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제17편 강해 위기 상황에서의 구원의 간구
본 시는 급박한 위기 상황을 맞아 화급한 심정으로 구원을 호소하는 비탄시(悲歎詩)입니다.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 지 점진적으로 더욱 커지고 강해지는 절규의 모습을 ‘들으소서, 나의 부르짖음에 주의하소서, 귀를 기울이소서’ 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사울 왕에게 쫓길 때이거나,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악이 횡행하고 의인들이 핍박으로 고통을 받아 신음하는 철저히 모순된 상황 속에서도 주의 법도를 따라 의를 행하며 정직하게 사는 자들은 마침내 하나님의 구원으로 인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과 소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만일 성도가 이 세상에서 핍박을 받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라면 어쩌면 매우 불쌍한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반드시 구원하시고 내세에서는 영생의 복락이 약속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고통 중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1: 여호와여 정직함을 들으소서. 나의 부르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되지 않은 입술에서 나오는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시인은 첫 소절부터 자신의 행위가 거짓되지 않고 정직함을 내세워 반드시 응답해 달라고 하는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하나님 앞에서 조금도 거짓된 것이 없는 완벽한 신앙과 의로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자들과의 상대적 의로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나오는 ‘들으소서’, ‘주의하소서’, ‘귀를 기울이소서’, ‘살피소서’ 라는 단어들은 자신의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어 반드시 응답을 받기를 원하는 시인의 간절하고 급박한 심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나의 판단을 주 앞에서 내시며 주의 눈은 공평함을 살피소서.
시인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직함에 따라 기도를 들어달라고 하는 1절에 이어서, 자신의 그런 말과 행위를 하나님께 판단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록 완전한 의는 아니지만 대적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 의로움이 있으며, 또한 이는 하나님께 강하게 호소하는 강조적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3: 주께서 내 마음을 시험하시고 밤에 나를 권고하시며 나를 감찰하셨으나 흠을 찾지 못하셨으니 내가 결심하고 입으로 범죄 치 아니 하리이다.
인간의 모든 마음과 행위까지도 감찰하시는 하나님께서 밤새도록 심문하고 문초해 보셨지만 대적들로부터 압제를 당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없을 만큼 자신은 결백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대적자에게 조금도 위해를 가하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사람들로부터 흠 잡힐 일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하나님 앞에서 더욱 온전해 지기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신앙의 의지를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4: 사람의 행사로 논하면 나는 주의 입술의 말씀을 좇아 스스로 삼가서 강포한 자의 길에 행치 아니 하 였사오며
사람의 행사는 마음이라는 내면과 달리 겉으로 나타나는 행위로, 윤리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범죄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만큼 하나님 안에서 바른 신앙관을 가지고 생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5: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지 아니하였나이다.
인생의 걸음은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표현입니다. 잘못된 길, 넓은 길은 불신앙의 길이지만, 아무리 힘들고 험난한 길이라도 그것이 신앙이라면 그 길만을 걸어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의로운 삶을 살고자 힘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6: 하나님이여 내게 응답하시겠는고로 내가 불렀사오니 귀를 기울여 내 말을 들으소서.
반복적으로 하나님께 기도의 응답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아뢰겠사오니 들어 주시기를 간청하고 있습니다.
7: 주께 피하는 자를 그 일어나 치는 자에게서 오른손으로 구원하시는 주여 주의 기이한 인자를 나타내 소서.
오른손은 하나님의 권능을 의미합니다. 인자(헤세드:חסד)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언약적인 사랑입니다. 시인이 이처럼 자신의 구원을 하나님의 인자에 호소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택한 백성을 결코 버리지 아니하시리라는 언약에 근거하여 반드시 자신을 돌보시며 보호해 주실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인자를 ‘기이하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에게만 베푸시는 것이기 때문이며, 베푸실 때에는 초자연적인 역사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기이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즉 시인은 지금 당장 처한 절박한 상황을 하나님의 기이한 역사로 구원해 달라고 하는 간청이라고 하겠습니다.
8: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감추사
눈동자는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을 얼마나 조심스럽고도 안전하게 인도하셨는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늘 그늘 아래 감추셨다는 것은 마치 독수리가 날개 아래 새끼를 숨겨 보호하듯이 이스라엘을 극진한 사랑으로 보호하심을 뜻합니다.
9: 나를 압제하는 악인과 나를 에워싼 극한 원수에게서 벗어나게 하소서.
대적의 공격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간구입니다. 일반적인 싸움의 양상이 아닌, 대적의 세력은 크고 강대하여 다윗을 에워싸고 공격하고 있으며, 다윗은 풍전등화의 위험 속에 있는 상황임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상황 속에서 반드시 시인을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10: 저희가 자기 기름에 잠겼으며 그 입으로 교만히 말하나이다.
기름은 일반적으로 물질의 풍요를 의미하는데, 여기에서는 악인들의 자신들의 영예와 능력, 풍요에 쌓여 있음을 뜻합니다. 대적자들의 마음은 물질과 권력의 풍요로움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1: 이제 우리의 걸어가는 것을 저희가 에워싸며 주목하고 땅에 넘어뜨리려 하나이다.
대적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힘쓰는 의인들을 훼방하고 핍박하여 실족케 하려고 도모하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단의 속한 자들이 하나님께 속한 성도를 핍박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악행은 세상 끝 날까지 계속되는 것이므로 성도는 어떤 환난과 시험이나 핍박이 올지라도 온전히 하나님만 의지하며 의뢰해야 할 것입니다.
12: 저는 그 움킨 것을 찢으려 하는 사자 같으며 은밀한 곳에 엎드린 젊은 사자 같으니이다.
대적자의 잔악함과 간교함을 사자가 몸을 숨기고 있다가 재빠르게 먹이를 덮쳐 움켜잡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이처럼 급박한 위협을 받고 있음을 고하고 있습니다.
13: 여호와여 일어나 저를 대항하여 넘어뜨리시고 주의 칼로 악인에게서 나의 영혼을 구원하소서.
여호와께 일어나시기를 구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서 능력을 행하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힘을 초원하시는 능력으로 구원해 주시기를 구하고 있습니다. ‘주의 칼’은 ‘주의 손’보다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악인을 징벌하시는 하나님의 엄정한 심판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육체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구원해 달라고 하는 표현입니다. 이는 영육이 하나일 때에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14: 여호와의 금생에서 저희 분깃을 받은 세상 사람에게서 나를 주의 손으로 구원하소서. 그는 주의 재 물로 배를 채우심을 입고 자녀로 만족하고 그 남은 산업을 그 어린 아이들에게 유전하는 자니이다.
시인은 대적자들이 하늘의 소망을 가지지 않은 자 즉 하나님을 신앙하는 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땅에 물질로 만족하는 자들임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물질적이며 인본주의자들입니다. 그런데 그 재물은 사실 모두가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성도로 물론 재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사용해야 합니다.
15: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보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주님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은 것입니다. 시인은 이 땅에서의 번성을 부러워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 순종하며 죄를 멀리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주시는 신령한 은혜 속에서 살겠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이는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4시간 하나님의 은혜 속에 있음을 말합니다. 죽음에서 부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을 뵙게 될 것을 기쁨으로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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