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제4장 강해 - 애굽으로 돌아가는 모세
본 장은 크게 1-17절과 18-31절로 나누어지는데, 앞부분은 소명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는 표징과 이적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용기를 갖게 하신 후에 지팡이를 주심으로, 맡기 소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격려하여 주셨습니다. 후반부는 가족과 헤어진 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애굽으로 나아가는 내용입니다. 애굽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겪는 특별한 체험 역시 앞으로 생사를 초월하여 소명을 수행해야 할 모세를 연단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1-17: 표적과 이적을 체험하게 하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앞 장에서 모세에게 당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밝혀주심과 동시에 동행의 약속과 적극적인 도우심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기의 인간적인 한계를 이유로 거듭하여 소명을 거부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두 가지 표징을 직접 체험하게 하심과 동시에 이적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래도 계속 주저하므로 형 아론을 동역하게 하실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워주셨습니다. 또한 모세의 손에는 하나님의 권위와 능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지팡이를 들려주심으로써, 그로 하여금 당신의 신실한 일꾼으로 세워주셨습니다.
1: 모세가 대답하여 가로되 그러나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하며 내 말을 듣지 아니하고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네게 나타나지 아니하셨다 하리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 시키는 일에 모세를 동역자로 삼으시고자 하셨으나 모세는 재차 자신의 부족함과 비천함을 이유로 주저하고 있습니다. 40년 전 살인자의 신세로 도망을 나온 모세를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떻게 믿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불신앙인 동시에 나약함이라고 하겠습니다.
2,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그가 가로되 지팡이니이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그것을 땅에 던지라. 곧 땅에 던지니 그것이 뱀이 된지라 모세가 뱀 앞에서 피하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함으로 나약해 져 있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표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모세가 손에 들고 있는 지팡이를 던지자 뱀으로 변한 것입니다. 모세는 두려워서 피했습니다. 이처럼 하찮은 지팡이에 불과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지팡이를 통해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자는 비록 자신에게는 소망이 없다고 할지라도 소망이 없는 자신을 들어 쓰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새 소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고후 4:7).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첫 번째 보여주시는 표적을 왜 하필이면 뱀으로 보여주셨을까요? 뱀은 사탄의 상징입니다. 애굽은 이스라엘을 압제하는 사탄의 세력입니다. 뱀과 같이 사악하고 무서운 것도 하나님의 지시대로 할 때에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모세에게 가르쳐주어서 담대하게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는 것입니다.
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어 그 꼬리를 잡으라. 그가 손을 내밀어 잡으니 그 손에서 지팡이가 된지라.
일반적으로 뱀을 잡을 때에는 목을 잡아야 물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꼬리를 잡으라 하셨는데, 그 이유는 순종의 여부와 믿음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뱀의 꼬리를 잡는 순간 지팡이로 다시 변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할 때 이 세상의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며, 뱀과 같은 애굽으로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해방시킬 수 있으며, 아무리 큰 세상적인 권력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아래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5: 또 가라사대 이는 그들로 그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나타난 줄을 믿게 함이니라 하시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말을 듣게 하시기 위한 방편으로써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3족장과는 결코 뗄 수 없는 끈으로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또한 출애굽은 필연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6,7: 여호와께서 또 가라사대 네 손을 품에 넣으라 하시매 손을 품에 넣었다가 내어보니 그 손에 문둥병이 발하여 눈 같이 흰지라. 가라사대 네 손을 다시 품에 넣으라 하시매 그가 다시 손을 품에 넣었다가 내어보니 손이 여상하더라.
두 번째 표적은 문둥병인데, 이 문둥병은 심판과 저주의 상징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당하는 종살이와 천대를 뜻하며, 애굽의 우상에 의해 더럽혀진 것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세의 손을 다시 회복시켜 주신 것은 비록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추한 모습으로 전락했을지라도 다시 회복시켜 구원 받는 백성으로 만들어주신다는 의지를 표명하신 것입니다.
