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제27장 강해 - 번제단, 성막 포장 등의 규례
본 장은 지성소와 성소로 이루어진 성막 본체의 밖, 즉 성막 뜰에 설치될 번제단과(1-8절) 성막 뜰을 둘러 칠 포장(9-19절)에 대한 규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대에 쓰일 기름 제조에 대한 규례가 제시되고 있습니다(20-21절).
1-8절: 번제단에 관한 식양으로, 번제단은 희생 제물들이 인간의 죄와 허물을 대신하여 죽여져 불태워지는 곳으로, 하나님께서는 이 희생 제물의 향기를 흠향(歆饗)하시고 진노를 거두십니다. 이런 기능의 번제단은 절대 무흠(無欠)하신 자로서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하여 희생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과 그 대속의 현장인 십자가 제단을 예표합니다(사 53:4-10; 요일 2:1,2).
1: 너는 조각목으로 장이 오 규빗, 광이 오 규빗의 단을 만들되 네모반듯하게 하며 고는 삼 규빗으로 하고
이 단은 성소 앞에 위치하였으며 모든 제사의 가장 기본 의식인 희생 제물을 불에 태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일명 ‘번제단(30:28)’ 혹은 ‘놋단(39:39)’이라고도 합니다. 이 번제단도 역시 조각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네모반듯하게’ 번제단의 가로와 세로가 각각 오 규빗(2.22m)으로 정사각형입니다. 높이는 삼 규빗(1.35m)입니다.
2: 그 네 모퉁이 위에 뿔을 만들되 그 뿔이 그것에 연하게 하고 그 단을 놋으로 쌀지며
번제단 네 모퉁이에 만들어진 뿔을 말하는데, 이 뿔은 희생 제물을 고정시키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성경에서 뿔은 힘과 능력(삼상 2:10), 보호와 구원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시 18;2;112:9)과 예수 그리스도(눅 1:69)는 ‘구원의 뿔’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 단을 놋으로 쌀지며’ 번제단은 희생 짐승을 태워 제물로 드리는 단입니다. 이 단은 조각목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열로 인한 제단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불에 강한 놋을 입혀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이유에서 이 놋 단에 부속된 모든 기구들 역시 놋으로 만들었습니다.
3: 재를 담는 통과 부삽과 대야와 고기 갈고리와 불 옮기는 그릇을 만들되 단의 그릇을 다 놋으로 만들지며
재를 담는 통은 번제단 위의 제물이 타고 남은 부스러기와 기름 덩어리 등 찌꺼기를 담는 통입니다. ‘부삽’은 제단 위의 다 탄 제물의 재를 통에 담기 위하여 사용되는 삽의 일종입니다. ‘대야’는 제단 위에 올려 진 제물의 피를 받는 데 사용되는 그릇입니다(24;6). ‘고기 갈고리’는 각을 뜬 고기를 제단 위에 가지런히 배열하는 데 사용된 기구로 추정되는데 세 가닥으로 나누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었을 것입니다(삼상 2:13). ‘불 옮기는 그릇’은 분향을 위해 번제단의 불씨를 향단으로 옮기는 기구를 말합니다. 일명 ‘향로’(레 10:1; 민4:14) 또는 ‘불똥 그릇(25:38; 37:23)’이라고도 합니다. 제사장은 이 불 옮기는 그릇을 사용하여 조석으로 매일 2회 하나님께 분향하였습니다(30:7,8). ‘다 놋으로 만들지며’ 번제단과 마찬가지로 부속 기구 역시 모두 놋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열에 잘 견디는 금속이 요구되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놋(구리)의 합금인 ’청동‘입니다. 이 무렵은 후기 청동기 시대에 해당했으므로 청동 합금 기술이 발달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4,5: 단을 위하여 놋으로 그물을 만들고 그 위 네 모퉁이에 놋 고리 넷을 만들고, 그물은 단 사면 가장자리 아래 곧 단 절반에 오르게 할지며
희생 제물을 얹을 수 있도록 번제단 중간에 걸쳐 놓은 놋으로 만든 철망을 말합니다. 타고 난 희생 제물의 재와 기름은 이 그물을 통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네 모퉁이에 놋 고리 넷’ 이 놋 고리는 그물을 번제단에 고정시키고 아울러 채를 꿰어 번제단을 운반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38:5). 그물은 번제단의 중간 지점에 위치했기 때문에 번제단 아래에서 그물까지의 높이는 일 규빗 반(67.5cm)입니다.
6,7: 또 그 단을 위하여 채를 만들되 조각목으로 만들고 놋으로 쌀지며, 단 양편 고리에 그 채를 꿰어 단을 메게 할지며
채는 번제단에 부착된 고리에 꿰어서 번제단을 운반하는 데 사용하는 긴 막대기입니다. 이 채는 놋으로 입혀졌습니다. 이는 번제단의 성격상 불에 잘 견디는 금속이 요구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성막의 성물들이 그렇듯이 번제단을 채(막대)로 운반한 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물들을 부정한 인간이 함부로 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25:13-15). 채를 꿰도록 고리를 번제단의 양편에 달았습니다.
