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신명기 제17장 강해 - 공의의 규례들

chukang 2010. 7. 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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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제17장 강해 - 공의의 규례들

 

  16:18에서부터 시작된 종교, 사법, 정치 분양에서 공의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규례들입니다. 1절은 흠 없는 제물, 2-7에서는 우상 숭배자에 대한 판결 규례, 8-13절에서는 상소의 규례, 14-20절에서는 왕의 자격과 의무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올바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공의는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보장해 줍니다.

 

1: 무릇 흠이나 악질이 있는 우양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 드리지 말지니~

  하나님께는 반드시 흠 없는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모든 제물은 흠이 없고 거룩하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기 때문이며(히 9:11-22), 그것이 흠 있는 것이라면 주님과는 무관한 것이며, 또한 하나님께 바쳐질 수 없는 것이므로 이는 제물 자체가 가증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창조주시오, 지극히 높고 거룩하신 만물의 주인이시므로, 드리는 제물은 마땅히 최상의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흠 있는 것을 드린다면 이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하나님께 자신의 정성을 바치는 근본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어느 성중에서든지 너희 가운데 혹시 어떤 남자나 여자가~

‘악’(라아:רע)는 사악하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에 의해 적발된 특정한 어떤 죄악 된 행위로 우상숭배 행위를 가리킵니다. 또한 언약을 어겼다는 것 역시 우상숭배 행위와 관련된 계명을 말합니다. 결국 우상숭배자들은 반드시 처벌을 하라는 뜻입니다.

 

3: 가서 다른 신들을 섬겨 그것에게 절하며 내가 명하지 아니한 일월성신에게 절한다 하자.

  ‘명하다’(차와:צוה)는 지시하다, 위탁하다, 책임을 지우다는 뜻으로 언약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방인들의 우상은 하나님의 언약적 관계와 전혀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금지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언약 관계 속에 있는 이스라엘이 언약적 명령 속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들을 행할 경우에 그것은 계약 위반이며 하나님께 대한 범죄가 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이런 죄악을 범한 경우에는 즉시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심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일월성신을 숭배하는 사상은 모세 시대 이전부터 근동 지역에서 널리 성행되던 것임을 Ras Shamara 토판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4: 혹이 그 일을 네게 고하므로 네가 듣거든 자세히 사실하여 볼지니 만일 그 일과 말이 확실하여~

  이미 누구든지 우상숭배자나 숭배하는 현장, 혹은 숭배하는 마을을 발견할 때에는 반드시 고발 조치하여 종교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습니다(13:8,9,12). 그리고 우상숭배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우상숭배 행위를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삼시간에 그러한 행태가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며, 또한 철저히 조사하여 그런 행태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모든 백성에게 경고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너는 그 악을 행한 남자나 여자를 네 성문으로 끌어내고 돌로 그 남자나 여자를 쳐 죽이되

  당시의 성문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특히 공공 집회나 재판 장소로 많이 사용이 되었습니다.(창 23:10;삼하 19:8;느 8:1-3;욥 29:7) 그리고 그 죄인을 사형시킬 때는 모든 성문 밖, 혹은 이스라엘 진영 밖으로 끌어내어 처형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레위기 24:14;민 15:36). 이같은 처형 방법은 그 죄인이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완전히 버림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문 밖에서 처형되신 것은 그가 죄인들과 동일하게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버림을 당하셨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히 13:12). 이런 죄인은 반드시 돌로 쳐서 죽이도록 했습니다. 간음한 자들도 역시 동일합니다. 우상숭배는 영적 간음이기 때문에 반드시 돌려 쳐서 죽이는 것입니다.

 

6: 죽일 자를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거로 죽일 것이요 한 사람의 증거로는 죽이지 말 것이며

  유죄 판결은 반드시 2,3인의 증인들의 증거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때에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들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진실만을 증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그는 무고히 남을 모함한 것이 되어 그에 상당하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19:180. 이것은 법정 증거주의라고 하는 것으로, 생명에 대한 깊은 존엄성을 근거로 세워진 것이며, 어떤 한 사람의 모함으로 죄인을 만드는 것에 대한 주의를 주는 것입니다.

