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제36장 강해 - 에돔의 대략
지난 장에서는 야곱이 벧엘로 돌아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것과 12아들에 대한 내용이 기록이 되었습니다. 이 번 장에서는 잠시 방향을 돌려 에서 곧 에돔의 대략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1-2: 에서 곧 에돔의 대략이 이러하니라. 에서가 가나안 여인 중 헷 족속 중 엘론의 딸 아다와 히위 족속 중 시브온의 딸 아나의 소생 오홀리바마를 자기 아내로 취하고
‘대략’이라는 말은 족보, 계보라는 뜻입니다. 에서는 처음에 가나안 족속 중 헷 족속과 히위 족속의 여자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이는 1부1처제를 어긴 것이고, 이방인과의 통혼을 한 것으로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 것입니다. 즉 에서의 결혼은 자신의 불신앙을 드러낸 것이며 자신의 어리석고 추함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3: 또 이스마엘의 딸 느바욧의 누이 바스맛을 취하였더니
에서는 자신이 가나안 족속에서 아내를 취한 것에 대하여 부모가 기뻐하지 않는 것을 알고는, 이번에는 이스마엘 족속에게로 가서 또 다른 아내를 취하였습니다. 이 또한 자신이 얼마나 영적으로 무지한 지를 나타내는 행위였습니다. 이스마엘의 경우에는 가나안 족속은 아니었으나, 하나님의 구속사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4,5: 아다는 엘리바스를 에서에게 낳았고, 바스맛은 르우엘을 낳았고, 오홀리바마는 여우스와 알람과 고라를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들이요 가나안 땅에서 그에게 낳은 자더라.
‘엘리바스’는 ‘하나님의 힘’이라는 뜻이며, 욥의 친구와 동명이인(욥 2:11)입니다. ‘르우엘’은 ‘하나님의 친구’라는 뜻으로 모세의 장인과 동명이인(민 10:29)입니다. ‘여우스’는 ‘여호와께서 재촉하시는 자’, ‘거두어 모으는 자’라는 뜻이며, ‘알람’은 ‘여호와께서 감추는 자’라는 뜻입니다. ‘고라’는 ‘대머리’ 혹은 ‘숨김없이’라는 뜻입니다. 자식들의 이름으로 볼 때에는 여호와의 신앙과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에서가 여호와의 신앙을 지키고 있었다거나 자식들이 여호와 신앙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름만 그럴 뿐이므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그에 합당한 삶을 이루지 못하는 자”(계3:1)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6-8: 에서가 자기 아내들과 자기 자녀들과 자기 집의 모든 사람과 자기의 가축과 자기 모든 짐승과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얻은 모든 재물을 이끌고 그 동생 야곱을 떠나 타처로 갔으니, 두 사람의 소유가 풍부하여 함께 거할 수 없음이러라. 그들의 우거한 땅이 그들의 가축으로 인하여 그들을 용납할 수 없었더라. 이에 에서 곧 에돔이 세일 산에 거하니라.
에서가 야곱이 서로 다른 곳에 살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가지고 있는 가축과 짐승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목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이유는 하나님께서 야곱과 에서를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야곱은 택함을 받았고, 에서는 버림을 받은 것입니다. 이삭의 예언대로 에서는 산과 들에서 칼을 의지하면서 살 것이며, 아우를 섬기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27:39-40). 그러나 야곱에게는 기름진 땅에서 살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풍성함을 누리게 될 것이며, 만민으로부터 섬김을 받게 될 것이며, ‘네게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네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한다.’(27:28-29)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에서는 세일 산을 근거지로 삼아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9-14: 세일 산에 거한 에돔 족속의 조상 에서의 대략이 이러하고, 그 자손의 이름은 이러하니라. 에서의 아내 아다의 아들은 엘리바스요 에서의 아내 바스맛의 아들은 르우엘이며, 엘리바스의 아들들은 데만과 오말과 스보와 가담과 그나스요,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의 첩 딤나는 아말렉을 엘리바스에게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내 아다의 자손이며, 르우엘의 아들들은 나핫과 세라와 삼마와 미사니 이들은 에서의 아내 바스맛의 자손이며, 시브온의 손녀 아나의 딸 에서의 아내 오홀리바마의 아들들은 이러하니 그가 여우스와 알람과 고라를 에서에게 낳았더라.
