 법으로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에봇에 공교히 붙여 짤지며

  에봇의 허리 부분에 부착되어 에봇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매어 주는 허리띠입니다. 청, 홍, 자색 실과 흰 베실의 네 가지 색실에다 한 올 한 올씩 금실을 섞어 천을 짜도록 하였고, 에봇의 각 부위가 분리되지 않게 하나의 덩어리로 옷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따라서 띠도 에봇과 함께 짜 진 것입니다.

 

9: 호마노 두 개를 취하여 그 위에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새기되

  에봇의 양 어깨 띠에 다는 보석으로 호마노가 어떤 보석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학자들에 따라 에메랄드, 녹주석, 붉은 마노 등의 견해가 있는데 대체로 붉은 마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보석 두 개에 각기 6명의 아들들의 이름을 연치대로 구별하여 새겨 넣었습니다. 이는 대제사장이 호마노가 달린 에봇을 입고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마다 하나님께서 12지파의 이름들을 기억하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재질이 단단한 호마노에 이름을 새기는 이런 고도의 세공술은 이스라엘이 애굽에 체류할 때에 세공술이 발달한 애굽에서 배웠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0: 그들의 연치대로 여섯 이름을 한 보석에, 나머지 여섯 이름은 다른 보석에

  ‘연치대로’ 연령순으로라는 뜻입니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오른쪽 견대 위의 호마노에는 나이가 많은 여섯 아들의 이름, 왼쪽에는 나이가 어린 여섯 아들의 이름이 새겨졌다고 합니다.

 

11: 보석을 새기는 자가 인에 새김 같이 너는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그 두 보석에 새겨 금테에 물리고

  고대 근동에서는 반지에 도장을 만들어 공문서에 사용하였습니다. 따라서 반지에 도장을 파는 방식으로 호마노에 이름을 새기라는 뜻입니다. ‘금테에 물리고’ 호마노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호마노를 물릴 에봇의 견대 가장 자리에 금테를 두르라는 뜻입니다.

 

12: 그 두 보석을 에봇 두 견대에 붙여 이스라엘 아들들의 기념 보석을 삼되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그들의 이름을 그 두 어깨에 매어서 기념이 되게 할지며

  기념보석은 대제사장의 책무를 깨우쳐 주는 보석이라는 뜨입니다. 대제사장의 에봇 두 견대에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호마노가 달려 있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마다 이스라엘 전체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감을 명심하라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호마노는 대제사장에게 기념 보석이 된 것입니다. 대제사장이 죄 많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책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하나님 앞에 선 것은 세상의 죄와 질고를 짊어지고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사 53:4; 요 1:29)

 

13, 14: 너는 금으로 테를 만들고 정금으로 노끈처럼 두 사슬을 땋고 그 땋은 사실을 그 테에 달지니라.

  ‘테’나 ‘사슬’은 흉패를 에봇에 매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으로 사슬을 땋는다는 말은 금실을 꼬아서 사슬을 만든다는 말입니다.

 

15: 너는 판결 흉패를 에봇 짜는 법으로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공교히 짜서 만들되

  에봇의 앞가슴에 달린 주머니 모양의 장식입니다. ‘판결 흉패’란 이름으로 불린 이유는 흉패 속에 들어 있는 우림과 둠밈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중대사를 판결했기 때문입니다.(30절; 레 8:8; 민 27:21; 신 33:8; 삼상 28:6) 흉패의 재료와 제작 방법은 에봇의 경우와 동일합니다.

 

16: 장광(長廣)이 한 뼘씩 두 겹으로 네모반듯하게 하고

  한 뼘의 치수는 반 규빗(22.5cm)입니다. 그러므로 흉패는 한 변이 반 규빗인 정사각형 모양이었고, 두 겹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흉패가 두 겹인 이유는 흉패에 달린 보석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함인 동시에, 뒤에는 우림과 둠밈을 넣기 위함이었습니다.

 

17: 그것에 네 줄로 보석을 물리되 첫 줄은 홍보석 황옥 녹주옥이요

  흉패에는 가로로 세 개씩 모두 네 줄로 도합 열두 개의 보석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이 열두 보석은 열두 지파의 상징물입니다. 제일 첫째 줄에 있는 3개의 보석은 붉은색, 금색, 녹색을 띤 보석들입니다. 이들 보석들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보석들을 가리키는 원어나 보석들의 특성, 색깔 등을 오늘날의 보석들과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2 보석의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은 불가능하며 또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제사장의 성의를 제작하기 위해 당시로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각종 보석들을 하나님께 아낌없이 드린 이스라엘 백성들의 열심과 헌신적인 신앙 태도만 본받으면 될 것입니다.

