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제5장 사 회 법
본장에서는 백성들의 일상생활에서의 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부정한 자의 격리, 형제 사이의 손해 배상법 등이 먼저 주어집니다. 그리고 의심의 법이라고 하여 부부 관계의 법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1-4절은 진의 성결을 위한 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 행진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각종 부정한 자들에 대한 조처 방안을 지시하셨습니다. 육체적으로 부정케 된 자들을 진에서 분리시키라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은 항상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거룩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부정한 자들은 진 중에 방치해 둘 수가 없었습니다. 이는 위생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가혹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가 있지만, 그들 소수보다는 대다수의 정결한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모든 문둥병 환자와 유출병이 잇는 자와 주검으로 부정케 된 자를 다 진 밖으로 내어 보내되
여기에서 말하는 문둥병은(히: 차라아트, 헬: 레프라) 중증 피부병의 일종으로 발진성 피부병에 걸리는 것을 말합니다. 피부에 거친 비늘 모양의 반점이 생기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살이 심하게 짓무르고 털이 하얗게 됩니다. 질병으로 인하여 겪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모든 사람들 앞을 지날 때에 “불결하다, 불결하다”라고 알려서 문둥병 환자임을 공포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하였습니다.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습니까? 그렇지만 병에 걸리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하여 격리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날에도 전염병의 경우에는 반드시 격리해서 치료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출병은 몸에서 피가 몸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혈루병의 일종입니다. 성경에서는 이것은 통상적으로 ‘임질’이라고 말합니다. 이 질병은 대단히 점염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까지도 유출병에 포함이 됩니다. 또 주검으로 부정케 된 사람, 즉 시체를 만져서 더럽혀진 모든 사람들은 진 밖으로 내 보내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부정한(죄) 자는 하나님의 은혜에서 단절되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경건과 성결은 더러운 것과의 철저한 단절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약 1:27). 이렇게 잘라내는 영적 수술이 없으면, 그 개인은 물론이요 공동체 전체에 영육의 피해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3: 무론 남녀하고 다 진 밖으로 내어 보내어~
2절에 기록된 것에 대하여 아무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정한 사람들을 내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진 가운데 하나님께서 거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온전히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부정이라도 함께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백성들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따라야 하며, 하나님을 경외한다면 당연히 부정한 것들은 척결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5-10절은 손해 배상 규정입니다. 이웃에 대한 재산권 및 인권 침해에 대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해 배상과 속죄제를 통하여 잘못에 대한 것을 바로 잡도록 했습니다.
6: 남자나 여자나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범하여 여호와께 패역하여 그 몸에 죄를 얻거든
여기에서 사람들이 범하는 죄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할까요? 사람들을 상대로 하여 저지른 모든 죄들을 말합니다. 사람에게 대한 죄는 ‘여호와께 패역’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사람에 대한 죄는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죄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죄의 시작도 역시 하나님을 거스리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 몸에 죄를 얻거든’ 이 말은 그 영혼이 죄를 짓거든이라는 뜻입니다. 이웃에 대한 그 어떤 죄라도 자신의 영혼의 타락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7: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대인 범죄의 해결 방안은 먼저 자복해야 합니다. 이 말은 손을 펴서 예배하다, 손을 잡고 슬퍼하다, 인정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즉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행위와 하나님을 향하여 참회하는 행위가 모두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죄제를 드리고 손해배상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죄 값을 온전히 갚으라는 것은 물질적 피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한 속죄를 위한 제물을 의미합니다. 온전히는 처음 상태로 라는 뜻이므로, 자신이 입힌 손해에 대하여 완전한 보상을 하라는 말입니다. 손해 배상을 할 때에는 원금에 1/5을 더하도록 했습니다.
8: 만일 죄 값을 받을 만한 친족이 없거든 그 죄 값을 여호와께 드려~
피해 당사자가 죽고 난 이후의 상황입니다. 친족은 기업을 무를 자로, 죽은 피해자를 대신하여 재산권을 행사하고 또 죽은 자의 가문을 이어줄 책무가 있는 자입니다. 이 친족마저 없을 경우에는 하나님께 바치도록 했습니다. 즉 어떤 범죄라도, 어떤 경우에라도 반드시 그 범죄에 대하여 배상(사죄)을 하여야만 한다는 원칙입니다. 속죄를 위하여 가져오는 숫양은 제사 후에 제사장의 몫이 됩니다.
9절에 거제는 제사 방법 중에서 높이 들었다가 내리는 제사의 형태로, 하나님께 드린 제물을 다시 제사장이 자기 못으로 받는다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10절에 ‘구별한 것’은 하나님께 드려진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들은 제사장의 것이 되는데, 손해배상에 대한 속죄 제물이 제사장의 몫이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는 제사장의 생계와 생존을 위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11-31절은 일명 ‘의심의 법’이라고 합니다. 대인 관계에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형태는 가정의 부부의 관계입니다. 여기에서는 아내의 간통 혐의가 있을 때에 남편이 의심을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이 법을 소홀히 생각할 때에는 여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할 수 있고, 남자의 경우에는 조금 허황되다고 할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허황된 것과 같은 방식을 정하신 이유는, 하나님께서만이 해결자가 되심을 밝히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막연한 의심으로 인한 가정 파탄을 막는 것이며, 또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으나 하나님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12: 만일 어떤 사람의 아내가 실행하여 남편에게 범죄하여
실행했다는 것은 행동에 있어서 실수를 했다는 것입니다. 즉 잘못된 행동을 의미합니다.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정교’ 즉 간음을 했을 경우입니다. 이것은 남편에 대한 범죄이며, 영육간에 순결을 원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범죄이기도 합니다.
