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창세기 제30장 강해 - 계속되는 야곱의 자녀 출산

chukang 2011. 9. 24. 12:17

 

창세기 제30장 강해 - 계속되는 야곱의 자녀 출산

 

  앞 장에는 첫째 부인 레아로부터 4명의 아들을 얻었으며, 본 장에서는 7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얻게 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이 성취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1명의 아들 이삭을 낳았고, 이삭은 두 명의 아들 에서와 야곱을 낳았습니다. 야곱 때에 이르러 이처럼 12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낳는 약속의 성취는,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던 아브라함에게도 약속의 성취는 후대 3대 째에 가서야 비로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언약, 우리의 믿음의 기도 역시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때인 그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하겠습니다.

 

1: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 형을 투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고대 사회에서는 자식의 출산 그것도 아들의 출산은 한 가문의 계승과 번성을 넘어서 한 부족,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인력(人力)의 획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인이 결혼을 하여도 자식을 낳지 못하게 되면 매우 수치스럽게 여겼으며 하나님의 징계로까지 여겼습니다. 라헬의 경우에는 야곱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으나 자식을 출산하지 못하여,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고, 이는 언니인 레아를 투기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투기는 야곱에게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겠노라.”고 하는 말까지 내뱉는 위험수위에 도달하였습니다. ‘투기붉다(카나:קנא)’는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즉 투기할 때에 사람의 얼굴빛이 성난 사람처럼 붉게 물드는 현상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는 라헬의 투기가 은밀한 것이 아니라 매우 노골적이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2: 야곱이 라헬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그대로 성태(成胎)치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야곱은 라헬에게 자신이 어찌 하나님과 같이 전능하겠느냐고 노()를 발하였습니다. 야곱은 태의 주관자가 즉 자녀의 출산 문제는 전적인 하나님의 소관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시편에서는 태의 열매는 여호와의 상급”(127:3)이라고 하였습니다.

 

3: 라헬이 가로되 나의 여종 빌하에게로 들어가라 그가 아들을 낳아 내 무릎에 두리니 그러면 나도 그를 인하여 자식을 얻겠노라 하고,

  라헬은 야곱에게 자신의 여종 빌하와 동침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여주인이 임신하지 못할 경우, 그를 모시고 있던 시녀가 대신 남자 주인과 동침하여 자녀를 낳아 여주인에게 돌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세속적 관습이 믿음의 집안에서 행해지는 것은 분명히 불신앙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찍이 사라와 하갈의 관계에서 나타났듯이 하나님의 뜻을 인내로써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하게 인간의 계획대로 일을 처리한 것입니다.

 

4-6: 그 시녀 빌하를 남편에게 첩()으로 주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빌하가 잉태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은지라. 라헬이 가로되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소리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 하고 이로 인하여 그 이름을 단이라 하였으며

  첩은 결혼을 통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여자를 말합니다. 야곱은 자녀의 출산이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았지만, 라헬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신앙보다 앞섰기 때문에, 라헬의 뜻대로 시녀 빌하와 동침을 하게 되고, 빌하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라헬은 이름을 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판단이라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자신의 억울함을 판단하셔서 공의를 베푸셨다고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헬이 억울하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왜곡하고 있는 것입니다.

 

7,8: 라헬의 시녀 빌하가 다시 잉태하여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라헬이 가로되 내가 형과 크게 경쟁하여 이기었다 하고 그 이름을 납달리라 하였더라.

  ‘납달리라는 말은 경쟁이라는 뜻입니다. 레아는 4명의 아들을 직접 낳았고, 라헬은 시녀를 통하여 2명의 아들을 낳았을 뿐인데,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는 레아가 아들들을 출산한 뒤 야곱의 사랑을 전보다 듬뿍 받았는데, 이제 자신도 하녀를 통하여 두 명의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다시 야곱의 사랑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라고 하겠습니다.

 

9-13: 레아가 자기의 생산이 멈춤을 보고 그 시녀 실바를 취하여 야곱에게 주어 첩을 삼게 하였더니, 레아의 시녀 실바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으매, 레아가 가로되 복되도다 하고 그 이름을 갓이라 하였으며, 레아의 시녀 실바가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레아가 가로되 기쁘도다 모든 딸들이 나를 기쁜 자라 하리로다 하고 그 이름을 아셀이라 하였더라.