 

18: 둘째 줄은 석류석 남보석 홍마노요

  석류석은 연녹색, 남보석은 하늘색, 홍마노는 연황색을 띤 보석입니다. 학자들에 따라 석류석은 루비 혹은 에메랄드, 남보석은 사파이어, 홍마노는 다이아몬드 또는 오닉스로 보기도 합니다.

 

19: 셋째 줄은 호박 백마노 자수정이요

  호박은 투명한 오렌지색 또는 옅은 갈색 내지 붉은 색, 백마노는 다양한 색들의 혼합 색이며, 자수정은 보라색을 띤 보석입니다.

 

20: 넷째 줄은 녹보석 호마노 벽옥으로 다 금테에 물릴지니

  녹보석은 금빛을 띤 녹색 보석입니다. 이 색깔은 감람나무의 잎사귀 색깔을 닮았다 하여 감람석이라고도 합니다. 호마노는 검정색과 흰색과 빨강색의 겹줄 무늬가 있는 보석입니다. 그래서 이 보석은 일명 얼룩 마노 또는 줄마노라고도 합니다. 벽옥은 전혀 광택이 없는 투명한 색 내지는 갈색, 빨강, 노란 색을 띤 보석으로 봅니다. ‘다 금테에 물릴지니’ 금테는 12개의 보석들을 대제사장의 판결 흉패에 고정시키기 위해 보석들 둘레에 쳐진 금사슬로 된 테를 일컫습니다.

 

21: 이 보석들은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대로 열둘이라 매 보석에 열 두 지파의 한 이름씩 인을 새기는 법으로 새기고

  흉패에 달린 열두 개의 보석 하나마다 각 지파의 이름을 새기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에봇의 견대 위의 호마노와 흉패에 각각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이처럼 대제사장의 의복 두 군데에다 열두 지파의 이름을 새겨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인을 새기는 법으로 새기고’ 보석으로 된 반지에 이름을 새기듯이 흉패의 12보석에 이스라엘 각 지파의 이름을 새기도록 하였습니다.

 

22: 정금으로 노끈처럼 땋은 사슬을 흉패위에 붙이고

  금을 얇게 펴서 실처럼 가늘게 만든 뒤 꼬아 마든 사슬을 흉패 상단 양쪽 모서리에 달라는 뜻입니다. 이 두 개의 금 사슬은 에봇의 견대에 있는 금테에 매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23: 또 금 고리 둘을 만들어 흉패 위 곧 흉패 두 끝에 그 두 고리를 달고

  흉패 상단 양끝의 두 금 사슬을 맬 수 있도록 마련된 흉패 상단 양 끝의 두 고리를 말합니다.

 

24: 땋은 두 금사슬로 흉패 두 끝 두 고리에 꿰어 매고

  에봇의 견대에 흉패의 상단을 고정시키기 위해 마련된 두 금 사슬을 흉패 상단의 양 끝에 있는 두 금 고리에 단단히 붙들어 매라는 뜻입니다.

 

25: 두 땋은 사슬의 다른 두 끝을 에봇 앞 두 견대의 금테에 매고

  흉패 상단의 에봇의 견대에 붙들어 매기 위해 마련된 두 금 사슬을 흉패 상단의 양 끝에 있는 두 금고리에 단단히 붙들어 매라는 뜻입니다.

 

26: 또 금고리 둘을 만들어 흉패 아래 양편 가 안쪽 곧 에봇에 닿은 곳에 달고

  흉패의 하단 양쪽 모서리 안쪽, 여기에 또 다른 두 개의 금 고리가 부착 되었습니다.

 

27: 또 금고리 둘을 만들어 에봇 앞 두 견대 아래 매는 자리 가까운 편 곧 공교히 짠 띠 위편에 달고

  에봇의 가슴 부분과 등 부분을 연결시켜 주는 허리띠의 바로 윗부분으로 이곳에도 금고리가 두 개 부착되어 흉패 하단을 대제사장의 몸에 단단히 밀착시켜 주었습니다.

 

28: 청색 끈으로 흉패 고리와 에봇 고리에 꿰어 흉패로 공교히 짠 에봇 띠 위에 붙여 떠나지 않게 하라

  흉패의 하단 부분을 에봇의 허리띠 위편의 두 고리에 연결시켜 주는 끈을 말하며, 흉패의 상단을 견대에 연결시키는 끈으로는 금 사슬이 사용되었습니다.

 

29: 아론이 성소에 들어갈 때에는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기록한 이 판결 흉패를 가슴에 붙여 여호와 앞에 영원한 기념을 삼을 것이니라.

