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제18장 강해 레위인과 선지자
본 장은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1-8절은 제사장과 레위인의 분깃, 9-14절은 이방 선지자 척결 명령, 15-22절은 참선지자와 거짓선지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1: 레위 사람 제사장과 레위의 온 지파는 이스라엘 중에 분깃도 없고 기업도 없을지니~
레위 지파는 그 직책으로 볼 때에 ‘제사장’과 성막 봉사에 종사하는 ‘일반 레위인’으로 나누어집니다. 제사장은 고핫 자손, 아론의 후손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출 40:12-15). 제사장들은 성막에서 직무를 집행하며, 재판장으로(17:8-9), 율법서의 보관자로(17:18), 피부병에 대한 규칙의 교사로서(24:8) 일하였습니다. 일반 레위인들은 제사장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으며(민 3:9;8:19), 보통 이스라엘의 율법 교사로 일했습니다(33:10; 대하 17:8-9).
공통점은 모두 성막에서 하나님을 섬기며 백성들을 교육하는 일에 전력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계를 위한 분깃이나 토지가 따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민 18:20,24). 그래서 이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법으로 ‘여호와의 화제물과 그 기업’을 먹도록 제정하였습니다. 여호와의 화제물은 소제나 속건제 혹은 속죄제(민 18:9) 등 백성들이 하나님께 바치는 각종 제물 중 번제단에 불살라 드리는 제물을 가리킵니다. 이 제물 가운데는 제사장의 몫으로 떼어 놓는 부분이 있습니다(레위기 2:3,10; 6:16-18; 7:7-9,14,30-36). 그리고 ‘그 기업’이란 하나님께 바쳐졌다가 다시금 제사장의 분깃으로 되돌려진 백성들의 헌물을 가리킵니다. 각종 소산의 십일조와 감사 예물 등이 있습니다(민 18:21-24).
2: 그들이 그 형제 중에 기업이 없을 것은 그들에게 대하여 말씀하심 같이 여호와께서 그들의~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께 드릴 예물로서 자신들의 기업이 없는 레위인들이 그들의 생계를 이어갈 것임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레위인들을 장자로 택하여 자기 소유로 삼으셨기 때문에 여호와께서 친히 그들의 생계를 책임지신다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여호와께서 성전에서 봉사하는 자들을 이처럼 먹여 살리시는데 복음 전하는 자들도 또한 복음 전하는 것만으로 살 것이 아니냐면서(고전 9;13,14) 자신의 생계나 명예, 권세에 얽매이지 않는 투철한 복음 전도자가 될 것을 권고하면서, 또한 성도들에게는 복음 전하는 자들의 생계를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3: 제사장이 백성에게서 받을 응식은 이러하니 곧 그 드리는 제물의 우양을 물론하고~
응식(미쉬파트:משפת)는 ‘재판하다’는 뜻에서 유래하여 ‘공의’, ‘규례’라는 뜻으로, 제사장이 당연히 취해야 할 정당한 ‘몫’ 또는 ‘권리’를 가리킵니다(민 18:8-24). 백성은 중앙 성소에서 직무를 집행하는 제사장들을 부양할 책임이 있으며, 제사장들은 부양 받을 권리가 있음을 말합니다. 본 절에서 다시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면 중앙 성소에서 모든 짐승을 잡도록 한 것(레위기 17장; 신 12:15)이 폐기되기 때문에 제사장들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어 제사장들의 생계가 곤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4: 또 너의 처음 된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과 너의 처음 깎은 양털을 네가 그에게 줄 것이니
민수기 18:8-20을 보면 제사드릴 때에 바치는 제물 외에 제사장의 몫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구체적으로 제사장이 받을 몫에 대하여 기록하는가 하면, 제사장들의 수입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생계 때문에 성소에서 섬기는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또 제사장들이 부당하게 재산을 축적하여 백성의 원망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5: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모든 지파 중에서 그를 택하여 내시고 그와 그의 자손으로~
제사장과 성전에서 봉사하는 레위인들이 이같이 특별한 권리를 소유할 수 있는 근거는 그들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직분을 맡아 하나님을 섬기기 때문입니다. 즉 제사장이 응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오직 여호와께로부터 말미암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6,7: 이스라엘의 온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거하는 레위인이 간절한 소원이 있어 그 거한~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면 중앙 성소에서 섬기는 자들과 각 지파로 가서 섬기는 자들로 나누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때에 지방에서 섬기는 레위인 중에서 중앙 성소에서 섬기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이 있을 경우에는 허락하라는 뜻입니다. ‘간절한’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영혼(네페쉬:נפש)으로 ‘영혼의 충동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편 84:2에서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생존하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규정은 특정인들이 중앙 성소를 독점하는 것을 막고 또 성소에서 안일하게 섬기는 자들에게 신선한 종교적 자극을 주고자 하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그 사람의 응식은 그들과 같을 것이요 그 상속 산업을 판 돈은 이외에 그에게 속할 것이니라
중앙 성소에서 근무하고 싶은 열망으로 지방에서 올라온 레위인이라 할지라도 중앙 성소에 있는 레위인들과 차별이 없이 그들의 응식을 나누어 주라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섬기는 자들 사이에는 직분상의 어떤 차별이 있을 수 없으며 다 같은 한 형제임을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그 상속 산업을 판 돈’이라고 하는 것은, 레위인들은 본래 땅을 기업으로 받지는 못했지만 자기들이 거주하는 성읍 내에서 가옥이나 논밭을 소유하여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었습니다. 레위인들이 고향을 떠나 중앙 성소로 올라갈 때에는 가옥은 팔아 개인 재산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논밭은 팔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레위기 23:33,34).
