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제28장 강해 절기 제물
본 장은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이 지킬 여러 절기의 기념 제사 때에 드릴 각 제물에 대한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그 동안 주어진 규정들을 모아 편집한 것으로 보입니다.
1,2절은 정한 시기에 드릴 제사입니다. 지난 장에서 인구 조사와 가나안 땅에 대한 분배 명령이 내려졌다면, 당연이 이번 장에서는 정복과 관련된 내용이 나와야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절기와 제물들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 그 정한 시기에 삼가 내게 드릴지니라.
제사에 대한 규례는 출 23:14-17; 레 23장에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더욱 확충된 규례를 새로이 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가나안 정착 이후 이스라엘 공동체가 보다 철저하고 체계 잡힌 예배를 하나님께 드리도록 준비시키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물’(코르반)은 봉헌한다, 바친다는 의미로 하나님께 드리는 모든 제물에 예외 없이 붙여집니다. 여기에서는 봉헌된 제물 중에서 제사장의 분깃을 제외시킨 모든 부분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온전히 받아들이실 수 있는 성별 된 것만이 예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식물’(레헴)은 음식, 떡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레 3:11, 16). 제물에 대하여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을 의인화하는 것으로써, 그 앞에 ‘나’라는 표현을 통하여 예배의 주체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한 시기’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하여 모이는 날과 시간을 가리킵니다. 이에 관한 규례는 백성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것이므로 ‘거룩한 모임’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였습니다(민 10:2; 애1:15).
정한 절기에 드리는 제사와 제물에 대하여 언급하는 중요한 점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 바네아에서 20세 미만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자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정확한 제사와 제물에 대하여 가르칠 필요가 있었으며, 또한 전쟁이라는 대사 앞에서 자칫하면 제사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전쟁은 하나님께 달려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또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하나님 섬기는 일에 대하여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0절은 상번제 및 안식일의 제사 규례입니다. 상번제는 날마다 일정하게 계속적으로 태워드리는 제사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안식일에는 상번제와 함께 특별한 제사를 드렸는데, 평일보다 두 배의 제물을 바쳤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안식에만 특별한 헌신을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늘 하나님께 헌신하는 가운데 특별히 안식일을 거룩히 구별하여 지켜야 함을 의미합니다. 주일에만 신자가 되고, 나머지 엿새 동안은 불신자와 같이 행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는 것은 이레 중에 하루이지만, 그 근본정신을 실천하는 데는 한 주간 전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3: 또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여호와께 드릴 화제는 이러하니 일 년 되고 흠 없는 수양을~
희생 제물을 불에 태워드리는 제사가 화제입니다. 여기에서는 매일 드리는 번제와 소제를 뜻합니다. 출 29:38-42에 보면 매일 두 마리의 어린 양을 드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관계를 상징한다고 하겠습니다. 한 마리는 동틀 때에, 또 한 마리는 해 질 때에 드립니다.
5: 또 고운 가루 에바 십분지 일에 빻아 낸 기름 힌 사분지 일을 섞어서 소제로 드릴 것이니.
고운 가루는 미세하게 빻은 밀가루입니다. 이는 봉헌하는 자가 철저하게 깨어진 자기 부인을 해야함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마 16:24; 눅 9:23) ‘에바’는 곡물의 양을 측정하는 도량형으로 1에바는 ‘호멜’의 십분의 일(겔 45:11), 즉 약 22리터의 양입니다(출 29:40). ‘기름’은 올리브 열매를 으깨어 만든 즙으로, 고운 가루에 배합하였습니다. 회개한 자라도 반드시 성령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예표한다고 하겠습니다. ‘힌’은 액체의 양을 측정하는 도량형으로 1힌은 약 3.66리터입니다(출 16:36).
‘소제’는 봉헌 예물이라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처음에는 제물이 동식물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되었으나, 후에는 밀가루와 감람유 그리고 유향과 소금을 배합한 특별한 제물의 제사를 지칭하는 데만 T이게 되었습니다(15:28; 레 2:1, 2;4-10, 11-13). 본래 소제는 단독적인 제사법이었으나 후대에 와서 화제를 보충하는 무혈의 제사로 발전하였습니다. 번제는 희생과 관계성을 상징하고, 소제는 봉헌자의 거룩한 행위를 상징합니다(왕상 8:64; 사 43:23).
6. 이는 시내 산에서 정한 상번제로서 여호와께 드리는 향기로운 화제며.
날마다 규칙적으로 드리는 제사가 상번제입니다. 여기에는 번제와 소제와 전제가 포함됩니다(민 28:3-8; 스 3:5; 느 10:33). 상번제는 구속 사역을 위해 희생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것이며, 우리 매일의 삶이 하나님께 헌신되어져야 함을 교훈합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상번제는 출 29:38-42에 언급된 것처럼, 하나님과의 온전한 영적인 교류를 지속하기 위하여 게을리할 수 없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7: 독주의 전제
전제는 본래 포도주로 드리는 제사의 일종입니다(출 29:40). 그러나 황량한 광야에서는 포도를 쉽게 구할 수 없었으므로 포도주 대신 밝혀지지 않은 다른 식물을 발효시킨 주정으로 제물을 삼았습니다. 독주라는 용어는 포도주와 대별되어 쓰인 말입니다.(레 10:9; 민 6:3)
9,10: 안식일에는 일 년 되고 흠 없는 수양 둘과 고운 가루 에바 십분지 이에 기름 섞은 소제와~
상번제의 두 배를 드리게 되어 있습니다. 안식일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언약의 표증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특별히 성별하기 위함입니다. 성도들은 안식일을 통하여 헌신의 결단을 견고히 해야 하겠습니다.
