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제24장 강해 - 시내 산 언약 체결
제19장에서부터 제23장까지 준비돼 오던 시내 산 언약이 공식 체결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구약 이스라엘 민족이 정식으로 태동되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선민의 지위를 합법적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언약 민족이 된 이스라엘이 정치, 종교적 체제상 갖추어야 할 기본 사항은 바로 언약의 주체이신 하나님과의 동행과, 하나님과의 교제의 길을 원천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바로 성막 제도입니다. 본장 후반부 12-18절에서는 하나님의 임재의 처소인 성막 제도에 대한 율법을 받기 위하여 모세가 시내 산 위로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 40일 간을 기도하며 홀로 거하게 됩니다.
1-11절 전반부: 시내 산 언약을 기초로 하여 하나님과 선민 이스라엘 간에 공식적인 언약이 체결이 됩니다. 먼저 언약 체결에 앞선 하나님의 명령과 그에 따른 준비 상황과, 언약서 낭독과 백성들의 언약 준행 약속을 소개하고 피 뿌림으로 언약을 정식 체결하였습니다. 그리고 백성의 대표자들인 70인의 장로들이 여호와 앞에서 친교의 식사를 함으로써 언약이 체결 되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공식적인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으로써 하나님의 관심과 보호 아래 머물게 되었으며 동시에 제사장 나라의 시민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실현하는 성별된 도구들이 된 것입니다.
1,2: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칠십 인과 함께 여호와에게로 올라와 멀리서 경배하고 너 모세만 여호와에게 가까이 나아오고 그들은 가까이 나아오지 말며 백성은 너와 함께 올라오지 말지니라.
지금까지 율례를 내려주신 하나님께서 이제 이스라엘 백성과 그 율례에 대한 언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이때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장로 70인이 함께 시내 산 기슭까지 올라 온 후에 모세만 홀로 산꼭대기에 올라오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설 수 없습니다. 그러나 모세의 경우는 하나님께서 그를 백성의 중보자로 특별히 삼으셨으므로 여호와 앞에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모세는 죄인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히 3:1-6).
3: 모세가 와서 여호와의 모든 말씀과 그 모든 율례를 백성에게 고하매 그들이 한 소리로 응답하여 가로되 여호와의 명하신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
십계명은 모세와 온 백성이 직접 하나님으로부터 들었으나 그 이후에 주어진 각종 유례(20:22-33)은 모세 혼자서 여호와께로 나아가 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들은 율례를 백성들에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백성들은 ‘한 소리로 응답하여’ 즉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체적으로 분위가 고조된 상태였기 때문에 군중심리에 휘말려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구두 언약으로 끝내지 않고 언약의 의식을 거행하고자 하였습니다.
4: 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 아래 단을 쌓고 이스라엘 십 이 지파대로 열 두 기둥을 세우고
모세는 언약의식을 거행하기에 앞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율례를 낭독할 목적으로 이 말씀들을 기록하였습니다. 아마 이 과정에서는 한 치의 오류가 없도록 성령의 초자연적 역사와 감동이 있었을 것입니다(딤후 3:16; 벧후 1:21). 이는 모세가 율법을 기록할 때 성령께서 불러주시고 모세가 그대로 옮겨 쓰는 받아쓰기 방식으로 율법이 기록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모든 재능을 동원하여 당시의 시대적 형편에 맞게 적절하게 율법을 기록하면서도 인간적 오류가 개입되지 않도록 성령께서 간섭하셨다는 의미입니다. 모세가 단을 쌓은 이유는 율법 준수의 언약 체결 시 하나님께 희생 제사를 드리기 위함이며 열두 기둥을 세운 것은 이를 기념하여 이스라엘 자손으로 하여금 대대로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5: 이스라엘 자손의 청년들을 보내어 번제와 소로 화목제를 여호와께 드리게 하고
여기에서 청년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에 몇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⑴ 아론의 아들(어거스틴) ⑵ 제사 수행 시 모세를 보좌하던 청년(Knobel) ⑶ 이스라엘 민조 사이에서 청년들의 대표자로 인정받던 자들(Kurtz). 당시에는 아직 제사장 제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두 번째 견해대로 모세의 제사 수행 시 가축들을 쉽게 다를 수 있는 정결하고 건장한 청년들일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번제는 하나님께 헌신과 충성을 다짐할 때, 그리고 화목제는 대개 하나님과의 언약 체결 후 감사와 찬양을 목적으로 드려진 제사입니다. 이 두 제사는 제사 제도가 확립되기 전부터 존재하던 제사였습니다. 따라서 이때 드려진 번제와 화목제는 과거부터 전해전 오던 형식에 준해 드려진 제사라고 하겠습니다.