  아들을 네 명이나 출산한 레아지만, 동생 라헬의 득남 수단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시녀 실바를 야곱에게 첩으로 주어 결국 두 명의 자녀를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복됨, 행운이라는 뜻입니다. ‘아셀기쁨, 만족이라는 뜻입니다.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하여 언니와 동생이 경쟁적으로 자녀를 출산하고 있습니다. 중혼(重婚)과 축첩(蓄妾)으로 얼룩진 야곱 가정의 갈등과 불화와 경쟁과 질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러한 야곱의 가정을 선()으로 이끄시어 선민 이스라엘로 만드실 준비를 하시는 것입니다.

 

14,15: 맥추 때에 르우벤이 나가서 들에서 합환채를 얻어 어미 레아에게 드렸더니 라헬이 레아에게 이르되 형의 아들의 합환채를 청구하노라. 레아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내 남편을 빼앗은 것이 작은 일이냐 그런데 네가 내 아들의 합환채도 빼앗고자 하느냐 라헬이 라로되 그러면 형의 아들의 합환채 대신에 오늘 밤에 내 남편이 형과 동침하리라 하니라.

  이스라엘은 5월 초순경에 보리 수확을 시작으로 밀 추수까지 계속하는데, 이 시기를 맥추 때라고 합니다. 합환채는 팔레스타인 들판에서 자라는 만드라고라(mandragora)'라고 하는 감자과에 속한 식물로 보라색 꽃을 피우며, 노란색 토마토만한 열매를 맺는데 일명 사랑의 열매로 불립니다. 이 열매는 독특한 향기를 품고 있어 강장제, 정력제로 여겨졌습니다. 르우벤이 4,5세 가량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추수꾼들을 따라 들에 나갔다가 이 열매를 따온 듯합니다. 라헬은 그 합환채가 욕심이 나 달라고 하였습니다.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 한 것도 모자라서 아들의 합환채까지 빼앗으려고 하느냐고 말합니다. 라헬은 포기하지 않고, 합환채 대신 야곱을 언니 레아와 동침하게 한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16: 저물 때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매 레아가 나와서 그를 영접하며 이르되 내게로 들어오라 내가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노라 그 밤에 야곱이 그와 동침하였더라.

  야곱이 일하던 들은 르우벤이 합환채를 가지고 왔던 바로 그 들의 타작마당입니다. 하란 사람들은 목축과 농경을 같이 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레아는 야곱이 돌아오자 자신의 침실로 불러들였습니다. 자신은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야곱을 샀다고 말합니다. 이는 야곱이 자신과 동침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로 볼 때에 야곱은 여전히 라헬을 더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7: 하나님이 레아를 들으셨으므로 그가 잉태하여 다섯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레아에게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레아는 잉태하여 다섯째 아들을 낳게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이며, 장차 이스라엘의 12지파를 형성할 12아들의 기원은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18: 레아가 가로되 내가 내 시녀를 남편에게 주었으므로 하나님이 내게 그 값을 주셨다 하고 그 이름을 잇사갈이라 하였으며

  레아가 시녀를 야곱에 준 행위는 결코 옳은 것이 아니었는데도 그 값으로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잘못된 생각으로 선한 일을 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잇사갈이라는 이름은 , 보상이르는 뜻이며, 레아의 다섯째 아들이며, 야곱에게는 아홉 번째 아들입니다. 이 이름에는 합환채를 포기한 대가를 보상받았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19-21: 레아가 다시 잉태하여 여섯 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레아가 가로되 하나님이 내게 후한 선물을 주시도다 내가 남편에게 여섯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그가 나와 함께 거하리라 하고 그 이름을 스불론이라 하였으며, 그 후에 그가 딸을 낳고 그 이름을 디나라 하였더라.

  스블론는 거한다는 뜻입니다. 레아의 여섯 번째 아들이며 야곱에게는 열 번째 아들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동생 라헬에 비해서 여섯 아들이나 낳았으므로, 이제는 남편의 사랑을 받아 함께 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 후에 딸을 낳고 디나라고 불렀습니다. 이 이름은 판단, 재판관이라는 뜻입니다.

 

22-24: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 하나님이 그를 들으시고 그 태를 여신고로 그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가로되 하나님이 나의 부끄러움을 씻으셨다 하고,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니 여호와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하노라 함이었더라.

  하나님께서 라헬에게 아들을 주시지 않은 것은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라헬에게 레아에 비하여 좋지 않은 행실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자식이 없는 수치를 당하는 것을 불쌍히 여기셔서 라헬의 태를 여시고 잉태케 하셨습니다. 마침내 라헬로 아들을 낳고 요셉이라고 하였습니다. 요셉이라는 말은 불임의 수치와 부끄러움을 깨끗이 제거하고 씻었다는 뜻인 동시에, 또 다른 아들을 더해 달라는 소망과 기원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소망대로 라헬은 요셉의 동생 베냐민을 낳음으로써 성취가 되었습니다(35:16).