8: 단은 널판으로 비게 만들되 산에서 네게 보인 대로 그들이 만들지니라.
단을 위아래가 뚫린 빈 상자 모양으로 만들라는 뜻입니다. 성막의 이 동시에는 먼저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번제단을 놓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만들지니라.’ 그것들 즉, 단과 그에 부속된 기구들이 만들어지게 하라는 뜻입니다.
9-21: 성막 울타리 기물 및 등유에 관한 규례입니다. 성막 뜰 안에 있는 모든 기물들의 보호막이 되는 울타리(기둥, 세마포, 그 외 부속품)에 관한 식양입니다. 그리고 등대를 밝힐 기름과 관리에 대한 규례입니다. 울타리는 거룩한 성소와 세상을 분리시켜 놓은 담이며, 죄인들이 함부로 침입하여 여호와의 거룩하심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보호막입니다. 이 울타리는 거룩한 하나님과 죄악 된 세상과는 결코 혼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고후 6:14-18). 이 울타리에는 동쪽으로 약 9m 너비의 유일한 출입구가 나 있어 그곳으로만 드나들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죄악 된 세상에 거하던 인간에게 있어 거룩한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진리와 생명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엄숙히 교훈하고 있습니다(요 14:6).
9: 너는 성막의 뜰을 만들지니 남을 향하여 뜰 남편에 광이 백 규빗의 세마포장을 쳐서 그 한 편을 당하게 할지니
성막의 뜰은 성막 주변의 마당으로 동서 방향으로는 백 규빗(45m), 남북 방향으로는 오십 규빗(22.5m)이며, 동편에는 이십 규빗(약 9m) 너비의 문이 만들어졌습니다. 뜰의 테두리에는 60개의 기둥이 세워졌는데 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세마포장이 쳐져 벽의 구실을 하였습니다. 이런 성막의 뜰은 성전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하나로 이루어졌으나 후에 성전 시대에는 여러 개로 세분되어졌습니다(왕상 6:36; 7:12; 왕하 21:5; 23:12; 대하 4:9). 성막의 뜰은 크게 세마포장, 세마포장을 걸치기 위해 세워진 기둥과 갈고리, 또한 기둥을 고정시키기 위한 놋 받침 그리고 동편의 출입문과 휘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마포장’은 세마포로 된 천입니다. 세마포는 아마(亞麻)의 섬유로 짠 흰색 직물로, 제사장의 의복을 만들 때에도 사용되었습니다. ‘그 한 편을 당하게 할지니’ 남쪽의 한 면이 100규빗(45m)가 되게 하라는 뜻입니다.
10: 그 기둥이 스물이며 그 받침 스물은 놋으로 하고 그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으로 할지며
성막 남편에 세마포를 칠 수 있는 기둥 20개를 세우라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성막 주변에는 같은 목적으로 북편에 20개, 동편과 서편에 각각 열 개씩의 기둥이 세워졌는데, 이 기둥은 놋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받침 스물은 놋으로’ 기둥 하나마다 놋 받침이 한 개씩 있어 기둥을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갈고리’는 세마포장을 걸기 위해 기둥에 부착된 고리입니다. ‘가름대’는 기둥을 서로 연결시켜 튼튼히 고정되도록 하는 막대입니다.
11,12: 그 북편에도 광이 백 규빗의 포장을 치되 그 기둥이 스물이며 그 기둥의 받침 스물은 놋으로 하고 그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으로 할지며, 뜰의 옆 곧 서편에 광 오십 규빗의 포장을 치되 그 기둥이 열이요 받침이 열이며
남쪽 세마포장 설치 규례와 동일합니다. 북편도 역시 5규빗(약 2.3m) 간격으로 세워진 20개의 놋기둥 갈고리에 세마포장이 쳐졌으며, 이 기둥은 각 1개의 놋 받침으로 고정이 되었습니다. 서편에는 오십 규빗 22.5m 길이의 세마포장을 쳤습니다. 기둥은 10개가 소요되었습니다.
13-15: 동을 향하여 뜰 동편의 광도 오십 규빗이 될지며, 문 이편을 위하여 포장이 십 오 규빗이며 그 기둥이 셋이요 받침이 셋이요, 또 저편을 위하여도 포장이 십 오 규빗이며 그 기둥이 셋이요 받침이 셋이며
성막 동편의 세마포장 설치 규례와 출입문에 관한 규례입니다. 동편은 성소와 성막 뜰의 입구가 있는 방향입니다. 이처럼 성막과 성소의 입구가 동쪽으로 난 이유는 동쪽을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는 방향으로 생각하여(겔 43:1), 동쪽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햇빛을 통해 대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기억하려 했습니다. 동편의 너비는 오십 규빗(22.5m)인데, 출입구의 좌우가 각각 15규빗씩 도합 30규빗이었기 때문에 출입구의 너비는 이십 규빗(9m)입니다. ‘포장’은 세마 포장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특별히 성막의 경계를 이루는 동편의 세마 포장을 가리킵니다.