9: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거든 너는 그 민족들의 가증한 행위를 본받지~
가나안의 우상 종교에 대한 또 다른 경고로, 특별히 신탁(神託)을 얻기 위해서 가나안 족속들과 같이 행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굳이 신탁을 얻고자 할 때에는 대제사장의 우림과 둠밈을 통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여 그 뜻을 물으며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나안 족속들의 ‘가증한 행위’는 신의 뜻을 묻거나 신을 조롱하거나 신에게 자신의 요구를 윽박지르기 위해 행하는 미래 예언이나 마술 등 모든 종교 행위를 가리킵니다.
10: 그 아들이나 딸을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는 자나 복술자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는’ 것은 종교적 열성을 보여 신을 감복시키려는 목적으로 어린 아이를 ‘몰록’에게 제사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복술자’는 점을 쳐서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자입니다(민 12:23). ‘길흉을 말하는 자’는 히브리어로 ‘메오넨(מעונן)’으로 ‘구름을 관측하여 기록하는 자’입니다. 천체상의 어떤 징조를 살펴 그것을 해석하는 자로 점성술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술하는 자’는 ‘솨프(כשף)’로 주문을 써서 마술을 부리거나 표적으로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자(창 44:5; 민 24:1)를 가리킵니다. ‘무당’은 주문을 외우며 길흉을 예언하는 자입니다.
11: 진언자나 신접자나 박수나 초혼자를 너희 중에 용납하지 말라.
‘진언자’는 무당과 비슷하게 주문도 외우면서 마법을 사용하는 자입니다. '신접자‘는 영매(靈媒)자라고 하는데 이들은 귀신과 교통하여 미래의 일에 관해 묻는 방법으로 점을 칩니다. ’박수‘는 어떤 지혜있는 말로 사람들을 훈계하거나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무당을 뜻합니다. KJV에서는 ’마술사‘(Wizard)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초혼자‘는 죽은 자를 불러내어 미래에 대한 정보나 조종에 대한 도움을 얻고 내세의 비밀을 말하는 강신술사(降神術士)를 말합니다.
12: 무릇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께서 가증히 여기시나니 이런 가증한 일로 인하여~
가나안 족속들이 쫓겨난 근본 이유는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는 행위를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창 15:13-16) 가나안 족속의 죄악이 관영하게 될 때 사백 년 만에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하신다고 언약한 예언의 성취입니다.
13: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완전하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흠이 없이 하라는 뜻입니다. 이방인들이 즐겨하는 복술, 마술, 요술 등의 악한 풍습을 멀리하고 오직 여호와의 규례와 법도를 온전히 따르라는 의미입니다.
14: 네가 쫓아낼 이 민족들은 길흉을 말하는 자나 복술자의 말을 듣거니와 네게는~
가나안 족속들은 하나님의 가증히 여기는 악한 신앙 행위를 하지만, 이스라엘은 결단코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으며, 또 그런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15: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중 네 형제 중에서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너를 위하여~
여호와께서 모세 사후에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선지자를 세우실 것을 의미합니다. 문맥으로 보면, 내가 죽고 없다고 하여 가나안 족속의 악한 행위를 따르지 말고 모세 대신 세운 선지자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깨달으라는 뜻입니다. 모세 사후에는 정교분리가 되어 정치적인 면은 여호수아가, 종교는 제사장들이 담당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대제사장의 우림과 둠밈으로 알 수 있습니다.