8: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그들이 너를 믿지 아니하며 그 처음 이적의 표징을 받지 아니하여도 둘째 이적의 표징은 믿으리라.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 표징은 애굽의 술객들도 행할 수 있는 것이라 모세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지만, 두 번째 이적은 감히 흉내를 낼 수 없는 신적 역사이기 때문에 그들이 쉽게 믿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표징’이라는 말은 ‘소리’라는 뜻입니다. 이는 이적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 즉 소리라는 뜻입니다. 우주 전체의 변화를 통해 나타나는 모든 자연물 그 자체가 곧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음성(소리)인 것입니다.(욥 12:7,8; 시 19:1-3)
9: 그들이 이 두 이적을 믿지 아니하며 네 말을 듣지 아니하거든 너는 하수를 조금 취하여다가 육지에 부으라. 네가 취한 하수가 육지에서 피가 되리라.
하수는 나일 강을 말합니다. 피는 곧 죽음과 파괴를 상징합니다. 애굽 사람들은 나일 강을 ‘하피’(Hapi)라고 불렀는데, 이는 나일 강을 주관하는 신의 명칭이 ‘하피’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 날일 강물이 생명의 신인 ‘오시리스(Osiris)'가 특별히 내려준 것이라 여겨 신성시하였습니다. 나일 강물을 피로 변하게 하는 것은 바로를 포함한 모든 애굽 인들과 애굽의 신들을 일거에 멸망시키고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실질적인 예표로 모세의 소명 사실과 하나님께서 모세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는 것입니다.
10: 모세가 여호와께 고하되 주여 나는 본래 말에 능치 못한 자라. 주께서 주의 종에게 명하신 후에도 그러하니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
‘주여’ 이 말에는 계속되는 여호와의 명령에 대한 모세의 변명과 함께 간절한 탄원이 담겨 있는 단어입니다. 모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두 개의 상반된 생각이 있습니다. 하나는 40년간 광야생활을 통하여 얻은 겸손의 자세와, 또 하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입니다. ‘말에 능치 못한’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인데,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렘 1:6), 바울(고후 10:10;11:6) 등 인간의 연약함을 도리어 강한 것으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고전 1:17;2:1-5). 하나님께서는 때로 기교와 천서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 자들을 그의 종으로 선택하여 사용하시는데, 이는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은혜와 권능이 더욱 영화롭게 나타나게 하시 위함입니다. ‘입이 뻣뻣하고... 둔한 자’ 뻣뻣하다는 말은 둔하다, 느리다는 뜻입니다. 모세가 말에 능한 자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11,12: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뇨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뇨 나 여호와가 아니뇨.
사람의 모든 상황과 처지가 여호와의 통제 아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사람이 어떤 모습이든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든지 모두 여호와께서 만드셨으며 또한 여호와께서 쓰시고자 하는 대로 사용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13: 모세가 가로되 주여 보낼 만 한 자를 보내소서.
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통해 사명을 수행하게 하소서라는 뜻입니다. 모세의 입장에서 변명한다면 겸손의 표현이지만,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는 소명에 대한 불응이며, 믿음이 부족한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노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에는 최선을 다해 순종해야 하는 것이 바로 믿음인 것입니다.
14: 여호와께서 모세를 향하여 노를 발하시고 가라사대 레위 사람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뇨 그의 말 잘함을 내가 아노라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그가 너를 볼 때에 마음에 기뻐할 것이라.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계속되는 변명에 화를 내셨습니다. 이 화는 징계의 의미라기보다는 긍휼과 사랑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당신의 뜻 가운데로 이끄시려고 노를 발하신 것입니다. 그 사실은 모세의 형 아론을 모세의 대언자로 사용하시겠다는 말씀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아론이 모세를 만나기 위해 미디안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아마도 모세를 죽이려는 바로가 죽었음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2:18) 그러나 아론이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모세를 만난점으로(27절) 미루어 볼 때 그 방문 계획까지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5,16: 너는 그에게 말하고 그 입에 말을 주라.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의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그가 너를 대신하여 백성에게 말할 것이니, 그는 네 입을 대신할 것이요, 너는 그에게 하나님 같이 되리라.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을 주고,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아론에게 전달해 주면, 아론이 백성들에게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대언자요, 아론의 모세의 대언자가 됩니다. ‘너는 그에게 하나님 같이 되리라.’는 말이 그 뜻입니다. 선지자가 하나님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것과 같이 아론은 모세의 전달 사항만 수행하게 될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론에게는 모세가 마치 하나님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17: 너는 이 지팡이를 손에 잡고 이것으로 이적을 행할지니라.