 

7: 이런 자를 죽임에는 증인이 먼저 그에게 손을 댄 후에 뭇 백성이 손을 댈지니라 너는~

  사형 집행에 있어서 증인이 먼저 손을 대게 한 데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증인이 자신의 증언 행위에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하여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함부로 증인으로 나서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상숭배의 죄의 심각성과 하나님의 심판의 엄중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심지어 한 가족의 구성원이라 할지라도 우상숭배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 받지 못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 회중이 돌로 처형하는데 참가하는데, 그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거부하며 하나님마을 섬기겠다는 자기 결단이며 자기 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악을 잘라내고 신앙공동체의 순결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8: 네 성중에서 송사로 다투는 일이 있으되 서로 피를 흘렸거나 다투었거나 구타하였거나 하여~

  일반적인 재판 상소에 대한 규례를 기록하고 있는데, 원문 그대로 해석하면 ‘피와 피 사이에, 문제와 문제 사이에, 구타와 구타 사이에’라는 뜻이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형사(살인)사건과 민사사건이나 폭력 사건에 해당합니다. 쌍방 사건의 경우에는 잘잘못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결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사장과 대제사장으로 구성된 중앙의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할 사건을 가리키거나 혹은 재판의 일반적인 규율로는 판가름을 할 수 없어 새로운 법 해석이 요구되는 사건들을 가리킵니다. 이는 시내 산에서 임명된 재판관들이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모셍 앞에 가지고 와서 모세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판결토록 한 것(출 18:26,29)과 동일한 원라고 할 수 있습니다.

 

9,10: 레위 사람 제사장과 당시 재판장에게로 나아가서 물으라 그리하면 그들이 어떻게 판결할 것을~

  남유다왕 여호사밧 때에 최고 법정의 구성 인원을 보면(대하 19:11) 대제사장, 장로들, 레위인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제사장은 율법의 정확한 해석을, 장로들은 일상적인 사건들의 판례에 대한 연구를, 그리고 레위인들은 자건의 기록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이런 분담이 있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재판을 주관하는 사람은 대개 제사장들과 재판장(장로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19:17). 이 제도는 산헤드린의 모체가 되는데, 24명의 제사장들과 24명의 장로들, 그리고 22명의 랍비들과 한 명의 의장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중앙재판소에 제소되는 사건들은 지방 법원에서 이미 한 번 판결을 받았지만 그것에 다시 불복하여 상소한 사건이 아니라, 곧바로 중앙에 제소된 것을 말합니다. 이는 지방 법원에서 판결하기에는 상당히 애매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최고 법정인 중앙 재판소에서 해결하도록 한 것입니다.

 

11,12: 곧 그들이 네게 가르치는 법률의 뜻대로, 그들이 네게 고하는 판결대로 행할 것이요,

  중앙 재판소(중앙 성소)에서 판결한 것에 대하여 반드시 복종해야만 한다는 규정입니다. 그러나 불복할 경우는 그 사람을 반드시 죽이라고 하였습니다. ‘천자(擅恣:멋대로 천, 방자할 자)히’ 판결에 복종하지 않고 제멋대로 방자하게 굴 때에는 즉 하나님을 무시하는 교만한 자를 죽여서 악을 제하라는 것입니다. 판결은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복은 곧 여호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며, 중앙 재판소의 재판장이나 대제사장은 하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위에 있는 권세자들에 순종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롬 13:1;벧전 2:13) 때문에 원고는 그 판결에 반드시 복종해야 하는데 여기서 신정국가의 재판 성격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13: 그리하면 온 백성이 듣고 두려워하여 다시는 천자히 행치 아니하리라.