에서는 세일 산에 살던 ‘호리족속’을 정복한 후에 그곳을 거주지로 정하였습니다. 에서의 아내는 아다와 바스맛과 오홀리바마 3명이며, 아들은 엘리바스, 르우엘, 여우스, 알람, 고라 5명이고, 손자는 데만, 오말, 스보, 고라, 가담, 그나스, 아말렉, 나핫, 세라, 삼마, 미사 등 11명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후손을 점차 번성케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25:23)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비록 에서는 택하지 않으셨으나 아브라함과의 약속은 지키고 계시며, 불택자들의 삶까지도 지배하시고 후원하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에 특별히 정식 부인이 아닌 엘리바스의 첩 ‘딤나’와 그 아들 ‘아말렉’이란 이름이 나타나는데, 이는 차후 아말렉이 이스라엘과 끊임없이 대적하게 되기 때문으로 보이며, 에돔 족속 가운데서도 배탁적인 부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첩의 자식임을 밝히고자 함으로 보입니다.
15-19: 에서의 자손 중 족장은 이러하니라. 에서의 장자 엘리바스의 자손에는 데만 족장, 오말 족장, 스보 족장, 그나스 족장과, 고라 족장, 가담 족장, 아말렉 족장이니 이들은 에돔 땅에 있는 엘리바스로 말미암아 나온 족장들이요 이들은 아다의 자손이며, 에서의 아들 르우엘의 자손에는 나핫 족장, 세라 족장, 삼마 족장, 미사 족장이니 이들은 에돔 땅에 있는 르우엘로 말미암아 나온 족장들이요, 이들은 에서의 아내 바스맛의 자손이며, 에서의 아내 오홀리바마의 아들들은 여우스 족장, 알람 족장, 고라 족장이니 이들은 아나의 딸이요 에서의 아내인 오홀리바마로 말미암아 나온 족장들이라. 에서 곧 에돔의 자손으로서 족장 된 자들이 이러하였더라.
에서의 아들과 손자에 해당하는 족장들이 열거되고 있습니다. 이는 에서의 후손들이 칼을 의지해서 사는 자들로서(27:40), 그 전투적 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족장’이라는 말은 ‘가르치는 자, 또는 ’천 명의 통솔자‘라는 뜻으로, 한 가계의 최고 실권자나 부족의 장을 가리킵니다. 에서의 후손들 중에 이런 족장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정치적, 군사적 힘이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족장들은 에서의 손자들이었는데, 유독 오홀리바마 소생의 족장들은 에서의 아들들이었습니다. 이는 오홀리바마의 아들들이 특출하며, 다른 아들들보다 더 큰 권위를 인정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20-30: 그 땅의 원거인 호리 족속 세일의 자손은 로단과 소발과 시브온과 아나와 디손과 에셀과 디산이니 이들은 에돔 땅에 있는 세일의 자손 중 호리 족속으로 말미암아 나온 족장들이요, 로단의 자녀는 호리와 헤맘과 로단의 누이 딤나요, 소발의 자녀는 알완과 마나핫과 에발과 스보와 오남이요, 시브온의 자녀는 아야와 아나며 이 아나는 그 아비 시브온의 나귀를 칠 때에 광야에서 온천을 발견하였고, 아나의 자녀는 디손과 오홀리바마니 오홀리바마는 아나의 딸이며, 디손의 자녀는 헴단과 에스반과 이드란과 그란이요, 에셀의 자녀는 빌한과 시아완과 아간이요, 디산의 자녀는 우스와 아란이니, 호리 족속의 족장들은 곧 로단 족장, 소발 족장, 시브온 족장, 아나 족장, 디손 족장, 에셀 족장, 디산 족장이라. 이들은 그 구역을 따라 세일 땅에 있는 호리 족속으로 말미암아 나온 족장들이었더라.