이 지팡이는 하나님의 표적으로 뱀이 되었던 그 지팡이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지팡이를 되돌려 받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하나님의 지팡이’로 불렸습니다. 이 지팡이는 하나님의 이적을 행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온갖 악한 것들을 물리치는 도구가 된 것입니다.
18-31절: 하나님께서 모세를 끈질기게 설득하셔서 결국 모세는 애굽으로 가게 됩니다. 일단 가족과 헤어진 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애굽으로 나가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위한 대언자 아론을 그곳에 준비해 두셨고, 그의 절대적 지지자인 동족 히브리인들의 뜨거운 환영을 준비해 두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종들에게는 사명을 주시는 동시에 그 사명을 성취할 수 있는 모든 필요를 친히 예비하시는 분이십니다.
18: 모세가 장인 이드로에게로 돌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형제들에게로 돌아가서 그들이 생존하였는지 보려 하오니 나로 가게 하소서. 이드로가 그에게 평안히 가라하니라.
모세가 미디안을 떠나서 애굽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장인의 허락이 필요했습니다. 그가 40년간 장인의 집에서 일을 하기는 했지만, 또한 그 집이 있었기에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소한의 예의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자신이 애굽에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형제들이 궁금해서 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아직까지 자신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낼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또한 하나님의 계시를 이드로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장인은 ‘평안히 가라’고 기꺼이 보내줍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19: 여호와께서 미디안에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애굽으로 돌아가라 네 생명을 찾던 자가 다 죽었느니라.
모세는 장인으로부터 허락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디안에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40년 전 살인사건으로 인하여 혹시 죽음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네 생명을 찾던 자’들이 다 죽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애굽으로 갈 것을 독촉하셨습니다.
20: 모세가 그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모세의 아내는 십보라, 아들은 2명으로 게르솜(2:22)과 엘리에셀(18:4)입니다. 당시에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군사용으로 사용이 되었고, 대부분은 교통과 운반수단으로 나귀를 이용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이는 목동의 신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사명자로서 애굽으로 파견되는 것입니다.
2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애굽으로 돌아가거든 내가 네 손에 준 이적을 바로 앞에서 다 행하라.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강퍅케 한 즉 그가 백성을 놓지 아니하리니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이적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보여주신 지팡이가 뱀이 되고, 뱀이 다시 지팡이가 되는 것과 문둥병의 발병과 치유 외에도 애굽에 행해진 이적들도 포함이 됩니다. ‘그의 마음을 강퍅케 한 즉’ 강퍅하다는 말은 자기에게 너무 집착하다, 완고하다는 뜻입니다. 바로가 스스로 자기 마음을 강퍅케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스스로 마음을 강퍅케 할 뿐 아니라, 스스로 죄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 결코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물론 그 뒤에는 인간의 마음을 강퍅하게 만드는 존재 즉 마귀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22,23: 너는 바로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라. 내가 네게 이르기를 내 아들을 놓아서 나를 섬기게 하라 하여도 네가 놓기를 거절하니 내가 네 아들 네 장자를 죽이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니라.
