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제16장 강해 이스라엘의 3대 절기
본 장에서는 이스라엘의 생활규범에 대한 내용이 계속되는 가운데, 3대절기와 재판법의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의 여러 절기 중에서도 특히 3대 절기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유월절(1-8), 칠칠절(9-12), 초막절(13-17)입니다. 그리고 18-20절은 재판에 관한 규례이며, 21-22절은 우상 제작의 금지 명령입니다.
1: 아빕월을 지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유월절 예식을 행하라 이는 아빕월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민간력으로 7월에 해당하며 종교력으로는 1월입니다. 종교력은 이스라엘이 출애굽한 그 달을 1월로 계산한 것으로서 이 때 유월절 예식을 행하였습니다. 양력으로는 3, 4월에 해당이 됩니다(출 12:2;13:14). 유월절 예식은 아빕월 14일 저녁 어린양이나 염소를 잡아 무교병, 쓴 나물과 함께 먹는 의식(출 12:3-11)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달 21일까지 7일 동안 무교절 행사(출 12:15-20)와 함께 연결이 됩니다. 유월절은 저녁에 시작을 하는데, 그 이유는 “밤에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라.”는 말씀의 근거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밤과 애굽은 같은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기 이전의 암담한 종의 현실적인 모습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스라엘은 열 번째 재앙인 장자의 죽음이 내린 날 밤에 황급히 출애굽하였습니다(출 12:29-42).
2: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우양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께 유월절 제사를 드리되
본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유월절은 가나안에 정착했을 것을 가정한 상황입니다. 유월절 제사를 드리는 장소를 ‘중앙 성소’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중앙 성소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직접 통치하는 신정 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3: 유교병을 그것과 아울러 먹지 말고 칠일 동안은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그것과 아울러 먹으라~
유교병은 누룩이 들어간 떡이며, 무교병은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떡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시 급하게 밤중에 나왔기 때문에 떡에 누룩을 띄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는 유월절 행사 시에는 무교병을 먹었습니다. 성경에서 누룩은 종종 죄나 부패한 옛 생활을 상징합니다(마 16:6, 12; 고전 5:8; 갈5:9). 누룩이 없는 무교병은 정말 까칠까칠하고 빨리 딱딱하게 굳어져 먹기가 불편하고 맛도 없습니다. 유교병은 누룩이 들어가서 부드럽고 장시간에 걸려 굳어지기 때문에 맛도 있고 먹기도 편합니다. 무교병을 먹는 이유는 바로 ‘고난’의 상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그 칠 일 동안에는 네 사경내에 누룩이 보이지 않게 할 것이요 또 네가 첫날 해질 때에~
‘사경(四境) 내(內)’ 중앙 성소 부근에 유월절을 지내기 위해 임시로 마련한 장막을 설치하는 곳을 말합니다. 유월절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기 장막에서도 누룩을 넣어 만든 떡을 결코 만들어 먹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누룩이 든 떡을 먹는 것은 여호와께로부터 구원 받을 것을 업신여기고 애굽의 옛 생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고난을 받을 때에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유혹을 계속해서 받았고 앞으로도 그런 고난을 당할 경우에는 또 다시 애굽을 동경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같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새로운 피조물이 된(고후 5:17) 신약 성도들도 항상 이 같은 옛 생활의 유혹에 넘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2)고 하였습니다.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유월절 고기는 다음 날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부패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유월절 어린 양이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에 ‘단회성’이 중요시 됩니다. 유월절 어린양 고기를 계속해서 먹는 것은 주님의 십자가의 단회성을 훼손하게 됩니다.
5,6: 유월절 제사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각 성에서 드리지 말고, 오직 네 하나님~
유월절은 개인적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중앙 성소에서 지켜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모든 예식을 중상 성소에서 드리게 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분이 곧 여호와이심과 유일하신 구원자이심을 인식시켜서 여호와 신앙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하겠습니다.
7,8: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그 고기를 구원 먹고 아침에 네 장막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중앙 성소에서 제사 드린 후에 성소 뜰에서 먹으라는 규정입니다(레 7:15-17). 그리고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중상 성소 부근의 장막(천막)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6일 동안 무교병을 먹으며 제7일째 다시 성회로 모이는 것입니다. 제7일은 아빕월 21일로 무교절의 마지막 날입니다. 첫날 15일과 마지막 날 21일에도 성회로 보였습니다. 이 때에 노동은 금하였습니다. 이 절기를 지키면서 여호와의 구원의 은혜를 깊이 생각하면서 온전한 제사를 드리기 위함입니다.
9,10: 칠 주를 계수할지니 곡식에 낫을 대는 첫날부터 칠 주를 계수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의 시작 되는 날을 말합니다. 곡식에 낫을 대는 첫날이라는 의미는 보리의 수확을 개시한 날, 곧 유월절 둘째 날입니다. 이 날에는 보리 이삭 한 단을 베어 제단에 요제로 바치게 되어 있습니다.(레우기 23:10, 15) 이 때로부터 50일째 되는 날로 오순절입니다. 모백을 거두는 날이기 때문에 ‘맥추절’(출 23:16)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히브리 민간력으로는 5,6월에 해당이 됩니다.(레 23:16) 이 때에는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예물’은 히브리어로 ‘미사:מסה’로 성경에는 단 한번만 사용이 되었습니다. ‘풍족함, 흘러넘침’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라는 것은 자발적으로 넘치도록 주신 여호와의 복에 따라 풍성하게 바치라는 것입니다. 레위기 23:17,18을 보면 칠칠절에는 첫 수확한 밀을 갈아 누룩을 넣어 만든 떡 둘, 일 년 되고 흠 없는 어린 양 일곱, 젊은 수소 하나, 숫양 둘입니다.
