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창세기 제47장 강해 - 이스라엘의 고센 정착 및 요셉의 치세와 야곱의 죽음

chukang 2012. 2. 18. 13:20

 

창세기 제47장 강해 이스라엘의 고센 정착 및 야곱의 죽음

 

  야곱 가문이 애굽으로 간 후에 바로를 면담하고 고센 땅에 정착하게 되고, 계속 되는 흉년 요셉의 탁월한 치세로 인하여 애굽이 부강하게 되는 동시에 왕권이 강화가 되며, 애굽으로 간 야곱은 147세를 일기로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1,2: 요셉이 바로에게 가서 고하여 가로되 나의 아비와 형들과 그들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가나안 땅에서 와서 고센 땅에 있나이다 하고, 형들 중 오 인을 택하여 바로에게 보이니

  요셉은 성령에 감동된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었고, 그 지혜로 자기 가족들의 생업이 목축이므로 고센 땅이 거주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센으로 가족을 인도한 후에, 아비와 형제들 중에서 5인을 골라 바로에게 인사를 시키고 있습니다. 바로는 야곱과 요셉의 형제들을 만난 후에 공식적으로 그들의 가족이 고센에 거주하는 것을 허락하게 됩니다. 5인을 택한 것은 애굽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5이기 때문에(41:34;43:34) 바로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자신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오도록 하였을 것입니다.

 

3: 바로가 요셉의 형들에게 묻되 너희 생업이 무엇이냐? 그들이 바로에게 대합하되 종들은 목자이온데 우리와 우리 선조가 다 그러하니이다 하고,

  바로는 요셉의 형들에게 생업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형들은 목자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간혹 농업에 종사하기도 하지만(26:12), 대개 양과 소 등 가축을 기르는 목축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목초지를 찾아 이곳저곳으로 다니는 유목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애굽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농업을 주로 했으며, 한 곳에 오래 정주하는 생활을 합니다. 이런 상호 차이점으로 서로 배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요셉을 통하여 역사하심으로써 두 민족 간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서로 화목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 위에서의 진정한 화평은 오직 하나님께서만 이루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그들이 또 바로에게 고하되 가나안 땅에 기근이 심하여 종들의 떼를 칠 곳이 없기로 종들이 이곳에 우거하러 왔사오니 청컨대 종들로 고센 땅에 거하게 하소서.

  당시의 극심한 가뭄은 사람의 양식은 물론 가축들이 먹을 초목조차 메말라 버릴 만큼 극심했습니다. 이런 악한 기후 상황은 하나님께서 야곱 가문을 굽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요셉의 형들은 바로에게 이곳에 우거하러 왔사오니라고 말합니다. ‘우거라는 것은 정착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나그네로서의 임시 거주를 뜻합니다.

 

5,6: 바로가 요셉에게 일러 가로되 네 아비와 형들이 네게 왔은즉 애굽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땅의 좋은 곳에 네 아비와 형들로 거하게 하되 고센 땅에 그들로 거하게 하고 그들 중에 능한 자가 있는 줄을 알거든 그들로 나의 짐승을 주관하게 하라.

  바로는 요셉의 가족들이 원하는 곳이 어디든지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습니다. 고센 땅에 거하게 해 달라는 형들의 청원을 허락한 것입니다. 또한 목축을 업으로 하는 형제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가축을 맡기기에 적합하다고 바로는 생각하였습니다. 바로는 목축을 하지는 않았지만 궁중이나 기타 필요한 곳에 사용하기 위한 말과 약대, 노새 등 많은 수를 사육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7: 요셉이 자기 아비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

  요셉의 형제들은 애굽 땅 고센에 거하기 위한 실무적인 회담을 끝마쳤습니다. 이제 요셉은 의전(儀典) 상 아비 야곱이 바로를 만나 친교를 나누게 됩니다. 야곱은 바로에게 축복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왕을 향한 인사말이 아니라, 여호와 신앙에 입각하여 자신이 여호와의 선지자로서의 위치에서 상대에게 축복하는 것입니다. 이 축복은 복의 전달자로서 부름을 받은 아브라함의 특권(12:3)을 가진 실제적인 축복 행위입니다.(27:27-30; 49:1-28). 야곱은 지금까지 아들 요셉과 자신들의 가정을 도와준 바로를 복의 전달자의 자격으로 축복하는 것입니다.