  대제사장의 의복 중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곳은 에봇 견대 위의 두 보석(호마노)과 흉패에 장식된 열두 보석 구 군데입니다. 이 두 부류의 보석에 이름이 새겨진 것은 각각 그 의미가 다릅니다. 견대 위 보석에 12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것은 대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 짐을 짊어지고 그들을 대표해서 하나님께 나간다는 의미며, 가슴 위 흉패 12보석의 이름은 대제사장이 항상 이스라엘 백성들을 마음에 품고 있듯이,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가슴 속에 품어 사랑하신다는 의미입니다.

 

30: 너는 우림과 둠밈을 판결 흉패 안에 넣어 아론으로 여호와 앞에 들어갈 때에 그 가슴 뒤에 있게 하라.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판결을 항상 그 가슴 위에 둘지니라.

  우림(אורים)은 ‘빛들’이라는 뜻이고 둠밈(תמים)은 ‘온전함들’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의 민족적 중대사를 판결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을 볼 때(민 27:21; 삼상 28:6) 돌이나 금속으로 만든 주사위 모양의 ‘제비’ 도구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시비를 가릴 때 언제나 이것을 가슴속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

 

31: 너는 에봇 받침 겉옷을 전부 청색으로 하되

  에봇 받침 겉옷은 글자 그래도 에봇을 입기 전에 그 아래 받쳐 입는 옷으로 단순히 ‘겉옷’이라고도 합니다(4절; 40:14; 레 8:7). 이 의복은 위에서 아래까지(무릎 조금 아래) 통으로 짠 것이며, 아랫자락에는 둘러가며 금방울과 석류를 수놓은 장식물이 교대로 달려 있었습니다. 청색은 짙은 하늘색과 비슷한데, 이는 하늘의 권능과 위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2: 두 어깨 사이에 머리 들어갈 구멍을 내고 그 주위에 갑옷 깃같이 깃을 짜서 찢어지지 않게 하고

  겉옷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통옷으로서 머리 위쪽으로 입고 벗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겉옷은 단순히 상체에 걸치는 망토가 아니라 온전한 옷 모양을 갖춘 의복입니다. 머리가 들어갈 부위의 가장자리를 이중의 곁으로 천을 댄 다음 꿰매도록 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사장이 겉옷을 입고 벗을 때 쉽게 찢어지거나 실이 풀어 헤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옷의 우아함과 품위를 더하기 위하여 목 부분에 깃을 달았습니다. 대제사장의 겉옷은 실용적인 측면과 예술적 측면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매우 높은 수준의 의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33: 그 옷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청색 자색 홍색실로 석류를 수놓고 금방울을 간격하여 달되

  겉옷의 아랫자락에는 수놓은 석류와 금방울이 교대로 달려 있었습니다. 석류 열매는 고대 근동에서는 풍요로움의 상징물로 여겨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대제사장의 겉옷 아랫단에 달린 석류 장식은 하나님의 풍요로우심에 대한 상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석류와 금방울을 교대로 달았는데, 금방울을 매단 이유는 제사 집례 시 대제사장이 흔들리는 방울소리를 들음으로써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일순간도 경건하고 엄숙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소 밖에서 대제사장의 제사 의식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소 안의 상황을 대충 짐작케 하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금방울이 당시 고대 근동에서 권위와 위엄의 상징물이었다는 사실도 금방울을 사용한 무시 못 할 이유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34: 그 옷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한 금방울, 한 석류, 한 금방울, 한 석류가 있게 하라.

  겉옷의 가장 자리 곧 아랫단에 금방울과 석류를 수놓은 장식물을 번갈아가며 달았는데 그 구체적 모양이나 숫자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35: 아론이 입고 여호와를 섬기러 성소에 들어갈 때와 성소에서 나갈 때에 그 소리가 들릴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지성소에서 제사를 집전하다 여호와께 부정을 범하면 대제사장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따라서 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곧 대제사장의 죽음을 의미하였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승에 의하면 대제사장은 유사시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고 지성소에 들어올 수 없었던 제사장들이 자신의 시신을 쉽게 끌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목에 줄을 매고 지성소에 출입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방울 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면 이는 대제사장이 계속해서 제사 의식을 집례하고 있으며 또한 여호와께서 그 제사를 열납하신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이토록 대제사장의 직무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36,37: 너는 또 정금으로 패를 만들어 인을 새기는 법으로 그 위에 새기되 ‘여호와께 성결’이라 하고, 그 패를 청색 끈으로 관 위에 매되 곧 관 전면에 있게 하라.

  패는 대제사장의 관에 붙이는 장식의 일종으로 정금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여 ‘금패’라고 하며, ‘여호와께 성결’(코데쉬:קדשׁ-거룩)이라는 글씨가 대제사장의 거룩함을 보장해 준다하여 ‘성패’라고도 불립니다. 대제사장도 일반 백성들과 마찬가지로 죄 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직접 나갈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대제사장의 관에 붙은 금패를 보시고 그로 하여금 거룩하신 당신 앞에 나올 수 있는 ‘성결과 거룩’을 보장해 주셨음을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결함을 입지 못한 자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관은 흰색 베실로 만들어졌으며, 그 모양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금패는 청색 끈에 의해 관의 전면에 부착이 되었습니다.