11,12: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하는 레위인과 및 너희 중에 있는 개과 고아와 과부가~
추수의 즐거움은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노비, 레위인, 객, 고아, 과부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누려야 합니다. 운동회가 선수만의 것이 아니라 관중들이나 기타 주위 사람들이 함께 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소출의 풍성함이 여호와께서 복을 주셔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성도는 물질에 대하여는 청지기의 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며, 이웃의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아야 할 책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애굽의 종살이의 시절을 기억하여야 하는 것은, 그 때에는 아무리 풍년을 맞이하여도 이스라엘의 것이 아니요 애굽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스라엘의 것이 되어 기쁨을 누리게 되었으므로, 추수하는 사람은 자신만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들고 소외된 이웃을 살펴주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입니다.
13: 너희 타작마당과 포도주 틀의 소출을 수장한 후에 칠 일 동안 초막절을 지킬 것이요.
수확된 것들은 밀은 타작마당에서, 포도는 포도즙 틀에서 각각 타작하고 즙을 짜게 됩니다. 따라서 타작마당과 포도즙 틀이라는 것은 1년 동안의 과실 수확을 의미합니다. 곡물과 과일을 저장한 후에는 초막절을 지키게 되는데, 7월 15일부터 7일 동안 지키게 됩니다. 초막절 혹은 장막절이라고 하는 이유는 출애굽 후 광야에서 장막 생활을 하였기 때문이며, 수장절이라고 하는 이유는 모든 소산물들을 거두어 창고에 수장한 것을 기념하기 때문입니다.
14: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절기를 지킬 때에 명심할 사항은 반드시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신분의 귀천, 지위의 고하, 경제적 빈부의 차이에 의하여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신분과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웃을 생각하고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생활을 의미하는 것이며, 슬픔과 고통이 없고 즐거움이 넘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15: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너는 잎 일 동안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절기를 지키고~
7일 동안 즐거워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이 모든 수고하는 일에 복을 주셔서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풍성함으로보는 오직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는 그것 때문에 즐거워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성도의 참 기쁨의 대상이 물질이 아니라 여호와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물질적인 소출이 없어도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리라고 하였습니다(합 3:17,18).
16: 너희 중 모든 남자는 일 년 삼차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20세 이상 되는 모든 남자들은(출 23:17) 3대 절기인 무교절, 칠칠절, 초막절에 중앙 성소에서 절기를 지켜야 합니다. 이때에는 반드시 예물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그 이유는 여호와께서 은혜를 주셨기 때문이며, 또 앞으로도 주실 복을 주실 것이므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17: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의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물건을 드릴지니라.
하나님 앞에는 억지로나 인색함으로 드릴 것이 아니며(고후 9:7)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리라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강조되는 것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게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18: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각 성에서 네 지파를 따라 재판장과 유사를 둘 것이요~
재판장은 ‘공의와 율례로 판단하는 자의 우두머리입니다. 유사는 ’기록자‘라는 뜻이므로 재판장을 보조하는 서기를 가리킵니다. 재판장과 유사는 지파의 지도자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이들은 공의의 하나님을 대신하여 재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공의를 굽게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간혹 그릇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들은 사람을 외형적 기준으로 판단하고(출 23:6; 레 19:5), 뇌물을 즐겨 받으며(출 23:8), 다수의 힘 있는 자들의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자(1:17; 출 23:1,2)들이었습니다.
19: 너는 굽게 판단하지 말며 사람을 외모로 보지 말며 또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외모로 판단하며 뇌물을 받는 사람은 마치 장님과 같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적인 장님입니다. 뇌물로 인하여 시비를 올바른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인의 말을 굽게 한다’는 것은 왜곡시킨다는 뜻입니다. 뇌물로 결정적 증인을 매수하여 그릇된 진술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재판장은 그 거짓 증인의 진술에 따라 판단하므로 잘못된 판결이 되려지게 됩니다.
20: 너는 마땅히 공의만 좇으라 그리하면 네가 살겠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을~
재판장은 공의만 좇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항상 외적인 것들에 의하여 영향을 받기 쉬운 사람의 마음을 근거로 하여 재판장과 유사들의 재판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공의의 정신은 이스라엘 역사에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사법 제도에 있어서 근본정신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한 요소인 법정 제도에 잘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재판을 할 때에 재판장은 바른 삶을 살 수 있고, 또한 땅을 기업으로 받는 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21: 네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쌓은 단 곁에 아무 나무로든지 아세라 상을 세우지 말며
재판관과 유사 즉 백성의 지도자의 첫째 임무로 가나안 땅에서 유행하고 있는 불순한 예배 관습을 제거하는 일과 불순한 예배의 관습이 하나님의 종교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임무가 주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상징하는 그 어떤 우상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세라는 목상으로 제단 옆에 하나님을 상징하는 나무를 세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22: 자기를 위하여 주상을 세우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느니라.
주상은 신의 형상을 기둥을 만들어 세우는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자기를 위하여’라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종교는 여호와를 위한 종교이지, 세상 것들처럼 인간을 위한 종교가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와 세상 종교의 차이점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 중심 종교입니다. 세상 종교는 개인중심의 종교입니다. 오늘날 교회나 개인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상입니다. 우리의 구원과 믿음과 은혜의 생활은 모두 하나님께로만 향해야 하며, 세상적인 것이나 내 개인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가려서는 안 되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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