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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제20편 강해 - 승리를 기원하는 출정시

chukang 2010. 11. 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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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제20편 강해 - 승리를 기원하는 출정시

 

  본 시는 다윗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허락하신 약속의 땅의 경계를 완전히 점령하고자 벌인 정복 전쟁 중에서도 극히 중대한 결전이었던 아람-암몬 연합군과의 일전을 위하여 출정하면서 쓴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B. C. 992년 경, 삼하 10:1-19).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 출정하면서 기원하는 시가 20편이고 21편에서는 하나님께서 20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기원대로 승리를 얻게 해 주신 여호와의 은혜를 찬양하는 시입니다.

  이 시는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 왕과 온 백성들이 함께 낭송하였기 때문에 ‘출정시(出征詩)’라고 불립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환난일지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반드시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부른 노래이기 때문에 ‘신정시(神政詩)’라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악을 정복하시고 영원한 의의 승리를 이루실 메시야의 왕권과 통치를 기원하는 시라고도 볼 수 있어서 ‘메시아 예언(豫言)시’라고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1-5절은 다윗이 자신을 제3자로 객관화시키고 백성들과 동일한 입장에서 이제 하나님께서 세우신 백성의 왕으로서 출정하는 다윗 자신을 위해 하나님께 승리와 보호를 간구하며 응답해 주실 것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6-8절은 다윗 자신이 백성들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반드시 승리를 주실 것이라는 선취적(先取的) 신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9절은 백성들이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다시금 왕의 승리를 빌면서 맺는 결구(結句)입니다.

 

1: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

  ‘네게’는 시인을 말하며 6절의 ‘기름 부음 받은 자’로 신정 왕국 이스라엘의 왕을 가리킵니다. ‘환난 날’은 전쟁터에 나선 왕이 위기에 처한 때를 가리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전을 앞둔 왕을 위해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는 구절입니다. 왕에게 임하는 환난은 곧 국가 전체에 미치는 환난이므로 백성들은 그 같은 위기 시에 부르짖는 왕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응답하여 구원하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은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의 이름으로 쓰인 것이 분명합니다. ‘높이 드시며’ 높은 산성이나 요새에 두어 환난을 피하게 하신다는 것, 또는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사 명성을 떨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2: 성소에서 너를 도와주시고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며

  ‘성소’는 통일 왕국 이스라엘의 다윗 당시 하나님의 언약궤가 안치된 시온 산의 장막입니다(삼하 6:12-19). ‘성소’와 ‘시온’은 같은 뜻입니다. 신명기 12:5에서는 ‘성소’를 가리켜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과 동일한 의미로 외형적인 건물로서의 성소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임재하시는 곳을 가리킵니다. 신약 시대에 와서는 우리 몸 자체가 성령이 친히 내주하시는 거룩한 성전이라고 했는데, 이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 임재하시어 동행하시며 보호하고 계심을 가리키는 것입니다(고전 6:19).

3: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며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하노라(셀라)

  이 모든 제사는 왕이 출전을 앞두고 승전을 기원하기 위해 하나님께 드린 제사였을 것입니다. 하나님게서 제사를 받으시기를 원한다는 것은 곧 그 제사를 드리는 자의 인격을 인정하시고 그 마음의 소원에 응답하시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소제(素祭)’는 곡물로 드리는 제사이며, ‘번제(燔祭)’는 짐승을 태워 드리는 제사입니다. ‘셀라’는 노래를 부를 때 음성을 높이라는 지시어로 추측되는 음악용어입니다.

 

4: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도모(圖謀)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네 마음의 소원’(the desire of your heart: NIV)은 구체적으로 전쟁에서의 승리입니다. ‘도모’(plan)는 전쟁에서의 ‘모략, 계교, 전술’을 말합니다. 즉 왕이 전쟁에 대해서 승리를 추구하는 소원과 계획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이루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라는 사실을 백성들이 잘 알고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서 난다고 하였습니다(잠 16:1).

 

5: 우리가 너의 승리로 인하여 개가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 기를 세우리니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너의 승리로’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은 서로 대구(對句)로 왕의 승리가 하나님의 승리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개가’와 ‘기’는 여호와께서 주신 승리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네 모든 기도를 이루시기를’ 이는 상반절에서 희구(希求: 바라고 구하는 것)한 바 대적에 대한 승리는 곧 하나님의 기도 응답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4절과 그 의미가 유사합니다. 하나님은 전쟁에 능하신 용사시니 승리는 항상 주의 것이요, 주와 함께 하는 자들의 것입니다(삼상 17:47; 시 24:8).

 

6: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바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그 오른 손에 구원하는 힘으로 그 거룩한 하늘에서 저에게 응락(應諾)하시리로다.

  하나님께서 구별하신 자로서 기름부음을 받은 이스라엘의 왕 다윗을 구원하시는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구원은 대적으로부터의 승리를 가리킵니다. 1-5절까지는 기도의 주체가 1인칭 복수(우리)였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왕을 위해 기도한 것입니다. 본 절에서는 주체가 1인칭 단수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왕이 그들의 기도에 힘입어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실 것과 대적에 대한 승리를 확신하는 고백입니다.

 

7: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전쟁 시에 다른 민족은 무기나 다른 요소들을 의지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만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아가 싸우겠다는 신앙고백입니다. 이런 신앙은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과의 모든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되었습니다(신 17:16; 대하 32:8). 즉 이스라엘 백성이 군사의 적음과 무기의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여 싸웠을 때는 전력에 상관없이 매번 승리하였으나 그들이 여호와를 의지하지 아니했을 때는 전력에 상관없이 백이면 백번 다 패한 것이 성경이 보여주는 이스라엘의 전쟁사입니다(수 7:2-5).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주어가 다시 1인칭 단수에서 1인칭 복수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왕이 합창으로 여호와를 의지하는 신앙을 고백한 것입니다. ‘여호와’는 이스라엘과 언약 관계에서 부르는 호칭이며, ‘하나님’은 절대자, 전능자로서의 명칭입니다. 두 신명을 나란히 쓸 때는 이스라엘과 언약 관계에 있는 하나님이 전능자이시며 우주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절대자이심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방 민족들도 자기의 신들에게 ‘하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바알과 아세라, 몰록은 모두 이방인들이 하나님으로 섬기는 우상입니다.

 

8: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아직 전쟁을 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시인이 선취적 신앙에 의해 승리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다윗 당시 이스라엘 주변국들은 말과 병거와 같은 우수한 전쟁 장비를 갖추고 있었으며(삼하 8:4; 10:18), 이에 반해 이스라엘 군대에는 그 같은 병기가 별로 없었습니다. 병거와 말이 이스라엘에 대거 유입된 것은 솔로몬 때 가서야 이루어졌습니다(왕상 4:26). 따라서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히 이스라엘이 불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이 이스라엘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음은 실로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의 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 여호와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에 왕은 응락하소서.

  여기에서 ‘여호와’와 ‘왕’은 같은 동격으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즉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만왕의 왕으로써 최고 통치자로 고백한 것입니다. 의인의 간구가 역사하는 힘이 크며(약 5:16), 하나님께서는 간절히 자신을 찾는 자를 외면치 아니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믿음의 표명입니다. 성도가 무슨 일에든 기도로써 시작하여 기도로써 끝맺어야 함을 교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