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출애굽기 제9장 강해 - 악질, 독종, 우박 재앙

chukang 2012. 5. 19. 17:57

 

출애굽기 제9장 강해 - 악질, 독종, 우박 재앙

 

  1-7절은 다섯 번째 악질 재앙으로 지금까지는 생활에 불편과 잠시 고통을 주는 재앙들이었지만, 악질 재앙부터는 인간과 생축의 생명에 직접 위협을 주는 재앙들이 내려지게 됩니다. 악질 재앙은 애굽의 여러 우상들과 관련되어 악질의 피해를 입은 생축들 중에서 황소(아피스-Apis), 암소(하도르-Hathor)는 우상이기 때문에 그만큼 무서운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8-12절은 여섯 번째 독종 재앙으로 애굽 사람에게 매우 위험한 질병으로, 풀무의 재가 사용된 것은, 애굽인들의 추악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 재앙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흉악한 짓을 서슴지 않는 애굽인들에게 합당한 징계로 내리신 것입니다. 이는 또한 하나님과 교회를 핍박하며 훼방하는 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응이 따를 것을 경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3-35절은 일곱 번째 우박 재앙으로 오직 애굽인들에게만 사상 유례가 없는 극심한 피해가 임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바로는 또 한 번의 임기응변의 답변을 하지만 결국 강퍅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바로에게 들어가서 그에게 이르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 전능하신 하나님과, 영원자존하신 여호와의 성호가 동시에 사용이 되었습니다.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신이심을 나타내며 하나님만이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참 신이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바로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전에는 단지 ‘희생제사’만을 드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섬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목적이 이스라엘을 통하여 섬김을 받기 위함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성도들을 구원하시는 궁극적 목적이 우리들을 통하여 섬김과 경배와 찬양을 받으시는데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2: 네가 만일 그들 보내기를 거절하고 억지로 잡아 두면

  재앙을 통하여 하나님의 능력에 굴복하고, 자신의 어리석음과 애굽 신들의 무용성이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로가 그 마음을 계속적으로 강퍅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와의 재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재앙이 임할 것에 대한 경고입니다.

 

3: 여호와의 손이 들에 있는 네 생출 곧 말과 나귀와 약대와 우양에게 더하리니 심한 악질이 있을 것이며

  ‘생축’(미크네:מקנה)‘는 ’사들인 어떤 것‘, ’취득‘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매매를 통해 얻은 물건 또는 재산을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생축이 주요 재산 중의 하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축의 떼가 죽음은 애굽인들의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악질‘(데베르:דבר)는 ’전염병‘, ’재앙‘이란 뜻으로, 일반적인 역병을 뜻합니다. 본 절에서는 짐승에게만 영향을 주는 전염병으로 국한되어 사용이 되었습니다. 이 역병은 매우 심한 것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애굽 사람들은 생축을 갖가지 우상으로 형상화하여 섬겼는데 많은 생축이 악질에 걸리게 된다면 그것은 그들의 종교가 허무한 것임을 입증할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적인 통치권을 증거하는 것이 됩니다.

 

4: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생축과 애굽의 생축을 구별하리니 이스라엘 자손에 속한 것은 하나도 죽지 아니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속한 소유의 생축에는 재앙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따로 구분하신다는 뜻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여 보호하고 계심을 증명하는 것이며, 그들의 소유까지도 온전히 보호해 주심으로써 그들에게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나타내 보이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보호는 이처럼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 전적이며 완전한 것입니다.

 

5,6: 여호와께서 기한을 정하여 가라사대 여호와가 내일 이 땅에서 이 일을 행하리라 하시더니, 이튿날에 여호와께서 이 일을 행하시니 애굽의 모든 생축은 죽었으나 이스라엘 자손의 생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한지라.

  ‘내일’ 재앙이 임할 것이라는 확실한 날짜를 바로에게 알려준 것은, 재앙이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에 따른 초자연적 형벌임을 분명하게 하는 표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튿날 재앙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재앙으로 모든 애굽의 생축이 떼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속한 생축은 하나도 죽지 않았습니다. 여기에서 ‘모든’이라는 말은 전부라고 하기보다는, 들에 있는 것들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며, 몇 마리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말 많은 수의 생축이 죽었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 악질 재앙 후에도 애굽에 생축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9, 19절).

 

7: 바로가 보내어 본즉 이스라엘의 생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하였더라. 그러나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여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니라.

