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제25장 강해-아브라함의 죽음과 야곱과 에서의 출생
본 장에서는 사라 사후 아브라함이 ‘그두라’라고 하는 여인은 후처로 맞아 6명의 자식을 더 나은 후 17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것과, 야곱과 에서의 출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삭을 통한 자손 그것도 야곱의 계보가 구속사의 언약이 어지는 통로라고 하는 점입니다. 이스마엘을 비롯한 그두라의 자식들과 에서와 그 후손은 구속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구속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임을 확실하게 가르쳐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1: 아브라함이 후처를 취하였으니 그 이름은 그두라라.
아브라함은 또 한 여자를 아내로 취하였는데 그 이름은 ‘그두라’이며 ‘향기’라는 뜻입니다. 대상 1:32에서는 ‘첩’으로 표기하였는데, 이처럼 그두라를 후처나 첩으로 표기하고 있는 이유는, 언약의 후손 이삭을 낳은 아브라함의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아내 사라와 구별하기 위함이라고 봅니다. 후처를 얻은 시기가 사라가 죽은 후인지 아니면 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사라가 죽은 후에 얻었다면 아브라함이 137세가 넘은 나이인데 어떻게 자식을 낳을 수 있었을까요? 이삭을 낳을 때에도 ‘죽은 자와 방불’한 상태였는데,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주셔서 이삭을 낳을 수 있도록 생산력을 주셨고 그 생산력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다고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하늘의 별과 같이 또한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수많은 자손으로 번성케 하시기 위한 배려라고 하겠습니다.
2-4: 그가 시므란과 욕산과 므단과 미디안과 이스박과 수아를 낳았고, 욕산은 스바와 드단을 낳았으며 드단의 자손은 앗수르 족속과 르두시 족속과 르움미 족속이며, 미디안의 아들은 에바와 에벨과 하녹과 아비다와 엘다아니 다 그두라의 자손이었더라.
아라비아 족속들을 구성하는 세 일파의 조상들이 바로 시므란과 욕산과 므단입니다. 이 중에 미디안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많이 괴롭혔습니다(민 22:4-7; 삿 6:1-10). 욕산이 낳은 스바는 아라비아 서남쪽에 살았는데, 욥의 가축떼를 기습하여 약탈했던 족속으로 나타납니다(욥 1:15). 드단은 에돔 부근에 거주하였습니다. ‘앗수르’는 아라비아 북쪽 사막지대에 거주한 족속으로 보입니다. 미디안이 낳은 에바와 에벨과 하녹은 아라비아의 동,서 북쪽에 거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5: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자기 모든 소유를 주었고
이삭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었다는 것은 오직 이삭만을 합법적인 상속자로 삼았다는 것이며,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지시하신 사항입니다(15:4). 모든 소유에는 모든 짐승만이 아니라 가나안 땅에 대한 약속과 축복의 상속권까지 포함이 됩니다.
6: 자기 서자들에게도 재물을 주어 자기 생전에 그들로 자기 아들 이삭을 떠나 동방 곧 동국으로 가게 하였더라.
서자는 첩에게서 난 자식입니다. 본부인에게서 난 적자와는 달리 당시 풍속 상 서자에게는 재산 상속권이나 가문 계승권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서자들에게도 일일이 적당한 재산을 분배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생전에’ 이들을 동국으로 보냈습니다. 이는 자신의 사후에 있을지 모르는 재산 싸움에 대한 방지책인 동시에, 하나님과의 약속으로 이삭을 충실하게 보호하여 언약의 후사로 지켜주기 위함이라고 하겠습니다.
7,8: 아브라함의 향년이 일백 칠십 오세라, 그가 수가 높고 나이 많아 기운이 진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
‘향년’이라는 말은 ‘삶의 햇수의 날들’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삶을 하루하루의 날수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수가 높고’ 이 말은 ‘백발의 나이가 되어’라는 뜻입니다. 잠언 16:31에서는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고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백발은 실로 의의 면류관과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맡은 바 이 땅에서의 소임을 다하고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9,10: 그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마므레 앞 헷 족속 소할의 아들 에브론의 밭에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하였으니 이것은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서 산 밭이라 아브라함과 그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니라.
아브라함의 장례식은 언약의 아들 이삭 뿐만 아니라 하갈의 소생 이스마엘도 참석하였습니다. 이스마엘은 당시 이삭의 거주지인 헤브론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서 산 것 같습니다. 그두라의 자식들은 참석하지 못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이스마엘은 서자로서는 상당한 특권을 누린 것으로 보입니다. 아브라함이 장사 된 곳은 38년 전 사라를 장사지내기 위해 에브론으로부터 은 400세겔을 주고 산 밭입니다(23:16-20). 아브라함 당시 가나안의 주인은 헷 족속이었습니다. 이들은 가나안에서 유브라데 강에 이르는 광활한 땅을 소유하였으며 일찍이 철기 문화 꽃 피운 문명 족이었습니다.
