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창세기 제34장 강해 - 세겜의 치욕과 악행

chukang 2011. 11. 12. 09:33

창세기 제34장 강해 - 세겜의 치욕과 악행

 

  세겜 성 앞의 땅을 사거 기거하던 야곱의 집안에 큰 우환이 생겼습니다. 딸 디나가 세겜 땅의 추장의 아들에게 강간을 다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야곱의 아들들은 할레를 받으면 결혼을 시키겠다는 말로 세겜의 추장과 아들을 속이고, 온 주민이 할례를 받고 고통 중에 있을 때에 이들을 습격하여 모든 남자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야곱은 아들들의 행동을 책망하고, 아들들은 그들이 디나를 창녀와 같이 대우하였기 때문이라고 자신들의 행동을 변명하고 있습니다.

 

1: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 여자를 보러 나갔더니

  디나는 판단, 여자 재판관이라는 뜻으로, 레아가 낳은 외동딸입니다. 그러나 야곱에게는 디나 외에 다른 딸들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37:35; 46:7). 디나가 요셉보다 먼저 태어났다면(30:21) 야곱이 가나안 땅 숙곳에 도착했을 때(33:17) 일곱 살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본장에서는 어엿한 처녀로 성숙해 잇는 것을 볼 때에, 야곱은 상당 기간을 숙곳에 머물렀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나의 나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세겜 땅의 여자를 보러 나갔다는 것은 비슷한 또래를 만나 교제를 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충분히 자신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2: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 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히위 족속은 함의 후손으로(10:6,7) 세겜 지역을 중심으로 가나안 땅에 정착했던 초기 원주민 족속입니다. 추장은 전체 부족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절대 권력자입니다. 세겜은 부친 하몰의 뒤를 이어 추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몰은 일찍부터 그 땅에 성읍을 건설하고 세겜 성이라 이름 지었습니다(33:18). ‘끌어 들여이 말은 세겜이 디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끌고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욕되게 하고이는 미혼의 처녀에게 있어서 순결의 상실은 최대의 모욕과 수치라는 뜻입니다. 이는 고대 가나안 사회의 낮은 도덕 수준과 추장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횡포였습니다. 또한 디나가 보호자도 없이 혼자 다니며 행동거지를 조심하지 않는 잘못도 있습니다.

 

3: 그 마음이 깊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연련하여 그 소녀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말로 위로하고

  세겜의 영혼은 디나에게 깊이 빠져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강제로 범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 온 마음을 다해 디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디나가 졸지에 순결을 잃고 고통스러워할 때에 세겜은 자신의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전한 것입니다.

 

4: 그 아비 하몰에게 청하여 가로되 이 소녀를 내 아내로 얻게 하여 주소서 하였더라.

  고대 족장 시대에 있어서 혼사(婚事)의 문제는 당사자들의 뜻보다 오히려 양측 부모 혹은 가문의 결정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추장이지만 아버지의 허락을 구하고 있습니다. ‘소녀라는 말은 나이에 구애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24:55), 나이 많은 어른이 자기보다 어린 여자에게(2:5,6,22; 9:24) 사용하였습니다.

 

5: 야곱이 그 딸 디나를 그가 더럽혔다 함을 들었으나 자기 아들들이 들에서 목축하므로 그들의 돌아오기까지 잠잠하였고

  야곱은 디나가 세겜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들들이 들에서 목축하고 있는 까닭에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항의하거나 보복을 하려고 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며, 또 자식들과 신중하게 상의하여 처리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브가와 라반의 관계에서 보듯이(24:29, 50, 51), 장성한 오빠들은 누이동생의 결혼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당시 혼사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온 가문의 중대사이기 때문입니다.

 

6: 세겜의 아비 하몰은 야곱에게 말하러 왔으며

  세겜과 디나의 결혼 문제를 정식으로 의논하기 위해서 하몰은 야곱을 찾아왔습니다. 하몰은 상당한 예의를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땅의 실질적인 지배자이면서도 야곱을 불러 혼인을 강요하는 일방적 통보를 하지 않고 직접 야곱을 찾아 간 것은, 세겜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과 아울러 비록 야곱이 나그네로서 우거하고 있으나 그 세력과 경제력을 상당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7: 야곱의 아들들은 들에서 이를 듣고 돌아와서 사람사람이 근심하고 심히 노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야곱의 딸을 강간하여 이스라엘에게 부끄러운 일 곧 행치 못할 일을 행하였음이더라.