 

25,26: 라헬이 요셉을 낳은 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내 본토로 가게 하시되,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어 나로 가게 하소서 내가 외삼촌께 한 일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라헬은 야곱과 결혼 한 후 7, 하란에 온 지 14년이 다 지나갈 무렵에 비로소 요셉을 낳았습니다. 이 때는 야곱의 나이가 91세 가량으로, 고향 브엘세바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입니다. 라반에게 자신을 돌아가게 하되, 처자식과 함께 가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야곱은 외사촌 라반에게 마치 종과 같은 처지였습니다. 후일 라반이 딸들은 내 딸이요 자식들은 내 자식이요’(31:43)라고 한 것으로 보아 당시 종이 주인의 집을 떠날 경우, 주인집에 거하는 동안 얻은 처자는 함께 데리고 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후일 모세 율법에서는 이러한 것이 성문화되었습니다.(21:4-6) 종살이 기간이 만료되어 종이 자유의 몸이 될 경우에 종은 주인의 허락이 없이는 종살이 기간 동안 얻은 처자를 함께 데리고 갈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처자와 헤어지기를 원치 않을 경우에는 종은 계속해서 주인집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야곱의 요구도 이러한 풍습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야곱이 처자를 데리고 갈수 있도록 라반에게 요구한데는 자신이 라반과 맺은 계약을 충실히 지켰고, 성실하게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27,28: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인하여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유하라 또 가로되 네 품삯을 정하라 내가 그것을 주리라.

  하란 사람들은 여호와를 여러 신들 중에 하나로 아는 정도입니다. 라반이 여호와를 칭하는 것은 단순히 야곱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행위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호와께서 야곱으로 인하여 라반에게 복을 주신 것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때로 복 받을 자격이 없는 자라도, 하나님께서는 성도를 통하여 복을 주시기도 합니다.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라반의 이 말은 단 한 사람의 노동력을 잃지 않으려고 교묘한 말입니다. 몇 번이나 속임을 당한 야곱으로서는 라반이 사랑스러울 리가 없습니다. 라반은 다른 목자들보다 지혜롭고 성실한 야곱을 놓치는 것은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교묘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야곱을 붙들어 두려고 한 것입니다. 야곱을 계속해서 붙들어 두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계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라반은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정당하게 품삯을 계산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은 야곱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약속도 사실은 야곱을 붙들어 두기 위한 계책이었을 뿐입니다. 라반은 그 뒤로 열 번씩이나 야곱의 품삯을 속인 사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31:7).

 

29,30: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가 어떻게 외삼촌을 섬겼는지, 어떻게 외삼촌의 짐승을 쳤는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나이다. 나의 공력을 따라 여호와께서 외삼촌에게 복을 주셨나이다. 그러나 나는 어느 때에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야곱은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얻는 대신 14년 동안을 무보수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매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일을 했습니다. ‘나의 공력내 발이라는 뜻입니다. 즉 어디든지 당신의 양떼에게 내 발이 미쳤다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양떼를 쳐왔다는 표현입비다. ‘내 집을 세우리이까이 말은 남의 식솔에서 벗어나 한 집의 가장으로 떳떳하게 독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라반 밑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이 자신에게 약속된(28:13-15) 가나안 땅에서 복을 받아 번성하는 가문을 세우기를 열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도들도 이 땅의 나그네 삶에 안주하지 말고, 약속의 땅인 천국 가나안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11:13-16)

 

31: 라반이 가로되 내가 무엇으로 네게 주랴 야곱이 가로되 외삼촌께서 아무 것도 내게 주실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하여 이 일을 행하시면 내가 다시 외삼촌의 양떼를 먹이고 지키리이다.

  라반은 야곱을 붙들어 두는 것이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계산하고 요구를 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라반에게 여러 차례 속은 야곱은 이제는 속지 않을 계책을 세웠습니다. 라반에게는 매우 유리하고 자신에게는 매우 불리한 조건을 내세워 허락을 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자신이 목축에 상당한 재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며, 또한 하나님께서 반드시 복을 주실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32,33: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떼로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자와 점 있는 자와 검은자를 가리어 내며 염소 중에 점 있는 자와 아롱진 자를 가리어 내리니 이 같은 것이 나면 나의 삯이 되리이다. 후일에 외삼촌께서 오셔서 내 품삯을 조사하실 때에 나의 의가 나의 표징이 되리이다. 내게 혹시 염소 중 아롱지지 아니한 자나 점이 없는 자나 양 중 검지 아니한 자가 있거든 다 도적질한 것으로 인정하소서.