 

8,9: 바로가 야곱에게 묻되 네 연세가 얼마뇨? 야곱이 바로에게 고하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 삼십 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

  바로가 야곱의 나이를 묻는 것은 단순히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가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야곱이 걸어온 인생과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듣고 싶어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야곱은 나이를 가리켜 나그네 길의 세월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도 정착하지 못하고 유랑민과 같은 생활을 한 것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우리 인생들의 영원한 안식처는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야곱과 같이 이 땅에서의 험한 삶을 꿋꿋하게 견뎌내야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험악한 세월야곱의 생애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장자의 복을 가로채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에서의 살해 위험을 피하여 밧단아람으로의 피신과(27:41-45), 이삼촌 라반 밑에서 20년간의 종살이와(31), 얍복 나루터에서 환도뼈가 부러지도록 천사와의 씨름과(32:22-32), 세겜에서의 딸 디나의 강간 사건과 그로인한 보복 사건, 형들의 악행으로 인해 요셉이 애굽으로 종으로 팔려 온 사건 등과 같은 숱한 불행들로 얼룩진 인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의 훈련 과정들 통하여 야곱은 이스라엘로 변화되어 갔으며, 그것이 바로 장자의 복에 대한 실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하나님께서는 야곱으로 하여금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15:12-21)을 성취시킴으로써 구속사의 대계(大系)를 이루어가도록 인도하신 것입니다.

 

10-12: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 요셉이 바로의 명대로 그 아비와 형들에게 거할 곳을 주되 애굽의 좋은 땅 라암세스를 그들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고, 또 그 아비와 형들과 아비의 온 집에 그 식구를 따라 식물을 주어 공궤하였더라.

  야곱은 바로와의 첫 만남에서도 축복하였으며 나오면서도 축복하였습니다. 이 축복은 철저한 하나님의 신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야곱은 상대가 당대 최강의 나라 애굽의 왕이라 할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을 증거하는 신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셉은 가족들이 살 곳으로 고센 지역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인 라암세스를 주었습니다. 라암세스는 야곱 가족이 거주할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후일 건설된 애굽의 국고성(1:11)입니다. 그러나 라암세스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은 모세가 출애굽 당시의 백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을 삼게 하고기업은 영주하면서 대대로 물려받는 토지를 말합니다. 요셉의 형들은 바로에게 우거하러 왔다고 말했지만, 요셉은 가족들에게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는 땅을 기업으로 준 것입니다. ‘공궤또한 부모가 그 자녀를 위해 음식을 마련하듯이, 야곱의 모든 가족에게 적절한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당시의 기근에 비추어 식량을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게 공급한 것입니다.

 

13: 기근이 더욱 심하여 사방에 식물이 없고 애굽 땅과 가나안 땅이 기근으로 쇠약하니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흉년은 애굽 땅은 물론이요 가나안과 그 주변 모든 국가에 해당했습니다. 이는 세계적인 대기근이며, 그 배후에는 하나님께서 요셉을 높이며, 그의 지위를 통하여 야곱 가문을 애굽으로 이주시켜 번성케 하시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요셉은 7년 대흉년은 주변 모든 나라들이 식량 부족으로 인하여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요셉은 식물을 잘 관리하여 애굽의 온 백성과 주변 나라까지 먹여 살리는 선정을 베풀었습니다.

 

14,15: 요셉이 곡식을 팔아 애굽 땅과 가나안 땅에 있는 돈을 몰수이 거두고 그 돈을 바로의 궁으로 가져오니, 애굽 땅과 가나안 땅에 돈이 진한지라 애굽 백성이 다 요셉에게 와서 가로되 돈이 진하였사오니 우리에게 식물을 주소서 어찌 주 앞에서 죽으리이까.

  당시 근동 지방은 크게 애굽과 가나안으로 구분했습니다. 그러므로 애굽 땅과 가나안 땅에 흉년이 들었다는 표현은 결국  근동 지방 전체가 흉년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양식을 구할 곳은 애굽 왕궁의 곡식 창고뿐이었습니다따라서 근동 지방의 모든 곳에서 곡식을 사기 위해 돈을 가지고 바로의 왕궁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 돈은 일정하게 주조된 화폐가 아니라, ‘이 화폐로 통용되었습니다. ‘몰수(沒數)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거두었다는 뜻으로, 근동 및 아프리카 북부 지역의 모든 경제력이 애굽에 집중되었고, 애굽은 실제적인 패권국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의 기근이 너무나 극심하여 돈을 주고 양식을 사도 끝나지 않았으며,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도 기근이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백성들은 돈까지 다 떨어졌으나 죽지 않기 위해서는 요셉에게 양식을 줄 것을 간청하였습니다.