  이렇게 엄중한 처벌을 행하는 목적은 단순히 빈번하게 일어날 악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보다는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여호와의 절대적 권위에 복종하게 하여 언약공동체를 더욱 견고하게 보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14: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이르러서 그 땅을 얻어 거하 때에 만일 우리도~

  모세는 이미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면 왕정 제도가 불가피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왕을 두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창세기부터(창 17:6, 16;35:11;49:10) 이스라엘의 왕에 대하여 예언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구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 것은 왕정 제도 차제가 아니라, 백성들의 요구가 잘못된 의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백성들이 요구하는 왕이 여호와의 권위 아래 신정 통치 원리에 꼭 맞는 왕이라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15: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이며 네 위에 왕을 세우려면~

  왕으로 피택 될 자의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첫째 반드시 택함을 받은 자여야 합니다. 이거은 후대의 역사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선지자가 여호와의 선택을 입었다고 선포한 것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삼상 9-12장에서 사울의 왕이 되는 것에 대한 사무엘의 기름 부음, 삼상 16장에서 다윗에 대한 사무엘의 지지와 기름 부음, 왕상 1장의 솔로몬에 대한 나단의 인정 등입니다. 둘째, 반드시 이스라엘 백성이어야 합니다. 이 조건은 이스라엘의 관습과 성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받아 이스라엘의 종교의 순수성을 이방 풍습과 신앙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게 함입니다.

 

16: 왕 된 자는 말을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말을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왕이 말을 많이 두지 못하게 한 것은 하나님보다 자기 군대를 더 의지하는 불신앙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많은 말을 구하기 위해서 말의 주산지인 애굽과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애굽과 접촉하게 되면 금방 그들의 이방적인 풍습에 물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 같은 규례를 무시하고 자신의 부와 재물을 이용하여 많은 말을 두며 애굽 왕의 딸을 자기 아내로 삼았는데, 그것이 통치 말기 타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왕상 4:26;10:26-29).

 

17: 아내를 많이 두어서 그 마음이 미혹되게 말 것이며 은금을 자기를 위하여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타국과의 정략결혼으로 인해 첩이나 후실을 많이 두는 것을 말합니다. 나중에 이스라엘이 정략결혼 등으로 이방 국가와 관계를 맺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첩들은 왕을 ‘미혹되게’ 할 것입니다. 즉 길을 빗나가게 하는 것으로 우상 숭배 행위를 지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아합은 이방 여인 이세벨을 아내로 맞아들였기 때문에 이스라엘 전체를 바알과 아세라를 숭배하게 만들었습니다.

  은금을 국가를 위하여 쌓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왕이라고 하여 자기 개인을 위하여 축적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에게 세금을 과하게 부과하여 자기 재산을 늘린 대표적인 왕은 여호야김을 들 수 있습니다. 군사력, 정략결혼, 물질적 풍요에 대한 금지는 왕이 자신의 힘이나 계략이나 지혜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주인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종으로서 그 나라를 관리하게 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18: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 보관한 이 율법서를 등사하여

  율법의 사본을 만든 것은 고대 종주권 계약의 형식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종주권 조약 시에 계약서의 사본을 두 개 만드는데 그 이유는 계약 당사자들이 그 사본을 하나씩 가지고서 상대가 그 계약 규정대로 실천하는지를 보기 위함입니다. 율법서 두 사본 가운데 하나는 중상 성소에 보관하고(31:9), 하나는 왕 자신이 가지게 됩니다.

 

19: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서 그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하나님의 통치 대리자로서 율법의 도를 따라 백성들을 통치하는 것은 왕의 직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직무입니다. 역사서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열왕들의 통치의 성패 여부는 그들이 여호와의 율법을 얼마나 충실하게 순종했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두 번째 지도자인 여호수아에게 있어서 최대 관건이 되는 문제도 모세의 율법에 따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수 1:8; 시 119:105).

 

20: 그리하면 그의 마음이 그 형제 위에 교만하지 아니하고 이 명령에서 떠나 좌로나 우로나~

  왕과 백성의 관계를 ‘형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은 이방의 왕들처럼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그 형제들 가운데서 뽑힌 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자신의 위치를 명심할 때 왕은 결코 교만할 수 없습니다. 왕위의 견고함은 통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형제와 같이 사랑하는 것에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