  야곱이 자신의 삯으로 요구한 것은 첫째 양떼 중에서는 순백을 제외한 양, 둘째 염소 떼 중에서는 순흑을 제외한 염소, 곧 아롱진 양, 점 있는 양, 검은 양, 그리고 점 있는 염소, 아롱진 염소를 자신의 삯으로 요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양의 정상적인 양의 털색은 흰색입니다. 그리고 염소는 검은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곱이 요구한 것들이 나오는 것은 매우 희박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제안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욕심이 많은 라반을 순순히 조건에 응하게 하는 것이며,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것만을 자신의 몫으로 삼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중에 조사해서 자신이 말한 것 외에 다른 것이 있다면 도적질한 것으로 해도 좋다고 말합니다. ‘나의 의가 나의 표징이 되리이다.’ 자신의 정직함이 자신을 증거 해 줄 것이라는 뜻으로, 계약 내용을 성실하게 지키겠다는 약속입니다.

 

34-36: 라반이 가로되 내가 네 말대로 하리라 하고 그 날에 그가 수염소 중 얼룩무늬 있는 자와 점 있는 자를 가리고 암염소 중 흰 바탕에 아롱진 자와 점 있는 자를 가려 자기 아들들의 손에 붙이고, 자기와 야곱의 사이를 사흘 길이 뜨게 하였고 야곱은 라반의 남은 양떼를 치니라.

  라반은 야곱의 말을 듣고 자신에게 매우 유리하다고 즉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그리고 혹시 야곱이 번복할까 염려하여 즉시 그 날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라반의 약삭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순색의 양과 염소를 점박이와 분리하는 작업을 시행했습니다. 구별한 두 떼 간에는 어떤 교미 행위도 벌어지지 못하도록 무려 3일간의 거리를 두었습니다. 야곱은 현재로서는 자신의 몫이 하나도 없는 흰 양과 검은 염소로만 구성된 가축 떼를 치게 된 것입니다.

 

37-39: 야곱이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취하여 그것들의 껍질을 벗겨 흰 무늬를 내고 그 껍질 벗긴 가지를 양떼가 와서 먹는 개천의 물구유에 세워 양떼에 향하게 하매 그 떼가 물을 먹으러 올 때에 새끼를 배니,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므로 얼룩얼룩 한 것과 점이 있고 아롱진 것을 낳은지라

  알록달록하게 만든 나무 가지를 개천의 물구유 옆에 세워둔 것은 양과 염소들이 물을 마시러 모일 때 그 앞에서 교미를 하게 되면, 그 무늬를 보고 수태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벧엘 언약을 좇아(28:13-15) 야곱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할 경우에는 과학과 상식을 초월하여 특별한 은총을 베푸시기도 하는 것입니다.

 

40: 야곱이 새끼 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무늬와 검은 빛 있는 것으로 라반의 양과 서로 대하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야곱은 계약 조건에 따라 자신의 몫을 구분하였습니다. ‘서로 대하게 하며이 말은 서로 만나 교미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야곱은 자신의 몫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첫째 알록달록한 무늬의 나무 앞에서 교미하도록 하여 점박이를 얻는 방법과, 둘째 점박이와 교미토록 하여 또 다른 점박이를 얻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41,42: 실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떼의 눈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으로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이러므로 약한 자는 라반의 것이 되고 실한 자는 야곱의 것이 된지라.

  건강하고 튼튼한 양이 새끼 밸 때에 알록달록한 무늬의 나무를 앞에 두고, 약한 양일 때에는 가지를 두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동양산 양은 일 년에 두 번 새끼를 낳는다고 합니다. 봄에 수태하여 가을에 낳는 가을 산 양이 더 튼튼하다고 합니다. 약한 양이란 털이 많이 나서 덮여 있는 양을 말하는데, 보통 가을에 수태하여 봄에 낳은 양이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을 배란기 때에는 껍질 벗긴 나무 가지 앞에서 수태하지 않도록 했다는 뜻입니다. 야곱은 이러한 방식을 6년 동안 사용하여, 그 결과 튼튼한 양은 야곱의 소유가 되고, 약한 양은 라반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야곱의 목축과 교미 방법이 성공한 것은 그 방법에 효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오직 벧엘 언약에 근거하여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43: 이에 그 사람이 심히 풍부하여 양떼와 노비와 약대와 나귀가 많았더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매 야곱은 불과 6년 만에 많은 재산을 모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양떼를 칠 노비를 따로 구했고, 약대와 나귀까지 사들였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같이 야곱도 큰 부자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