  야곱의 자식들 모두가 괴로움과 슬픔 중에 근심했습니다. 디나의 수욕이 야곱 집안에 얼마나 큰 수치이며 불행인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히 노하였으니그들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이글거렸습니다. 이 사건은 야곱이 이스라엘로 개명된 뒤에 일어난 최초의 수치스러운 일로 즉 언약의 가문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8,9: 하몰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 세겜이 마음으로 너희 딸을 연련하여 하니 원컨대 그를 세겜에게 주어 아내를 삼게 하라. 너희가 우리와 통혼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취하고

  ‘연련(戀戀)하여이 말은 사랑의 마음으로 같이 연합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로 볼 때에 비록 세겜은 강간으로 디나의 순결을 빼앗았지만 그녀를 열렬히 사랑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진심을 알기 때문에 세겜의 아버지 하몰은 정중하게 혼인을 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족 간에도 서로 혼인하여 동맹관계를 맺고자 하는 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방 족속인 히위 족속에게는 이런 통혼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우상을 섬기는 가나안 족속과의 통혼은 하나님께서 결코 원치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7:3)

 

10: 너희가 우리와 함께 거하되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하고

  ‘매매하며이 말은 두루 돌아다니다는 뜻으로 무역하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즉 세겜 땅에서 마음 놓고 장사를 하라는 하몰의 배려입니다. ‘기업은 땅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하몰은 야곱 가문에게 세겜 땅에 정착해서 살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11: 세겜도 디나의 아비와 남형들에게 이르되 나로 너희에게 은혜를 입게 하라. 너희가 내게 청구하는 것은 내가 수응하리니

  ‘남형은 디나의 오라비들을 말합니다. 세겜은 디나의 오라비들에게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세겜이 디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혼인을 승낙해 줄 것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혼인 시에 요구하는 것들은 무엇이든지 즉 통상의 혼인 예물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것입니다.

 

12: 이 소녀만 내게 주어 아내가 되게 하라 아무리 큰 빙물과 예물을 청구할지라도 너희가 내게 말 한 대로 수응하리라.

  ‘빙물은 신부의 아비에게 신부 몸값으로 신랑 측에서 지불하는 대가입니다. 때로는 빙폐(22:16), 폐백(삼상 18:25) 등으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고대 농경 사회나 유목 사회에서는 인력 의존도가 매우 컸기 때문에 딸을 결혼시키는 것은 그만한 인력을 손실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신랑 측에서는 신부 측에 인력 손실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신부의 몸값을 지불하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예물은 신부에게 주는 결혼 선물을 의미합니다. 세겜은 야곱 가문에서 혼인의 대가로 요구하는 방물과 예물을 반드시 수응(酬應: 보상에 응하다)하겠다고 하였습니다.

 

13: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과 그 아비 하몰에게 속여 대답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그 누이 디나를 더럽혔음이라.

  야곱의 아들들이 하몰과 세겜을 속여 대답한 내용은 14-17절에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문맥을 보면 아들들은 야곱까지 속였습니다. 야곱은 자식들과 의논하여 디나 사건을 지혜롭게 처리하려고 하였으나, 자식들은 처참한 복수극을 위하여 세겜은 물론 그 아비마저 속인 것입니다. 그들은 복수하여 디나의 수욕을 씻고자 하는 강렬한 분노를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14: 야곱의 아들들이 그들에게 말하되 우리는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할례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 없노니 이는 우리의 수욕이 됨이니라.

  할례는 드러내다, 벗다는 뜻으로 남자 성기의 귀두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표피를 잘라내는 의식적(儀式的) 행위입니다. 할례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의 징표로, 낳은 지 8일 만에 할례를 행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17:9-14). 따라서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의 언약과 관계가 없는 이방인입니다. 이스라엘은 무할례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불순종으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이런 이방인과의 혼인을 있을 수 없는 수욕(羞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5: 그런즉 이같이 하면 너희에게 허락하리라. 만일 너희 중 남자가 다 할례를 받고 우리 같이 되면

  이 말은 복수를 위한 야곱의 아들들의 계략입니다. 아마도 형제들은 세겜과 대화를 나누기 전에 이미 서로 상의하여 복수의 방법을 생각해 둔 것 같습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언약의 증표를 부당한 목적에 사용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는 잘못된 행위로 하나님의 거룩한 증표를 모욕하는 일입니다.

 

16,17: 우리 딸을 너희에게 주며 너희 딸을 우리가 취하며 너희와 함께 거하여 한 민족이 되려니와, 너희가 만일 우리를 듣지 아니하고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우리는 곧 우리 딸을 데리고 가리라.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이 디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심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이용하여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할례를 받지 않으면 혼인을 시킬 수 없다고 협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8,19: 그들의 말을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이 좋게 여기므로, 이 소년이 그 일 행하기를 지체치 아니하였으니 그가 야곱의 딸을 사랑함이며 그는 그 아비 집에 가장 존귀함일러라.

  ‘좋게 여기므로이 말은 눈에 만족했다는 뜻으로 결혼의 전제 조건으로 할례 시행을 요구한 것을 하몰 부자가 받아들일 것을 결심했음을 뜻합니다. ‘이 소년은 세겜을 가리킵니다. 성경에서 소년이라는 단어도 소녀와 마찬가지로 폭넓게 사용이 되었습니다. 하몰은 세겜을 집안에서 가장 사랑했기 때문에 자기 뒤를 이어 추장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20,21: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이 성문에 이르러 그 고을 사람에게 말하여 가로되, 이 사람들은 우리와 친목하고 이 땅은 넓어 그들을 용납할 만하니 그들로 여기서 거주하며 매매하게 하고 우리가 그들의 딸들을 아내로 취하고 우리 딸들도 그들에게 주자.