  바로도 벌써 다섯 번째 재앙이 임하고 보니 두려웠을 것이며 얼마마한 재앙이 임했는지를 확인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이스라엘 지역에는 재앙이 임하지 않았는지도 확인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과 직접적인 큰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지 마음을 여전히 강퍅하게 하여 이스라엘을 내 보낼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8,9: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는 풀무의 재 두 움큼을 가지고 모세가 바로의 목전에서 하늘을 향하여 날리라. 그 재가 애굽 온 땅의 티끌이 되어 애굽 온 땅의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서 독종이 발하리라.

  ‘재’는 풀무에서 발생한 매연이나 검댕이를 말합니다. 이것은 불에 의해 연소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기에서는 불과 동일한 의미로 이행할 수 있습니다. 이 재가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독종은 뜨거운 열을 발생하는 염증 같은 질병이었습니다. 재를 하늘을 향하여 날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신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행동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재는 하늘에서 티끌이 날리듯 전국에 흩어지고, 애굽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서 독종이 발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0: 그들이 풀무의 재를 가지고 바로 앞에 서서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날리니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 독종이 발하고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재를 하늘을 향하여 날렸습니다. 그 결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나타나서 사람과 짐승에게 독종이 발하였습니다. ‘독종’(쉬힌:שׁהין)은 ‘염증’ 혹은 ‘종기’를 의미합니다.(레 13:18; 왕하 20:7) 이는 통증과 열을 지닌 성홍열 또는 상피병이나 문둥병과 같은 발진성 피부염으로 보았습니다. 이 독종은 욥이 고통 받았던 그런 증세가 아닐까 추측해 보기도 하는데(욥 2:7,8), 성경은 마지막 때에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과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에게 이러한 재앙이 임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계 16:2).

 

11,12: 술객도 독종으로 인하여 모세 앞에 서지 못하니 독종이 술객들로부터 애굽 모든 사람에게 발하였음이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셨으므로 그들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과 같더라.

  술객은 애굽의 지혜와 능력을 대표하는 자들입니다. 이들조차 독종으로 인하여 모세 앞에 서지 못했다는 것은 그들 역시 하나님의 권능 앞에서는 자신조차 구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들임을 잘 보여줍니다. 이들은 진리를 왜곡시키며 하나님의 뜻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입니다. 성경은 이들을 언제나 정죄의 대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로는 이런 재앙이 임하였지만 여전히 마음이 강퍅하여 하나님의 뜻에 굴복치 않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 상태를 그대로 내버려 두신 것입니다. 스스로 회개하고 돌이키지 않는 자는 그 악으로 인해 스스로 멸망하게 되는 것입니다(롬 1:28).

 

1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바로 앞에 서서 그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1절과 동일한 내용으로, 아침은 태양이 동녘을 붉게 물들이는 이른 아침입니다. 이 지시는 상황이 급박하며, 재앙을 시행하시는 하나님의 심판 의지가 매우 강함을 시사합니다.

 

14: 내가 이번에는 모든 재앙을 네 마음과 네 신하와 네 백성에게 내려 너로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자가 없음을 알게 하리라.

  하나님께서는 이번부터 내리는 재앙이 지난 재앙들과는 차원이 다른 치명적인 것임을 암시하셨습니다. 지금까지는 견딜만한 재앙으로 경고적 성격이었지만, 이제는 참혹한 재난의 시간이 도래한 것입니다. 이는 세상의 종말을 앞둔 모든 인류 앞에 던져지는 메시지와 같은 것입니다. 주님의 경고의 시간(고후 6:2)을 외면할 때 뜨거운 주님의 심판이 곧 임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에 내린다’는 것은 완악하고 강퍅한 바로의 마음에 충격을 주어 혼란하게 만들 것이라는 뜻입니다. 재앙이 너무 혹독하여 바로의 심령과 골수에까지 치명적인 상처를 가하게 될 것을 선포하는 말씀입니다. ‘나와 같은 자가 없음을 알게’ 히브리인들의 여호와는 애굽 사람들이 신앙했던 신들보다 훨씬 초월한 존재이며, 더 나아가 세상 천지에 여호와에 필적할 만한 존재가 없음을 알리려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이적과 기사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경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15,16: 내가 손을 펴서 온역으로 너와 네 백성을 쳤더면 네가 세상에서 끊어졌을 것이나,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니라.