세일 땅에 거주하던 원주민은 ‘호리 족속’입니다. ‘호리’라는 말은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해 근방의 석회암 동굴을 주무대로 살아가던 족속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일은 아브라함 땅이 엘람 왕 그돌라오멜에 의해 침탈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14:5,6), 에서에게 복속되거나 추방을 당하게 되었습니다(신 2:12,22). 에서의 아내 오홀리바마와 에서의 아들인 엘리바스의 첩 딤나가 호리 출신입니다. ‘호리’의 족속의 조상이 ‘세일’입니다. 세일은 ‘거친, 메마른’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살고 있는 땅이 척박하여 그런 명칭이 붙여진 듯합니다. 세일의 후손은 ‘로단’에서 ‘호리, 헤맘, 딤나(딸)’가 나왔고, 소발로부터는 ‘알완, 마나핫, 에발, 스보, 오남’이 나왔고, 시브온으로부터는 ‘아야, 아나’가 나왔고, 아나로부터는 ‘디손과 오홀리바마(딸)’가 나왔고, 디손으로부터는 헴단과 에스반과 이드란과 그란이 나왔으며, 에셀로부터는 빌한과 사아완과 아간‘이 나왔으며, 디산으로부터는 ’우스와 아란‘이 나왔습니다. 24절에서 ‘광야에서 온천을 발견하였고’라고 하였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찾아낸 것입니다. 사해 근방에는 지금도 여러 군데에 유황 성분의 온천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그 구역을 따라’ 즉 각자의 족장들을 따라 독립된 영역을 유지하고 살고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에서의 자손에 대한 기사가 나오다가 호리 족속이 나오는 것은, 호리 족속과 에서 자손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에서는 호리 족속과 통혼으로 상호 동화가 되었을 것이며, 부분적으로 호리 족속 중 일부는 다른 곳으로 쫓겨났을 것입니다. 이는 에서가 언약의 백성으로부터 이방 족속으로 점차 전락되어 가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리는 왕이 이러하니라.
이스라엘에 왕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불택자인 에서의 후손에서 왕이 먼저 등장을 하였습니다. 이는 세상적으로는 이스라엘보다 정치, 사회적 발전이 앞선 것입니다. 세상의 질서 속에서는 세상에 속한 자들이 하늘에 속한 자들보다 그 번영의 속도가 훨씬 빠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번영은 시간적, 장소적으로 분명한 한계를 보입니다. 반면에 택한 자들의 경우에는 세상적으로 더디거나 미약한 모습이 있을 수 있지만, 영원한 천국이라고 하는 무제한적인 복을 받는 자들이므로 불택자들의 번성이나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할 것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32: 브올의 아들 벨라가 에돔의 왕이 되었으니 그 도성의 이름은 딘하바며,
에돔의 첫 왕이 ‘벨라’입니다. 도성의 이름은 ‘딘하바’로, 딘하바는 주거하며 생활하는 근거지이면서도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의미가 더욱 강하 풍기고 있습니다. ‘딘하바’는 ‘약탈자의 은거지, 은폐’ 등의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요새임을 알 수 있습니다.
33-39: 벨라가 죽고 보스라 사람 세라의 아들 요밥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고, 요밥이 죽고 데만 족속의 땅의 후삼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고, 후삼이 죽고, 브닷의 아들 곧 모압 들에서 미디안 족속을 친 하닷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니 그 도성 이름은 아윗이며, 하닷이 죽고 마스레가의 삼라가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고, 삼라가 죽고, 유브라데 하숫가 르호봇의 사울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고, 사울이 죽고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고,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죽고 하달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니 그 소성 이름은 바우며, 그 처의 이름은 므헤다벨이니 마드렛의 딸이요 메사합의 손녀더라.
에돔의 첫 왕 벨라가 죽고 나서 보스라 사람 세라의 아들 요밥이 왕이 되고, ~되고 하는 것을 보면 아들에게로 왕위가 계승되지 않고 여러 족장들에 의해 선출되거나 각 족속이 돌아가면서 선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족장 위주의 분권적인 정치 체제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39절에는 ‘하달’이 왕이 되었으며, 그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모세가 글을 기록할 당시에 하달이 생존해 있었다는 한 증거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출애굽 당시 모세는 에돔 영토를 지나기 위해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냈는데, 이때의 에돔 왕이 바로 하달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40-43: 에서에게서 나온 족장들의 이름은 그 종족과 거처와 이름대로 이러하니 딤나 족장, 알와 족장, 여뎃 족장, 오홀리바마 족장, 엘라 족장, 비논 족장, 그나스 족장, 데만 족장, 밉살 족장, 막디엘 족장, 이람 족장이라. 이들은 그 구역과 거처를 따른 에돔 족장들이며 에돔 족속의 조상은 에서더라.
여기에서 나온 족장들의 이름은 하달이 죽은 후에 그 대를 이은 족장들이 지배하던 주요 성읍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구역과 거처를 따른 에돔 족장들이며’라는 것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로서 에서 계열의 후손들에 관한 대략적인 내용이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후손들의 상세한 기록과 다르게 쇠락해 가는 불택자들의 세상적인 삶의 퇴조와, 하나님 나라와 그 백성을 핍박하는 악한 세력의 비극적인 결말을 바라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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