6: 모세가 피를 취하여 반은 여러 양푼에 담고 반은 단에 뿌리고
피는 생명을 상징합니다(창 9:4,5; 신 12:23). 그러므로 제사에 있어서 희생 제물의 피는 필수 요소였습니다(레 17:11; 히 9:22). 따라서 모세가 율법의 준수를 서약하기 위해 희생 제물의 피를 취했다는 것은 ‘생명을 걸로 율법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의미합니다. 이때 모세는 피의 받은 단에 뿌리고 반은 백성들에게 뿌렸습니다. 이런 행위는 제물의 피를 통해 속죄함을 얻음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의 공동체로 연합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7: 언약서를 가져 백성에게 낭독하여 들리매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
언약서는 모세가 홀로 시내 산으로 가서 여호와께로부터 받은 율례를 기록한 말씀을 가리킵니다. 모세는 기록한 율례를 백성들 모두가 숙지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가르쳤으며, 백성들은 그 율례를 준행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8: 모세가 그 피를 취하여 백성에게 뿌려 가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
고대 국가의 계약 체결 시에는 일반적으로 계약 당사자들이 상대편 희생 제물의 피를 마심으로써 계약이 맺어졌습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계약 위반 시에는 반드시 피로써 갚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모세가 율법 준수의 서약을 맹세한 뒤 언약의 피를 백성들에게 뿌린 것은 일차적으로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연약의 피’란 죄인 된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담대히 설 수 있게 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에 대한 예표(히 10:3-14)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본 절의 언약의 피는 단순한 계약 체결을 위한 희생의 피라는 차원을 넘어 은혜의 피이며, 속죄의 피가 되는 것입니다.
9,10: 모세와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칠십 인이 올라가서 이스라엘 하나님을 보니 그 발 아래에는 청옥을 편듯하고 하늘 같이 청명하더라.
언약의 비존 후 모세를 비롯한 백성의 지도자들은 여호와께서 계시는 시내 산 앞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모세를 제외한 다른 지도자들에게는 시내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모세와 다른 백성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산에 오른 이유는 ① 희생 제사의 음식을 가능한 한 하나님과 가까운 곳에서 먹음으로 하나님과 좀 더 가까이에서 교제를 나누고 싶었으며 ② 또한 하나님 편에서는 그들에게 자신의 권위와 영광을 보여 주어 언약의 중요성을 확인시키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산에 올라가서 하나님을 ‘보니’라고 하였는데, 실제로 하나님을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영광스런 모습에 대한 상징적 표현입니다. 이들이 본 하나님의 모습은 하나님의 영광스런 보좌의 일부분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발아래가 ‘청옥’을 편 듯하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성결과 거룩함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겔 1:26-28).