16: 이것이 곧 네가 총회의 날에 호렙 산에서 너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한 것이라~
중보자에 대한 약속은 이스라엘이 호렙 산에 모였을 때 산 위 불 가운데, 구름 가운데, 흑암 가운데 큰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것에 놀라, 이스라엘 장로들이 중보자를 세워서 다시 그와 같이 무서운 음성을 듣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한(5:22-27) 응답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총회의 날’은 이스라엘이 시내 산기슭에 집결하여 여호와께로부터 십계명을 받던 날을 가리킵니다.(9:14;10:4)
17: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그들의 말이 옳도다.
호렙 산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함을 보고 백성들이 두려워하여 감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어서 여호와께 중보자를 요청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다는 것입니다. 죄로 오염된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기의 의로서는 나갈 수 없어 중보자가 필요하며, 그 중보자를 통해서만 하나님과 생명의 교제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위시하여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는데, 이는 장차 인류 모두의 중보자가 되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 그리스도 안에서 온 인류가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게 될 것을 예언한 것입니다.
18: 내가 그들의 형제 중에 너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그들을 위하여 일으키고 내 말을 그 입에~
이는 선지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말입니다. 선지자는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말씀만을 백성들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하는 직분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대사임과 동시에 통역관이며 중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심정가지도 온 몸으로 느껴 그것을 진솔하게 전해야만 합니다(암 3:7).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할 때 인간적인 고민이나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지만 그는 자신이 여호와의 종임을 인식하여 끝까지 잘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19: 무릇 그 내 이름으로 고하는 내 말을 듣지 아니하는 자는 내게 벌을 받을 것이요.
선지자의 권위는 오직 여호와의 이름으로 고하는 것에 있습니다. 따라서 선지자의 예언을 믿지 않거나 거부하는 것은 곧 여호와께 대한 불순종과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어 마땅히 징벌을 받게 됩니다.
20: 내가 고하라고 명하지 아니한 말을 어떤 선지자가 만일 방자히 내 이름으로 고하든지 다른~
참 선지자 외에 거짓 선지자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조 시대에는 실제로 이런 거짓 선지자들이 수없이 일어나 백성들과 왕을 미혹하게 하여 하나님의 법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왕상 22:6; 렘23:5; 겔 13:6). 하나님께로부터 받지 않은 말을 자신의 형편에 유리하게 꾸며내는 자들은 여호와의 이름을 사칭하여 예언하는 것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망령되게 일컫는 것(출 20:7)일 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이 죽은 우상에게 행하는 것과 동일한 행위로 여호와를 우상으로 취급한 것이 되는 것이므로 이는 신성 모독으로 죽임을 당해 마땅한 것입니다.
거짓 선자자는 참 선지자와 동일하게 하나님의 권위를 빌어서 얼마든지 예언할 수 있습니다. 참 선지자가 사용하는 언어, 표정, 옷차림 등 외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예언의 권위의 출처도 도용하고 흉내내어 그들의 예언의 진정성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은 백성을 미혹된 길로 인도하는 자이므로 그 죄악을 간과하거나 방치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죽음의 형벌로 다스리실 것입니다.
21: 네가 혹시 심중에 이르기를 그 말이 여호와의 이르신 말씀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리요 하리라.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예언하는 선지자들은 금방 식별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동일하게 여호와의 이름으로 예언할 때에는 누가 참 선지자이고, 누가 거짓 선지자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역사를 살펴 볼 때에도 이 같은 혼란 때문에 참 선지자가 처형되기도 하고 거짓 선지가 득세하기도 한 경우가 있습니다.(왕상 22:8-28).
22: 만일 선지자가 있어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한 일에 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으면 이는~
거짓 선지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증험과 성취함’을 들고 있습니다. 선지자의 신실성이 의심날 때 표적을 구하고 그것이 사실로 나타나는지의 여부를 살핀 뒤, 그런 일이 없으면 그를 거짓 선지자로 취급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인 실례는 엘리야 선지자와 바알과 아세라 선지의 대결에서(왕상 18장), 미가야와 거짓 선지자들의 대결(왕상 22:5-36)을 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그들의 말 한 마디까지라도 성취되게 할 것이며(삼상 3:19,20), 그들에게 표적을 주심으로써 하나님의 권위를 입증하실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이런 표적을 구하면 오히려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표적을 구하는 자들에게 보여주실 것은 “요나의 표적” 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오직 말씀에 있는 그대로를 믿고 따르는 것이 오늘날의 성도의 바른 신앙 자세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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