13: 타인과 정교를 하였으나~
이것은 스스로 행한 것을 의미합니다. 강제적인 것이 아닙니다. 남편이 볼 때에는 확증한 증거를 잡지는 못했지만 정황상 확실한 것 같다고 생각이 될 때에는 그 아내를 제사장에게로 데려가서 판결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확실한 범죄자로 밝혀질 수 없는 세 경우가 나옵니다. 첫째는 스스로 숨김으로써 자신의 부정을 밝히지 않는 경우, 둘째는 최소 2인 이상의 증인이 없는 경우(신 19:15; 마 18:16), 셋째는 현장에서 붙잡히지 않은 경우(요8:4)입니다.
14: 남편이 의심이 생겨서~
여기에서 의심이라는 말은 ‘시기심 많은 영혼’이라는 뜻입니다. 정상적 사고 활동을 중지할 만큼 의심과 질투심으로 가득 찬 상태입니다. 배우자의 불륜을 이처럼 마음 가득한 질투심으로 의심하는 경우, 그 가정은 이미 평화가 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의심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더욱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심이 심화되기 전에 그 진위를 살피도록 한 것입니다. 즉 아내의 부정 여부를 떠나 일단 의심하게 되면, 그 의심 자체가 너무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5: 그 아내를 데리고 제사장에게로 가서 그를 위하여 보리 가루 에바 십분지 일을~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하나님의 공의의 판단에 맡기는 표로서 그 당사자를 제사장 앞에 데리고 나가는 것입니다. 제물로는 ‘가난한 자의 예물’로 간주되는(레 5:11) 거칠고 투박한 보리 가루입니다. 이 보리 가루는 의심을 하는 자나 반는 자의 상태가 매우 절박하며 어려운 지경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소제는 ‘의심의 소제’입니다. 헌신을 상징하는 일반 소제와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생각하게 한다는 것은 남편의 질투와 의심이 과연 원인이 있는지 없는지를 하나님 면전에서 과거를 들추어 알아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6-28절은 의심 해결을 위한 제2조치로서 제사장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판결을 받기 위해 나온 의심 받는 아내에게, 쓴 물로 인한 저주의 영향력을 소개하고 그녀로 하여금 결백을 맹세하게 하고, 순결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16: 여호와 앞에 세우고
놋 제단이 있는 성막의 출입구 쪽에 세우는 것입니다. 이는 최고 권위의 재판장이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세워 그로 하여금 공의의 판결을 받게 한다는 뜻입니다.
판결을 받는 절차는 첫 번째, 토기에 거룩한 물을 담고 바닥의 티끌을 물에 넣습니다. 거룩한 물은 물두멍 즉 번제단 옆에 있는 놋대야의 물입니다. 이 물이 티끌을 씻어 성결하게 하는 기능하는데, 여기에서는 티끌을 그 물에 집어넣음으로써 그 기능의 반작용을 유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티끌을 슬픔과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인데(출 8:17; 수 7:6; 욥 30:19)이것을 물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곧 그 물의 심판적 기능인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영향력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머리를 풀게 합니다. 유대 전토에 의하면 머리를 푸는 행위는 자신의 무가치함과 극한 슬픔과 절망적 상황을 외적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창 37:30; 욥 2:12, 13). 따라서 여인이 자기 남편을 향한 충성을 지키지 않았거나 또는 충성을 지키니 못한 거처럼 보임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를 더럽혔음을 표시하기 위해 머리를 풀게 하는 것입니다. 부정의 여부를 떠나서 이 상황에 까지 오게 된 자체가 여자에게 있어서 비참한 일입니다.
세 번째는 소제물을 여자의 손에 놓습니다. 이 행위는 하나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정당한 처분을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네 번째는 저주의 쓴 물을 제사장이 들고 여인에게 행세를 시킵니다. 범죄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 물이 독과 같이 되어서 ‘넓적다리가 썩어지고’ 즉 생식기가 썩어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창자’ 복부에 있는 모든 내장을 의미합니다. 몸 전체에 독이 퍼져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보통 여인이라면 자신이 잘못했다면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백하다면 ‘아멘, 아멘’합니다. 즉 좋습니다. 자신은 결백하기 때문에 아무런 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23: 두루마리에 써서 그 글자를 그 물에 빨아 넣고
두루마리에 적힌 저주의 말을 쓴 물에 씻어 용해시킵니다. 단지 글자를 쓰는 색깔이 우러나오겠지만, 그 저주의 내용이 물속에 용해되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가 주술적 힘을 가진 것은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다만 하나님의 초월적인 권능을 나타내는 하나의 도구와 방편일 따름입니다. 오늘날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한 방편으로 활동되는 어떤 인격이나 사물이라도 즉 어떤 목사를 통하여 역사를 한다거나, 약을 통하여 역사를 할 때에, 그것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서는 안 되고, 오직 그것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만을 섬기며 절대시해야 할 것입니다.
25: 여호와 앞에 흔들고
그 물을 여호와 앞에 높이 들어 흔들어 내리는 요제와 같이 합니다. 그 다음에는 소제물 한 웅큼을 제단에 소각시켜서 하나님께 드린 후에 저주의 쓴 물을 마시게 합니다. 죄를 지었다면 파괴의 효력이 나타나고, 저줏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결하다면 임신의 기쁨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에는 그 남편이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여인에게 잉태는 하나님의 관심과 복의 대상이라는 것을 확증시켜 주는 증표입니다.
31: 남편은 무죄할 것이요.
어떻게 보면 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편이 착각이나 잘못된 판단으로 스스로 처결하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편이 가정의 순결과 평화를 추구한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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