  하나님께서 애굽과 바로를 즉시 멸망시키지 않는 두 가지 이유가 나왔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능력을 바로를 통하여 세상에 나타내는 것이며, 둘째 하나님의 이름이 애굽에 임한 일련의 재앙을 통해 전파되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바로는 자신이 재앙의 목적을 알든, 알지 못했든 간에 그 마음이 강퍅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을 드높이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로를 세우셨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롬 13:1), 세상의 모든 질서와 계획과 사건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롬 11:36). ‘온역’은 전염성이 강한 각종 질병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온역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심판의 수단으로 자주 언급이 됩니다(민 24:13). ‘세상에서 끊어졌을 것이나’ 죽음이나 패망을 의미하는 완곡한 표현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공동체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레 18:29) 하나님의 이름이 온 세상에 전파되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세상의 주관자가 되시며 유일한 구원자가 되심을 알게 하기 위함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성도들이 세상의 불신자들에게 전파해야 할 메시지의 주된 내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17,18: 네가 여전히 내 백성 앞에 자고하고 그들을 보내지 아니하느냐? 내일 이맘때면 내가 중한 우박을 내리리니 애굽 개국 이래로 그 같은 것이 있지 않던 것이리라.

  ‘자고’(히스톨렐:הסתולל)은 ‘자신을 세우다’는 뜻으로 그 말은 ‘흙으로 둑 또는 방어벽을 쌓다’는 말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스스로를 높여 교만해진 바로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내일’이라는 우박 재앙의 발생 시간이 정확하게 예고되고 잇습니다. 이 재앙은 날자와 시간까지 정확하게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앙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치밀하신 계획에 의해 내리는 초자연적 재앙임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하루의 시간을 주신 이유는 바로에게 강퍅한 마음을 돌이켜 회개하는 시간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몇 차례 재앙을 통해서도 사악한 마음을 버리지 않은 바로에게 이런 하루의 시간은 불필요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최후의 재앙을 내리기 전까지 항상 회개할 기회를 주시는데, 여기서 하나님은 가능하면 모든 죄인들이 회개함으로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자비로우신 분임을 깨닫게 됩니다(벧후 3:9). ‘중한 우박’에서 ‘우박(바라드:ברד)’는 춥다는 뜻으로, 돌처럼 단단한 얼음 덩어리를 가리킵니다. 중한 우박이라는 것은 그 얼음 덩어리가 엄청난 크기와 무기를 가진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우박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끼치며 사람과 짐승에게도 그리고 집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무서운 것입니다. 이 우박은 애굽이 하나의 민족과 나라로 형성된 이후로 처음 내리는 아무 무서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19-21: 이제 보내어 네 생축과 네 들에 있는 것을 다 모으라 사람이나 짐승이나 무릇 들에 있어서 집에 돌아오지 않은 자에게는 우박이 그 위에 내리리니 그것들이 죽으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니라. 바로의 신하 중에 여호와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그 종들과 생축을 집으로 피하여 들였으나, 여호와의 말씀을 마음에 두지 아니하는 자는 그 종들과 생축을 들에 그대로 두었더라.

  하나님께서는 재앙을 내리시지만 그들에게 피할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끝까지 말씀에 따라 돌이키는 자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인내와 포기하지 않으시는 열심입니다. 또한 진노 중에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자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피할 길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 구제책을 알려주셔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애굽인들 중에서 여호와를 유일신으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지금까지 알던 신들과는 전혀 다른 매우 힘이 있고 무서운 존재이심을 인식하게 된 자들은 말씀에 순종하여 생명과 재산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에 두지 아니하는 자’들은 우박 재앙으로 엄청난 피해는 물론 자신의 생명까지 잃게 된 것입니다. 이는 마치 롯의 사위들이 롯의 부탁을 무시한 채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다 소돔 성에서 불과 유황불에 죽임을 당한 것과 같습니다(창 19:14). 생명의 근원은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데 있다고 하였습니다(잠 14:27; 19:23).

 

2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하늘을 향하여 손을 들어 애굽 전국에 우박이 애굽 땅의 사람과 짐승과 밭의 모든 채소에 내리게 하라.

  하늘을 향하여 손을 드는 것은 재앙의 도구가 하늘에 있다는 의미와 그 재앙이 하나님으로부터 임한다는 사실을 동시에 함축하는 표현입니다.

 

23,24: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지팡이를 들매 여호와께서 뇌성과 우박을 보내시고 불을 내려 땅에 달리게 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우박을 애굽 땅에 내리시매, 우박의 내림과 불덩이가 우박에 섞여 내림이 심히 맹렬하니 애굽 전국에 그 개국 이래로 그 같은 것이 없던 것이라.

  ‘뇌성’(클로트:)는 본래 ‘소리’라는 뜻인데, 성경 원문의 난외주에는 ‘하나님의 소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뇌성은 신의 소리로 여겨졌습니다(19:16; 20:18; 시 29:3-9). ‘불을 내려 땅에 달리게 하시니라.’ 우박이 내리면서 발생한 번갯불이 하늘에서만 단순히 번쩍거린 것이 아니라 땅 위에서도 한 동안 유지되었거나 혹은 번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여 번져나갔음을 암시합니다. 우박과 번갯불이 동반되면서 그것이 서로 응집되어 마치 횃불과 같이 보였습니다. 우박 재앙의 극심함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25,26: 우박이 애굽 온 땅에 사람과 짐승을 무론하고 무릇 밭에 있는 것을 쳤으며 우박이 또 밭의 모든 채소를 치고 들의 모든 나무를 꺾었으되, 이슬라엘 자손의 거한 고센 땅에는 우박이 없었더라.