 

38: 이 패가 아론의 이마에 있어서 그로 이스라엘 자손의 거룩하게 드리는 성물의 죄건을 담당하게 하라. 그 패가 아론의 이마에 늘 있으므로 그 성물을 여호와께서 받으시게 되리라.

  ‘죄건(罪愆)’이란 ‘죄악, 잘못, 허물’이라는 뜻입니다. 성물의 죄건이란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속죄 제물로 드려진 희생 제물의 허물을 말합니다. ‘담당하게 하라.’ 없애라는 뜻입니다. 죄를 제거한다는 의미입니다. 대제사장은 백성들의 허물과 죄를 대신하여 하나님께 속죄제를 드리고 죄 사함을 받게 하는 중보자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결의 패’는 하나님께서 대제사장의 성결을 보장해 주시는 표식이기 때문에, 대제사장을 통하여 백성들의 성물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의 예표입니다. 성도가 거룩하고 옳다함을 인정받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룩하지 않은 즉 하나님의 인정을 받지 못한 자가 드리는 예물은 하나님께서 결코 받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9: 너는 가는 베실로 반포 속옷을 짜고 가는 베실로 관을 만들고 띠를 수놓아 만들지니라.

  고운 모시 실로 된 속옷인 반포 속옷은 대제사장의 겉옷 안에 받쳐 입는 옷인데 거의 발등가지 내려왔습니다. 이 의복은 속옷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실상은 현대인이 생각하는 속옷이 아니라 제사장들이 평상시 입는 의복입니다. 대제사장은 이 속옷 안에 하체를 가리기 위한 ‘고의(袴衣)’를 입었습니다. 관도 대제사장이 제사 집례 시에 머리에 쓰는 모자로 세마포로 만들었습니다. 띠는 반포 속옷 위에 매는 띠입니다.

 

40: 너는 아론의 아들들을 위하여 속옷을 만들며 그들을 위하여 띠를 만들며 그들을 위하여 관을 만들어서 영화롭고 아름답게 하되

  아론의 아들 즉 일반 제사장을 위한 속옷과 띠와 관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제사장이 입는 겉옷과 에봇이 없습니다. 아마도 옷의 제작은 동일하였을 것입니다. ‘영화롭게 아름답게’ 일반 제사장들의 복장은 네 가지 색실로 만든 띠만 제외하면 모두 희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색깔의 단조로운 의복이 영화롭고 아름다웠던 이유는 이 옷들이 거룩하고 영화로우신 하나님의 사역자들이 입는 의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영적 순결을 상징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워 보였을 것입니다.

 

41: 너는 그것들로 네 형 아론과 그와 함께 한 그 아들들에게 입히고 그들에게 기름을 부어 위임하고 거룩하게 하여 그들로 제사장 직분을 내게 행하게 할지며

  당시 근동 지역에서 기름을 붓는 행위는 ‘거룩하게 구별한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장막과 성물에 기름을 부어 하나님께 성별하기도 하고(30:23-29; 레 8:10; 민 7:1), 또한 사람 즉 고대 당시 중요 세 계급에 속한 왕과, 선지자, 제사장에게도 기름을 부어 구별하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그리스도’ 혹은 ‘메시아’라는 이름이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 중의 왕이며, 선지자 중의 참 선지자이며, 제사장 중 특별히 구별된 대제사장임을 말해줍니다.

 

42: 또 그들을 위하여 베로 고의를 만들어 허리에서부터 넓적다리까지 이르게 하여 하체를 가리게 하라.

  고의는 하체를 가리기 위해 제사장이 안에 입는 세마포 홑바지로 무릎 약간 위까지 내려온 옷입니다. ‘하체를 가리게 하라.’는 말은 벌거벗은 몸이 감추어지게 하라는 뜻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이후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는 것은 수치스런 행위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제사를 집례하는 대제사장은 특별히 수치스런 하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습니다.

 

43: 아론과 그 아들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나 제단에 가까이 하여 거룩한 곳에서 섬길 때에 그것들을 입어야 죄를 지어서 죽지 아니하리니 그와 그의 후손이 영원히 지킬 규례니라.

  인간의 타락 이후 벌거벗음은 하나의 수치이기 때문에 제사장이 하체를 드러낸 채 수치스런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은 불의한 일이었고 이는 결국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은 하체를 가려주는 고의를 입어야만 하나님의 면전에서 죽음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