16,17: 뜰 문을 위하여는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수놓아 짠 이십 규빗의 장이 있게 할지니 그 기둥이 넷이요, 바침이 넷이며, 뜰 사면 모든 기둥의 가름대와 갈고리는 은이요, 그 받침은 놋이며
뜰 문 즉 성막 입구의 휘장에 대한 규례입니다. 이 휘장은 제1앙장(26:1), 성소 안의 휘장(26:31), 성소 입구의 휘장(26:36)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4색실로 만들어졌습니다. 문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기둥 넷과 받침 넷이 필요했습니다. 뜰 사면을 둘러싼 포장의 모든 기둥 가름대와 갈고리는 은으로 만들었고, 바침은 놋으로 만들어서 고정을 시켰습니다.
18: 뜰의 장은 백 규빗이요 광은 오십 규빗이요 세마포 장의 고는 오 규빗이요, 그 받침은 놋이며
성막의 뜰은 동서 방향으로는 백 규빗(45m), 남북 방향으로는 오십 규빗(22.5m)이며, 동편에는 이십 규빗(약 9m) 너비의 문이 만들어졌습니다. ‘세마포 장의 고’는 성막의 울타리 높이가 오 규빗(2.25m)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높이가 10규빗(4.5m)인 성소는 성막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는 쉽게 눈에 띄었을 것입니다. 성막의 울타리를 성막 본체보다 더 낮게 만든 이유는 멀리서도 성막이 있는 위를 알고, 부정한 상태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거처인 성막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9: 성막에서 쓰는 모든 기구와 그 말뚝과 뜰의 포장 말뚝을 다 놋으로 할지니라.
성막의 경계(울타리)를 이루는 세마포장을 끈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땅에 박는 버팀대로, 이 말뚝은 성막의 덮개들을 단단히 붙들어 매는 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다 놋으로 할지니라.’ 성소 안의 주요 성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성막 기물들은 놋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 너는 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감람으로 찧어 낸 순결한 기름을 등불을 위하여 네게로 가져오게 하고 끊이지 말고 등불을 켜되
성소 안의 등대에 공급할 기름은 ❶ 향품 등의 타 재료를 첨가하지 않아야 하며 ❷ 압착기 등으로 짜내어서도 안 되며 ❸ 오직 감람 열매만을 절구에 넣고 찧어서 스스로 흘러나오는 순수한 기름이어야만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감람 열매를 찧을 때에는 감람나무의 잎이나 가지 등이 섞여서도 안 됩니다. 이 감람 열매에서 짠 기름이 순결한 것으로 불린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끊이지 말고 등불을 켜되’ 문자 그대로 하루 온종일 등불을 밝히라는 의미라고도 해석할 수 있지만, 밤부터 다음날 아침가지 항상 등불을 켜서 성소 안을 밝히라는 의미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30:8; 레 23:4; 삼상 3:3). 이런 사실은 21절의 부연 설명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이는 세상 죄악의 어둠을 밝히러 오신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며(요 1:9), 동시에 하나님의 자녀 된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빛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함을 교훈하고 있는 것입니다(마 5:14).
21: 아론과 그 아들들로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에서 저녁부터 아침가지 항상 여호와 앞에 그 등불을 간검하게 하라. 이는 이스라엘 자손의 대대로 영원한 규례니라.
회막은 성막의 다른 명칭입니다. 이 명칭은 성경에서 본 절에서 처음 언급되며 이후로는 줄곧 ‘회막’이라는 명칭이 사용됩니다. 히브리어는 ‘오헬 모에드’(אהל טועד)로 ‘회중들의 집회 장소’라는 뜻입니다.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은 등대의 위치를 밝혀 주는 구절입니다. 등대는 성소의 휘장 앞 남쪽에 떡상을 마주보며 위치하였습니다. ‘등불을 간검하게 하라.’ 간검(看檢)이란 ‘정성을 다하여 보살피고 정돈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제사장이 매일 밤 등대에 순결한 감람 기름을 충분히 공급하여 다음 날 아침까지 탈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해야 함을 말합니다. 성도들은 항상 기름, 즉 위로부터 내리는 하늘의 충만한 은사를 사모함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을 밝히기 위해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대대로 영원한 규례니라.’ 등불 규례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계율이 이스라엘 자자손손이 준수해야 할 가치와 의미를 지닌 것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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