11-15절은 월삭의 번제 규례입니다. 월삭은 매월 초하루를 말합니다. 그 날에 제사를 드렸다는 것은 그 달 한 달을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한다는 의미입니다. 월삭 제사는 ‘속죄제’입니다. 지난 1개월을 돌아보고 지은 죄를 고백하여 용서 받지 않으면 새로운 한 달을 하나님께 헌신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물로는 속죄제 이외에 수송아지 둘과 수양 하나와 일 년 되고 흠 없는 수양 일곱과 거기에 수반되는 소제물과 전제물을 드립니다. 이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 백성들이 지난 한 달 간을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와 영광을 돌리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16-25절은 유월절 제사 규례입니다. 여기에서는 유월절 어린 양에 관한 제사가 아니라, 유월절 이후, 정월 15일부터 7일간 지켜야 하는 무교절에 관한 규례입니다. 무교절에는 7일 동안 무교병을 먹으며, 첫날은 성회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하지 않으며, 번제와 소제를 매일 드릴뿐만 아니라, 속죄제를 드리고, 상번제를 계속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제7일에 성회로 모이고 노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에는 다른 제사에 비해 많은 제물을 바쳤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특별한 구원 사역, 곧 이스라엘을 장자의 재앙으로부터 구원하신 사역과 이스라엘을 애굽의 압박과 종살이로부터 해방시킨 사역을 기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우리를 구원해 주신 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항상 하나님을 경배하는 삶을 살 것을 교훈합니다.
16,17: 정월 십사일은 여호와의 유월절이며, 또 그 달 십 오 일부터는 절일이니 칠 일 동안~
정월 십사일에는 제사를 드리지 않고 가족 단위로 어린 양을 잡아 식사를 하며 엄숙하게 하나님의 출애굽 사역을 기념하였습니다(출 12:3-14). 이 날은 하나님께서 애굽의 장자들을 치실 때에 피의 표적이 있는 히브리인의 집을 그냥 넘어가셨던 것이라서 ‘유월절’이라고 칭합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월절과 무교절은 같은 의미입니다. 유월절은 정월(아빕월) 14일 저녁이며, 무교절은 정월 15일부터 한 주간 동안 지켜지는 절기입니다. 엄밀히 구분한다면 유월절은 모든 애굽에서 태어난 것들 중 초태생의 죽음을 기억하며, 무교절은 그로 인하여 도래한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무교절은 출애굽 후 광야 생활의 고통을 단순한 고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백성들을 연단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상기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제정이 되었습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백성들은 누룩을 넣지 않은 떡을 먹어야 하는데, 이는 쾌락의 절제, 그리고 성결하고 성별된 삶을 살아야 함을 상징합니다(레 2:11; 고전 5:7,8).
18: 그 첫날에는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노동도 하지 말 것이며
회막에서의 정규적인 예배 외의 종교 집회를 성회라고 총칭합니다. 그 성격에 따라 원어적으로는 호칭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모엣’은 시간을 정한 성회(애 1:15), ‘미크라’는 일반 성회(사 1:13), ‘아체렛’은 출석할 의무가 있는 성회(레 23:36)를 뜻합니다. 무교절은 일반 성회였습니다.
19: 수송아지 둘과 수양 하나와 일 년 된 수양 일곱을 다 흠 없는 것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은 반드시 흠이 없어야 합니다. 작은 제물이나 큰 제물이나 어떤 제사나 온전해야 함을 가리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한 제사를 드리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23: 아침의 번제 곧 상번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
무교절에도 아침의 번제는 반드시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교절 제사를 드린다고 상번제를 드리지 않는 것은 안 된다는 규례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헌신을 빙자하여 일상의 헌신을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교훈합니다. 예를 들면 십일조나 특별 헌금을 드린다고 감사예물이나 주일 헌금을 드리지 않는 것은 안 되는 것입니다.
26-31절은 칠칠절 제사 규례입니다. 일명 오순절, 맥추절이라고 합니다. 이 날은 보리의 첫 수확일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을 가리킵니다(레 23:15-21; 신 16:10). 추수를 마치고 드리는 제사로 ‘풍요로움’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날입니다. ‘새 소제’를 드린다는 것은 햇곡식으로 만들어 드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제 위에 누룩을 첨가하여 유교병으로 만들어 드렸기 때문입니다(레 23:17).
27-31절은 칠칠절에 드리는 제물로, 수송아지 둘, 수양 하나, 일 년 된 수양 일곱으로 번제를 드리며,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야 하고, 매 수송아지에 에바 십분지 삼과, 수양 하나에 에바 십분지 이를 드리며, 어린 양 일곱에는 매 어린 양에 에바 십분지 일을 드립니다. 그리고 속죄를 위하여 수염소 하나를 드립니다. 이 모든 제물은 흠이 없는 것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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