11: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존귀한 자들에게 손을 대지 아니하셨고 그들은 하나님을 보고 먹고 마셨더라
‘손을 대지 않았다’는 말은 죽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거룩하셔서 아무라도 그분을 직접 볼 수 없고(딤전 6:16), 또한 그 분은 본 자는 죽게 됩니다(33:20; 삿6:22,23; 사 6:5).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의 대표자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서도 죽지 않고 하나님의 면전에서 먹고 마실 수 있었습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계약 체결 후 계약 당사자가 함께 식사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는 상호 신뢰의 표식이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의 식사는 하나님과의 특별한 교제를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식사는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는 성만찬을 예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마 26:26-28)
12-18절 후반부: 시내 산 언약이 공식 체결 된 이후 하나님께서 모세를 다시 시내 산으로 부르셨습니다. 이는 두 번째 주어질 계신의 서론으로 모세가 금식함으로써 하나님의 계시를 받게 됩니다.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너로 그들을 가르치려고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 판을 네게 주리라.
여호와께서 모세를 다시 시내 산으로 부르신 이유는 ① 언약의 돌 판을 주고(31:18) ② 성막 건축의 양식을 지시하기 위함입니다(25-31장). ‘친히 기록한 돌판’은 여호와께서 율법과 계명을 직접 돌판에 기록하신 것으로, 이 돌 판은 양면에 글씨가 새겨진 두 개의 돌 판으로 되어 있습니다(32:15). 이 돌판은 나중에 아론의 금송아지 숭배 사건 때 분노한 모세에 의해 깨뜨려졌고(32:19) 후에 새롭게 새려져(34:1,4) 법궤에 보관 되었습니다.
13: 모세가 그 종자 여호수아와 함께 일어나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가며
‘종자(솨라트: שׁרת)’는 ‘섬기다, 시중들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종자는 시중드는 사람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가 되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인물이지만, 그 이전에는 이처럼 모세의 조력자가 되어 충실한 일꾼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산’ 은 시내 산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산에서 모세를 불러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로 삼으셨으며,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 생활에 규범이 되는 율법을 주셨습니다.
14: 장로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여기서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기까지 기다리라 아론과 훌이 너희와 함께 하리니 무릇 일이 있는 자는 그들에게로 나아갈지니라 하고
모세가 산에 올라간 기간 동안 백성들을 임시로 다스릴 지도자로 ‘아론과 훌’을 지명했습니다. 이들은 아멜렉과 전쟁 시 장시간의 기도로 기력이 쇠한 모세의 양팔을 떠받쳐 줌으로써 모세를 보필하였습니다(17:12). ‘일이 있는 자’는 분쟁으로 인해 논쟁이 발생한 이해 당사자를 말합니다.
15,16: 모세가 산에 오르매 구름이 산을 가리며, 여호와의 영광이 시내 산 위에 머무르고 구름이 육 일 동안 산을 가리더니 제 칠 일에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니라.
구름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호하고 인도한 그 구름입니다. 이 구름은 하나님의 현현이며 영광의 상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산으로 부르신 후에 6일 동안 침묵하셨습니다. 그동안 모세는 기도와 명상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친히 새기신 언약의 돌 판을 받기 위해서는 이런 준비 기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성도들도 하나님께서 침묵하실 때는 그 의미를 깨닫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신앙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교훈합니다.
17: 산 위의 여호와의 영광이 이스라엘 자손의 눈에 맹렬한 불 같이 보였고
하나님의 영광의 현현에 대한 묘사입니다(19:16;20:18). 아마 이 불은 시내 산을 휘감은 짙은 구름 사이로 비쳤을 것입니다.
18: 모세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산 위에 올랐으며 사십 일 사십 야를 산에 있으니라.
모세가 하나님께서 친히 기록하신 언약의 돌 판을 받기 위해 시내 산에 머문 기간은 40일입니다. 시내 산에서의 6일 동안 대기 기간도 포함이 되는데, 모세는 이 기간 내내 온전히 금식함으로써 하나님과의 교제를 나누었습니다(신 9:9). 따라서 이 기간은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고난과 시련을 통해 믿음을 연단하는 기간으로 간주가 됩니다(34:28; 왕상 19:8; 마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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