 

16,17: 요셉이 가로되 너희의 짐승을 내라. 돈이 진하였은즉 내가 너희의 짐승과 바꾸어 주리라. 그들이 그 짐승을 요셉에게 끌어 오는지라 요셉이 그 말과 양 떼와 소떼와 나귀를 받고 그들에게 식물을 주되 곧 그 모든 짐승과 바꾸어서 그 해 동안에 식물로 그들을 기르니라.

  양식과 짐승을 교환한 것은, 백성들에게 계속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짐승을 상품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는 것이며, 계속되는 기근으로 인해 백성들이 짐승을 먹일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사들여 사육하겠다는 뜻입니다. ‘그 해 동안에기근 6년째를 말합니다. 어떻게 6년째인 것을 알 수 있느냐 하면 23절에서 종자를 나누어 준 것에서 이런 추정이 가능합니다.

 

18,19: 그 해가 다하고 새 해가 되매 무리가 요셉에게 와서 그에게 고하되 우리가 주께 숨기지 아니하나이다. 우리의 돈이 다하였고 우리의 짐승 떼가 주께로 돌아갔사오니 주께 낼 것이 아무 것도 남지 아니하고 우리의 몸과 전지((田地)뿐이라. 우리가 어찌 우리의 전지와 함께 주의 목전에 죽으리이까 우리 몸과 우리 토지를 식물로 사소서 우리가 토지와 함께 바로의 종이 되리니 우리에게 종자를 주시면 우리가 살고 죽지 아니하고 전지도 황폐치 아니하리이다.

  이제 흉년 6년이 다 가고, 7년째가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이제 돈도 업고, 돈 대신 사용한 가축까지도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단만 몸과 땅 밖에 남지 않았다고 실토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지막 남은 재산인 자신의 모과 토지마저 상품 대용으로 내어 놓고 식량을 구해야 하는 매우 급박한 상황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지혜를 받아 이런 상황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7년 풍년 동안 큰 창고를 군데군데 지어 대비하였으니, 하나님의 지혜를 받은 자의 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백성들은 자신들과 토지를 국가에 모두 귀속시킬지라도 곡물을 구하여 연명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종자를 주시면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인데 어찌 종자즉 다음 해에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보관한 까지도 먹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땅까지도 국가의 소유가 되어 강력한 왕권을 갖출 수 있게 되었으며, 백성들 간에는 빈부의 차가 줄어들게 되었으며, 나중에는 세제를 개혁하여 원활한 통치기반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1: 그러므로 요셉이 애굽 전지를 다 사서 바로에게 드리니 애굽 사람이 기근에 몰려서 각기 전지를 팖이라. 땅이 바로의 소유가 되니라. 요셉이 애굽 이 끝에서 저 끝까지의 백성을 성읍들에 옮겼으나,

  당시 토지제는 개별소유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라고 할지라도 개인의 토지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제도였습니다. 7년 대기근은 그 모든 토지들을 정당한 매매절차를 거쳐 국가의 소유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이는 백성들의 소유가 평준화되고, 국가는 백성들의 생존을 책임지게 되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애굽 전역이 국가 소유가 되고, 요셉은 백성들을 곡식이 있는 성읍으로 옮겨 그들의 생존을 책임진 것입니다.

 

22: 제사장의 전지는 사지 아니하였으니 제사장은 바로에게서 녹을 받음이라. 바로의 주는 녹()을 먹음으로 그 전지를 팔지 않음이었더라.

  당시 애굽에도 제사장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각종 우상을 섬기는 자들입니다. 정교일치(政敎一致)를 지향하는 애굽에서는 급료를 받는 고위 관료와 같은 위치였습니다. 그런 관계로 기근 중에도 국가에서 공급하는 곡물이 있기 때문에 생활고를 겪지 않을 수 있었으며, 가축이나 토지를 팔지 않아도 되었던 것입니다.

