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제36장 강해 미혼 여성의 토지 상속 보충 규례
각 가정 단위로 모든 백성이 골고루 땅을 분배 받게 되고 또 그 소유권이 영구히 보장이 되는 이스라엘의 토지 제도는, 인간의 근본적 생활 수단인 토지를 소유하게 함으로써 사회 전체적으로는 사유 재산 제도를 인정하면서도 각 개인의 기본 생활을 보장해 주는 좋은 제도입니다.
구속사적인 면에서의 이스라엘 토지제도는 모든 백성이 약속된 땅 안에 자신의 땅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성도는 약속된 천국에서 함께 시민권과 기업을 얻을 것이라는 영적 동질성과 연대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가정 단위로 땅을 분배 받고 소유하며, 상속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땅의 상속과 소유는 각 가정의 남성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럴 때 처음 땅을 분배 받을 당시, 한 가정에 남성이 전혀 없거나 아니면 한 가장이 소위 계대 결혼 방식(신 25:5-10)으로라도 아들을 낳아 자신의 땅을 물려줄 가능성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한 법이 오늘 말씀입니다.
1-9절은 여성 상속법의 보충 규례입니다. 누구든지 아들이 없이 죽었을 경우 그 가문의 기업을 딸이 이어받을 수 있다는 여성상속법은 27장에 나와 있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의 사건(27:1-111)에서 야기된 또 다른 문제점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슬로브핫의 딸들이 다른 지파로 시집 갈 경우에 므낫세 지파의 기업은 줄어들고 시집간 그 지파의 기업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하시고, 슬로브핫의 딸들은 오직 므낫세 지파 내에서만 시집을 가도록 하심으로써 그 문제점을 해결하셨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본문 율법이 결코 완전한 것이 아니라 점진성을 지니며, 더 나은 법에 대한 예표적인 성격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당면한 모든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님께 아뢰는 것뿐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의 백성에 대해 차별이 없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1: 요셉 자손의 가족 중 므낫세의 손자 마길의 아들 길르앗 자손 가족의 두령들이 나아와~
슬로브핫의 딸들이 아닌 길르앗 자손 가족의 두령들이 나와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므낫세 지파의 지접적인 이해와 관계되어 있는 공동의 관심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 제기의 핵심은 슬로브핫의 딸들이 타 지파의 남자들과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의 땅 역시 타 지파에게 부속될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2: 가로되 여호와께서 우리 주에게 명하사~
길르앗의 두령들은 모세를 ‘주’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존칭어입니다. 신하들은 왕에게, 하인들은 그 집안의 주인들에게, 부하들은 상급자들에게, 아내는 남편에게도 ‘주’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오늘날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주’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모세는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신의 대행자로서, 하나님과 백성의 중보자로서 존경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그들이 만일 이스라엘 자손의 다른 지파 남자들에게 시집가면 그들의 기업은~
슬로브핫의 딸들이 다른 지파로 시집을 가면 그들에게 상속된 땅이 남편 지파로 옮겨지게 되고, 므낫세 지파의 땅은 줄어들 것을 염려하는 것입니다. 땅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지파의 권한이 약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두령들이 기업 감삭 방지를 위해 모세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4: 이스라엘 자손의 희년을 당하여 그 기업이 그가 속한 지파에 첨가될 것이라~
매 50년마다 즉 안식년을 일곱 번 지난 그 다음해가 희년입니다. 그 해 칠월 십일 곧 대속죄일에 희년이 선포되었으며, 그 순간 종으로 팔려갔던 자가 해방되고 타인의 소유로 넘어갔던 재산들은 원주인에게로 돌려졌습니다. 하나님께서 희년의 제도를 만드신 것은 천하보다 귀한 사람을 그 누구도 소유물로 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재산의 원소유주가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하게 하려 함입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타 지파에 시집갈 경우 희년을 맞게 되면 타지파 사람이 된 그녀들에게 기업이 확실하게 돌아가게 되므로 므낫세 지파에게는 상당한 손실이 될 것므로 므낫세 지파의 두령들은 이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5: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이스라엘에게 명하여 가로되 요셉 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요셉 자손은 2개 지파, 즉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두 지파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서 요셉 자손의 지파는 므낫세 지파를 말합니다. 길르앗 자손은 므낫세 지파의 직계 후손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언급을 옳다고 판단하셨습니다.
6: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대한 여호와의 명이 이러하니라. 이르시되 슬로브핫의 딸들은 마음대로~
므낫세 지파 내에서라고 하는 단서가 붙기는 하였지만 결혼에 대한 결정권은 자유였습니다. 즉 결혼이라는 것은 남녀 간의 사랑이 전제가 되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7-9: 그리하면 이스라엘 자손의 기업이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지 않고 이스라엘 자손이~
이 조항은 이스라엘 백성들 각자가 자신의 분깃(기업)을 지키고, 타인의 소유에 대하여 탐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동일 지파 내에서의 결혼을 장려한 이유는 각 지파의 기업을 영원토록 보존하게 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기업을 지킨다는 것은, 위반하는 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와 기업은 하나님께서 내리신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지켜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10-13절은 슬로브핫 딸들의 순종과 마지막 결론에 대한 내용입니다.
10: 슬로브핫의 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행하니라.
결혼은 사회 구성의 최소단위인 가정을 꾸리는 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인류를 번성케 하고 존속시키는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제도입니다. 물론 각 사회마다 독특한 제약 조건들이 있지만 이스라엘에 있어서는 족내혼, 즉 같은 가문 내의 혼인을 할 수밖에 없어서 타 민족에게 있어서 보다 제약이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슬로브핫의 딸들은 하나님의 규정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께 대한 신앙과 순종을 보였습니다. 이 같은 자세는 이스라엘의 새 질서를 위한 표본이 되었습니다.
11: 슬로브핫의 딸 말라와 디르사와 호글라와 밀가와 노아가 다 그 아비 형제의~
슬로브핫의 딸들이 이렇게 민수기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 있다는 것은 그녀들의 신앙은 오직 여호와를 위한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순종적인 삶을 나타냄으로서 이스라엘에게 귀감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12: 그들이 요셉의 아들 므낫세 자손의 가족에게로 시집간 고로 그 기업이 그 아비 가족의 지파에~
당시 결혼과 동시에 여성의 소유는 남편이 속한 지파에게로 이양이 되었으므로, 같은 동일 지파에 시집을 간 슬로브핫의 딸들의 소유는 므낫세 지파에 그대로 남아있게 된 것입니다.
13: 이는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가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모세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신 명령과 규례니라.
이 말씀은 33:50-36:13까지의 결론이며, 민수기 전체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이 결론은 모세가 단지 이스라엘의 영도자와 하나님의 대변자 역할을 하였을 뿐, 주권자는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이 우리들에게 있어서 삶의 궁극적인 주체가 누구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것으로서 민수기 1-36장까지의 강해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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