  하나님의 경고를 외면한 모든 존재들은 우박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불순종하고 끝까지 그릇 행하는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이며 심판입니다.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지 않는 자는 마침내 그 생명이 그분의 발 앞에 꺾이고 말 것입니다. ‘밭의 모든 채소를 치고’ 이는 애굽 땅의 모든 채소가 우박으로 못쓰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우박 재앙으로 살아남은 채소가 거의 없음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고센 땅에는 재앙이 임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재앙이라는 것을 다시 확증시켜 주는 것입니다.

 

27: 바로가 사람을 보내어 모세와 아론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이번은 내가 범죄하였노라. 여호와는 의로우시고 나와 나의 백성은 악하도다.

  바로는 자신이 범죄함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만큼 우박 재앙은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은’이라는 말로 볼 때 깊이 회개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뇌성과 번개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위엄으로 인한 공포의 결과로 하는 말입니다. ‘여호와는 의로우시고 나와 나의 백성은 악하도다.’는 말에는 겉으로는 진실 되고 만족스러워 보이지만, 실은 자신의 모든 죄를 애굽 백성에게 전가시키는 바로의 간교함이 들어 있음을 간파해야 할 것입니다.

 

28: 여호와께 구하여 이 뇌성과 우박을 그만 그치게 하라.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다시는 머물지 아니하리라.

  ‘그만 그치게 하라.’ 그것으로 충분하니 이제는 끝나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는 하나님께 대한 자신의 허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단지 우박 재앙으로부터 속히 벗어나고자 하는 바로의 급박한 마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9,30: 모세가 그에게 이르되 내가 성에서 나가자 곧 내 손을 여호와를 향하여 펴리니 그리하면 뇌성이 그치고 우박이 다시 있지 않을지라. 세상이 여호와께 속한 줄을 왕이 알리이다. 그러나 왕과 왕의 신하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아직도 두려워 아니할 줄을 내가 아나이다.

  당시 애굽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었고, 바로는 자신이 온 세계의 주인으로 군림하며 통치한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이처럼 교만한 바로에게 하나님은 온 세상의 유일한 주권자요 통치자가 바로 당신임을 나타내고자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박 재앙을 통하여 당신이 자연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분이심을 계시하신 것입니다. 모세는 바로의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여호와께 기도하여 우박이 그치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바로와 그 신하들이 여호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박과 번개와 뇌성으로 인한 공포는 있었으나, 진정으로 여호와의 권능에 대한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두려움은 사랑과 신뢰가 결부될 때에만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나님과 바로의 관계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아니라, 힘과 힘의 대립 관계였던 것입니다.

 

31,32: 때에 보리는 이삭이 나왔고 삼은 꽃이 피었으므로 삼과 보리가 상하였으나, 그러나 밀과 나맥은 자라지 아니한 고로 상하지 아니하였더라.

  보리 이삭이 나오고 삼의 꽃이 피었다는 것은 우박이 내린 시기를 알려줍니다. 보리와 삼은 대략 1, 2월경에 꽃이 피기 때문에 우박이 내린 시기는 1월말이나 2월 초순경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리와 삼은 대개 3월경에 거둬들이지만, 밀은 보통 한 달 늦게 4월경에 수확합니다. 따라서 밀과 나맥은 아직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나맥’은 일종의 ‘쌀보리’를 가리킵니다. 바로의 강퍅한 마음은 결국 이것들마저 메뚜기의 먹이가 되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습니다(10:5).

 

33-35: 모세가 바로를 떠나 성에서 나가서 여호와를 향하여 손을 펴매 뇌성과 우박이 그치고 비가 땅에 내리지 아니하니라. 바로가 비와 우박과 뇌성의 그친 것을 볼 때에 다시 범죄하여 마음을 완강케 하니 그와 그 신하가 일반이라. 바로의 마음이 강퍅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보내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과 같더라.

  모세는 성 밖으로 나와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간구를 들으시고 재앙을 그치셨습니다. 재앙이 그침을 보고 바로와 그 신하들의 마음이 다시 완악하고 강퍅해졌습니다. 이는 이미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 이는 아직 여호와의 권능을 인정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 내리는 재앙으로 인하여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여호와이시며 그 권능에 굴복하고 온 세상에 전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