11: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 라해로이 근처에 거하였더라.
아브라함도 그랬듯이 이삭에게 주신 복은 영적, 물질적 모든 복을 다 받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언약의 후손으로서의 영적인 복이 보다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브엘 라해로이’는 ‘살아계셔서 나를 감찰하신 자의 우물’(16:14)이라는 뜻으로 하갈이 광야 도망 중 절망에 빠져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때에 하나님의 사자를 통하여 위로와 힘을 얻은 후 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근처 우물에 붙인 이름입니다.
12-18: 사라의 여종 애굽인 하갈이 아브라함에게 낳은 아들 이스마엘의 후예는 이러하고~ 그 자손들은 하윌라에서부터 앗수르로 통하는 애굽 앞 술까지 이르러 그 모든 형제의 맞은 편에 거하였더라.
하갈은 아브라함의 첩이 되어 이스마엘을 낳았는데, 그전에 하갈은 광야 도중 많은 후손의 어미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16:10;17:20). 그 약속에 따라 이스마엘의 후예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엘이 비록 언약의 계승자는 아니지만 세상적으로는 존귀하게 되어 많은 종족의 우두머리가 된 열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느바욧, 게달, 앗브엘, 밉삼, 미스마, 두마, 맛사, 하닷, 데마, 여둘, 나비스, 게드마 이렇게 12명입니다. 이스마엘은 137세를 살았습니다. 그들이 거주한 곳은 하윌라에서부터 앗수르로 통하는 애굽 앞 술까지의 지역입니다.
19,20: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았고, 이삭은 사십 세에 리브가를 취하여 아내를 삼았으니 리브가는 밧단 아람의 아람 족속 중 브두엘의 딸이요 아람 족속 중 라반의 누이었더라.
이제 구속사의 본격적인 아브라함의 후손에 대한 기사가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이삭은 모친 사라가 죽은 후 3년 되던 해, 곧 아브라함이 140세 되던 해에 아브라함의 동생 가문의 여인 리브가와 결혼했습니다(23:1). 이는 이스라엘 족속의 혈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1: 이삭이 그 아내가 잉태하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그 간구를 들으셨으므로 그 아내 리브가가 잉태하였더니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는 2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습니다. 이삭은 자식을 위하여 ‘간구’하였습니다. 여기에서 간구라는 말은 ‘향을 피우다.’는 말로 성도의 기도가 향연과 같이 여호와께 올라가는 것을 비유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결과 리브가는 잉태를 하였습니다. 이는 세상 사람들과 같이 자연스럽게 자식을 낳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 속에서 언약의 후사가 태어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22: 아이들이 그의 태속에서 서로 싸우는지라 그가 가로되 이 같으면 내가 어찌 할꼬 하고 가서 여호와께 묻자온대
‘싸운다’는 말은 배 속에서 아이가 마치 서로 간에 치고 박는 듯 한 강렬한 내적 요동을 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리브가는 배 속의 아이가 정상적이 태아 운동 이상으로 매우 심하게 요동하는 것에 놀랐을 것입니다.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리브가는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2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더라.
하나님께서는 족장 시대 특유한 계시의 형태인 ‘현몽(現夢)’으로 리브가에게 응답하셨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선지자나 이삭을 통해서 혹은 리브가가 기도하는 중에 직접 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두 국민, 두 민족’ 이는 장차 쌍태아인 야곱과 에서를 통해 형성될 이스라엘과 에돔을 의미합니다. 이 두 아이는 장차 서로 반목과 갈등과 적대 관계에 놓일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큰 자는 에서를 어린 자는 야곱을 뜻합니다. 이 예언은 형 에서와 그의 후손 에돔이 동생 야곱과 그의 후손 이스라엘의 지배하에 살게 될 것을 뜻합니다. 이 예언은 에서의 장자권을 야곱이 취한 사실에서, 그리고 이스라엘이 에돔을 정복했던 역사적 사실 속에서 그대로 성취가 되었습니다. 이 예언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을 뜻합니다.(롬 9:10-23)
24-26: 그 해산 기한이 찬즉 태에 쌍둥이가 있었는데, 먼저 나온 자는 불고 전신이 갖옷 같아서 이름을 에서라 하였고, 후에 나온 아우는 손으로 에서의 발꿈치를 잡았으므로 그 이름을 야곱이라 하였으며 리브가가 그들을 낳을 때에 이삭이 육십 세이었더라.