‘내 아들 내 장자라’는 표현은 애굽의 바로가 자신을 가리켜 ‘태양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데 대한 대칭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그의 소유의 백성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그의 아들, 그중에서도 특별히 그의 장자가 되었습니다(신 14:2). 이 선택은 아브라함을 불러 열방의 조상이 되게 한 데서 시작합니다(창 12:2; 15:5). 아브라함을 특별히 ‘장자’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버지에게 있어서 태의 첫 열매인 장자가 귀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 하나님께는 그토록 귀한 존재라는 것이며, 지상 만민 중에서 하나님의 성민으로 택함을 받은 유일한 민족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가 이처럼 하나님의 장자를 괴롭힌 대가는 애굽의 모든 가정의 장들의 죽으로 징계를 받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24-26: 여호와께서 길의 숙소에서 모세를 만나사 그를 죽이려 하시는지라, 십보라가 차돌을 취하여 그 아들의 양피를 베어 모세의 발 앞에 던지며 가로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 여호와께서 모세를 놓으시니라. 그 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를 인함이었더라.
‘길의 숙소’ 길옆에 있는 숙소로, 당시 상인들이 이용하던 임시휴식처로 보입니다. 이곳에는 건물만 있고, 모든 필요한 물품은 여행객이 가지고 다녔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여호와께서 모세를 길의 숙소에서 죽이려고 하셨을까요? 그것은 25절에 모세가 아들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종교, 문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표식(창 15:13-16)이기 때문에, 할례를 행치 않은 것은 어떤 연유로서도 하나님께 죄가 되는 것입니다. 모세의 생명을 위협한 것은 아마도 아내 십보라가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십보라는 아들에게 할례를 즉시 행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위대한 당신의 사역자라고 할지라도 사소한 잘못은 준엄하게 꾸짖으시는 엄격하신 분이심을 알게 됩니다. ‘아들’은 단수로 표기되었으므로, 그 아들은 둘째인 ‘엘리에셀’로 보입니다. 엘리에셀은 애굽으로 여행 출발 직전에 태어났거나 아니면 여행 도중에 출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엘리에셀이 애굽으로 출발하기 오래 전에 태어났다면 모세가 굳이 여행 도중에 아들의 할례 문제로 생명의 위협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장남 게르솜은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행한 상태임이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27,28: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이르시되 광야에 가서 모세를 맞으라 하시매 그가 가서 하나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나 그에게 입 맞추니,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부탁하여 보내신 모든 말씀과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모든 이적을 아론에게 고하니라.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사역자로 사용하시기 위하여 그의 형 아론을 배후에서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아론에게 직접 지시를 하셔서 ‘하나님의 산’ 즉 호렙 산에서 모세를 맞이하라고 하셨습니다. 모세와 아론은 40년 만에 만나서 서로 반갑게 껴안고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형과의 비밀이 없는 완전한 신뢰를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있었던 하나님과의 모든 일에 대하여 말하며, 앞날에 대하여 계획을 세웠을 것입니다.
29-31: 모세와 아론이 가서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장로를 모으고, 아론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모든 말씀을 전하고 백성 앞에서 이적을 행하니, 백성이 믿으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돌아보시고 그 고난을 감찰하셨다 함을 듣고 머리 숙여 경배하였더라.
모세와 아론은 고센 땅에 이르렀고,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을 정중하게 초대를 하엿을 것입니다. 아론은 여호와의 계획에 따라 즉시 모세의 대언자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장로들에게 전하고, 모세는 이적을 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이적을 보지 않고는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적은 성경에 나오는 인간이 행한 최초의 이적입니다. 말씀과 이적을 본 장로들은 모세와 아론의 말을 믿을 수 있었습니다. 400년의 긴 고난의 세월 동안 잊지 않으시고 지켜보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다시 그 언약을 확인하며 여호와 신앙을 재점검한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돌아보시고’ 이는 목자가 양들의 사정을 살피기 위해 찾아보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로(렘 23:2),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셔서 돌보시고 보살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도 우리 성도들을 친히 돌보고 계시며 부르짖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장로들은 머리숙여 경배하였습니다. 모세가 전한 하나님의 복된 메시지를 듣고 그 하나님을 향하여 경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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