  성문은 고대 사회에서 성읍으로 통행하는 유일한 통로이며, 성문 앞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자연히 성문 앞에는 넓은 공토가 생겨 시장, 만남의 장소, 재판 장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세겜도 성문 앞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야곱과의 일에 대하여 설명하고 권유하고자 한 것입니다. 말하는 내용은 첫째 친목, 둘째 통상, 셋째 통혼이었습니다. 당시 인구에 비해 세겜 지역의 땅이 넓어 야곱 일행과 함께 살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22: 그러나 우리 중에 모든 남자가 그들의 할례를 받음 같이 할례를 받아야 그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거하여 한 민족 되기를 허락할 것이라.

  세겜은 앞에서 야곱 일행과의 교류의 장점에 대해서 말한 후에, 본론으로 할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례를 받도록 하기 위하여 자신들이 야곱 일행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견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23: 그리하면 그들의 생축과 재산과 그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다만 그 말대로 하자 그리하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거하리라.

  ‘생축은 보통 양떼나 소떼를 가리킵니다. 짐승은 짐을 나르는 동물로 약대와 나귀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세겜은 야곱 일행을 자신들이 흡수 통합할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또 할례를 받게 만들 큰 유혹으로 야곱 일행이 가지고 있는 모든 생축과 짐승들이 자신들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타산적인 세겜의 발상은 오히려 야곱의 아들들의 무서운 계략에 넘어간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24: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자가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의 말을 듣고 성문으로 출입하는 그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니라.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자라는 말은 세겜 성의 모든 남자를 말합니다. 이들은 세겜의 설득에 동조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5,26: 제 삼 일에 미쳐 그들이 고통 할 때에 야곱의 두 아들 디나의 오라비 시므온과 레위가 각기 칼을 가지고 가서 부지중에 성을 엄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 칼로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오고

  의학적으로 볼 때에 할례를 행한 후 3일 째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이 고통과 위기의 때가 지나야 비로소 수술 자국이 아물고 염증과 열이 가시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모든 형제들이 이 보복에 동참했지만, ‘시므온과 레위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둘은 디나와 같이 레아에게서 태어났습니다. 할례로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의 세겜 사람들을 도륙하다시피 하였습니다. 또한 하몰과 세겜까지 죽인 후에 디나를 데리고 왔습니다.

 

27-29: 야곱의 여러 아들이 그 시체 있는 성으로 가서 노략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그 누이를 더럽힌 연고라. 그들이 양과 소와 나귀와 그 성에 있는 것과 들에 있는 것과 그 모든 재물을 빼앗으며 그 자녀와 아내들을 사로잡고 집 속의 물건을 다 노략한지라.

  시므온과 레위를 포함한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세겜 사람의 학살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약탈 행위에는 적극 동참하였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매우 잔인하고 추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행위로 징계를 받아 마땅한 행위입니다. 음모와 배반과 복수와 약탈 행위는 아비 야곱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가지 속인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후일 이 일의 주동자인 시므온과 레위에게 야곱의 입을 통해 저주를 선언하셨습니다(49:5-7).

 

30: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이 땅 사람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냄새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 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리하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세겜 성 학살과 약탈의 소식을 들은 야곱은 즉시 그 일을 모의하고 적극 주동한 인물이 시므온과 레위임을 알았습니다. 그 두 아들을 지적하여 책망을 하였습니다. 이 두 형제는 불의한 공모를 괴한 보응으로 인하여 야곱의 임종 시 나누이고 흩어지는저주를 받았습니다(49:5-7). 당시 가나안에는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이 살고 있는데, 이 두 족속은 여러 족속을 통칭해서 부른 것입니다. 가나안 족속은 가나안 땅 중심부에 살고 있었고, 브리스 족속은 변두리와 산지에 거주했습니다. ‘냄새를 내게 하였도다.’ 이 말은 증오의 대상이 되게 했다는 뜻입니다. 세겜 성 학살과 약탈 소식이 가나안 부족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야곱 가문을 증오하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내 집이 멸망하리라.’ 언약 가문의 명예 실추와 더불어 야곱이 두려워 한 것은 가문의 멸절입니다. 원주민에 대한 잔인하고 무도한 학살과 노략질은 인근 부족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그 분노의 칼이 야곱을 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야곱 집안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인근 부족들로 하여금 야곱 집안을 두려워하게 만든 것입니다.(35:1,5)

 

31: 그들이 가로되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가하니이까?

  야곱의 아들들에게는 언약 가문의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했음을 암시합니다. 누이 디나의 수욕 사건을 일개인의 성적 모독 뿐만 아니라 선민에 대한 이방인의 모독으로 간주한 것입니다. 이러한 야곱의 아들들의 격분은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야곱의 아들들은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원인을 살피는 데에는 소홀했습니다. 단순한 자존심과 명예심이 앞섰습니다. 만일 그들이 하나님의 섭리(35:3)를 깨달았다면, 혈기와 분노를 앞세우기 전에 먼저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