 

23-25: 요셉이 백성에게 이르되 오늘날 내가 바로를 위하여 너희 몸과 너희 전지를 샀노라. 여기 종자가 있으니 너희는 그 땅에 뿌리라. 추수의 오 분 일을 바로에게 상납하고 산분은 너희가 취하여 전지의 종자도 삼고 너희의 양식도 삼고 너희 집 사람과 어린 아이의 양식도 삼으라. 그들이 가로되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종이 되겠나이다.

  이제 7년 대흉년이 끝나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백성들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종자를 공급하는 대신에 수확량의 1/5을 거두는 조세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당시 국가들이 반 이상을 거두는 것에 비하면 매우 관대한 것으로 백성을 배려하는 요셉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백성들의 입장에서도 몸과 토지까지 바로의 것이 된 상황에서 요셉의 이러한 조치는 마치 은혜와 같은 것입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종이 되겠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조세제도를 감사하게 받아들여 소작농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당시 생활이 곤궁한 자들은 자원해서 타인의 노예가 되는 때도 있었습니다(21:2, 7; 25:39).

 

26: 요셉이 애굽 토지법을 세우매 그 오 분 일이 바로에게 상납되나 제사장의 토지는 바로의 소유가 되지 아니하여 오늘까지 이르니라.

  후일 모세가 창세기를 기록하던 당시까지 이 조세 제도가 계속되었습니다. 이 조세제도는 애굽 토지법의 기초를 이루어 상당 기간 동안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애굽 토지 전체가 바로의 것이 되며, 다만 제사장 계급은 토지 소유의 자유가 허락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소출의 1/5을 국가에 상납하는 것이 요셉이 세우 토지법입니다.

 

27: 이스라엘 족속이 애굽 고센 땅에 거하며 거기서 산업을 얻고 생육하며 번성하였더라.

  아브라함을 통해 주셨던 언약이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12:2;17:6).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문화적 사명이기도 합니다(1:28). 백성의 수가 번성하여 충만해져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의무가 성도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28,29: 야곱이 애굽 땅에 십 칠 년을 거하였으니 그의 수가 일백 사십 칠 세라. 이스라엘의 죽을 기한이 가까우매 그가 그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네 손을 내 환도뼈 아래 넣어서 나를 인애와 성심으로 대접하여 애굽에 장사하지 않기를 맹세하고,

  앞에서 야곱이 애굽으로 올 때의 나이가 130세라고 했는데, 그 근거가 바로 본 절에서 그의 나이가 147세이며, 애굽에 온지 17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아들 요셉 덕택에 기근에서 무사할 수 있었으며, 애굽에서 17년 동안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께서 요셉을 통해 자신의 가문에 내린 은혜로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제 야곱은 요셉으로 하여금 자신을 애굽에 장사하지 않도록 맹세하게 합니다. 환도뼈 밑에 손을 넣는 것은, 환도뼈는 엉덩이뼈와 넓적다리뼈 사이에 있는 뼈로, 고대인들에게 이 환도뼈는 후손의 번식 기관으로서 생명을, 사람의 가장 은밀한 부분으로서 신뢰를,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환도뼈에 손을 대고 맹세하는 것은 맹세 당사자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 또 그 맹세를 신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하는 표시였습니다.

 

30: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매어다가 선영(先塋)에 장사하라. 요셉이 가로되 내가 아버지의 말씀대로 행하리이다.

  야곱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유언을 남기고 있습니다. 족장시대에는 죽음 자체를 조상들에게로 돌아가 그들과 함께 거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25:8; 35:29). 야곱의 선영은 헤브론에 있는 막벨라 굴입니다(23:1-20). 그곳에는 아브라함, 사라, 이삭, 리브가 및 야곱의 아내 레아가 장사되어 있는 곳입니다(49:31).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선영에 묻히기를 원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곱은 단순한 그런 차원이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애굽에서 누리는 부귀보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이스라엘의 참된 기업인 가나안을 사모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본향으로 자신의 후손들을 인도할 것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31: 야곱이 또 가로되 내게 맹세하라.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경배하니라.

  야곱이 매우 노쇠하여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히브리서 기자는 기록하고 있습니다(11: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하나님께 경배를 드리는 엄숙한 모습은, 참 신앙인의 고귀한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도에게 있어서 그 최후의 몸짓은 지금까지 인도해 주셨고 장차 하늘 가나안으로 인도하실 하나님께 경배하고 찬양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