먼저 나온 에서의 모습은 전신이 붉었습니다. ‘갖옷’은 털이 많은 겉옷이라는 뜻으로, 에서의 전신에 많은 털이 나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에서는 야성적이고 혈기왕성하며 육욕적인 성품을 가지게 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나온 둘째 아들에게는 ‘야곱’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이유는 에서의 발뒤꿈치를 잡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묘사는 에서와 야곱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의 하나님의 섭리를 계시하려고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야곱이 태어나는 모습을 통하여 그의 교활하고 속임수가 많은 성격을 가질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태어난 때는 이삭이 60세였습니다.
27: 그 아이들이 장성하매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인고로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종용(從容)한 사람인고로 장막에 거하니
들사람은 밭 혹은 들판 즉 초원에서 들짐승을 잡는 사냥꾼임을 뜻합니다. 야곱은 종용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종용’이라는 말은 ‘순전한, 완전한, 경건한’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거칠고 야성적인 에서의 성격과는 대조적으로 야곱의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과 생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자유분방하게 들에서 지내기를 좋아했고, 야곱은 집에 머물러 서 조용하게 차분하며 평화스러운 생활을 좋아한 것으로 보입니다.
28: 이삭은 에서의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하고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더라.
이는 부모라도 어느 한 자식을 더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편애를 말합니다. 이삭은 자신이 좋아하는 고기를 제공해 주는 에서를, 리브가는 집안에서 가사를 돕는 조용한 성격의 야곱을 각각 편애한 것입니다. 그 결과 형제간의 불화와 비극을 초래하게 되었지만, 이는 하나님께서 리브가에게 예언하신 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29,30: 야곱이 죽을 쑤었더니 에서가 들에서부터 돌아와서 심히 곤비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곤비하니 그 붉은 것을 나로 먹게 하라 한지라 그러므로 에서의 별명은 에돔이더라.
‘죽’이라는 말은 ‘끓이다’는 말에서 나온 것인데, 적갈색 편두콩으로 끓인 진한 국이라고 합니다. 구약 시대에는 팔레스틴 지방에서 나는 적갈색 콩에다 쌀, 양파, 올리브기름 등을 섞어 끓인 죽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삼하 17:28). 에서는 들에서 사냥을 해서 이성을 상실할 정도로 매우 피곤하며 배가 고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야곱이 끓인 죽의 이름도 대지 못하고 ‘그 붉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사람들은 조소적인 의미에서 에서를 ‘에돔’(붉은 자)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별명은 나중에 그의 후손들의 국가 이름으로도 사용이 되었습니다.
31,32: 야곱이 가로되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날 내게 팔라. 에서가 가로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장자의 명분’이라는 말은 어미의 첫 태를 연자가 갖는 특권입니다. 그 특권은, 가정을 통솔할 수 있는 부친의 권위를 공적으로 계승하는 것과, 부친 사후 재산 상속 시 곱절의 재산을 상속 받는 것입니다. 특히 족장 시대, 언약의 가문인 아브라함의 가문에서 장자는 가나안 땅과 후손에 대한 언약을 계승 받는 복과, 가정의 제사장 직분을 수행할 수 있는 복까지도 받는 영적인 특권이 주어졌습니다. 야곱은 에서에게 장자의 명문을 ‘오늘날 내게 팔라’고 합니다. 이는 정당한 대가를 주고 매매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필요가 없으면 나에게 양도하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는 평소 장자의 명분을 사모하였지만, 에서는 별로 무가치하게 여겼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야곱의 말을 들은 에서는 지금 당장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인데 그까짓 장자권이 무슨 가치가 있겠느냐는 식으로 말을 하였습니다.
33: 야곱이 가로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
야곱은 에서의 장자권을 빼앗을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세하라’고 하였습니다. 맹세(솨바:עבש)는 ‘일곱’에서 유래한 말로, 그 의미상 일곱 번을 말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 맹세는 하나님 앞에서 쌍방 간에 맺은 약속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성스럽고 엄숙한 의식입니다(출 22:11; 민 5:19). 하나님의 계획대로라면 이 장자권은 때가 되면 야곱에게 자연스럽게 이양될 것이었는데, 야곱은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사람의 계교로 마치 도둑질하듯이 장자권을 취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야곱은 나중에 그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되었습니다. 에서는 미래적이며 영적인 복을 등한시 하여, 당장의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장자권을 팔아넘기는 망령된 행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34: 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서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경홀히 여김이었더라.
‘떡’은 ‘먹다’에서 유래한 말로 양식, 빵 등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는 팥죽과 함께 먹는 빵을 가리킵니다.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도 모르는 채 눈 앞의 상황에 급급하여 먹고 마시고 일어나서 갔습니다. 이러한 에서의 행동은 매우 경박한 것이었으므로 히브리서 기자는 에서를 가리켜 ‘망령된 자’(히 12:16)고 기록하였습니다. 세속적 욕심을 위해 거룩한 영적인 복을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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