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제25장 강해 이스라엘의 우상숭배와 음행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던 발락과 발람 사건이후 이스라엘이 싯딤에서 모압 여자들과 음행과 우상숭배의 기사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본장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거짓 선지자 발람이 꾸며낸 것입니다. 여호와 신앙으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음행을 미끼로 하여 우상 숭배로써 타락시키고 분열시킴으로써 결국 이스라엘이 파멸을 자초하도록 꾸민 계략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한 번 돈에 눈이 먼 거짓 선지자가 그토록 명백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로 간교하고도 집요하게 악을 도모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성도를 유혹하여 타락시키려고 하는 사단의 계략은 집요하고 끈질기며, 교묘하게 우리의 약점을 파고든다는 것을 깨닫고 항상 경각심을 가지며, 오직 하나님만을 바로 섬기며 경배하는 신앙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1-5절은 이스라엘의 음행에 대한 내용입니다. 먼저 모압 여인들을 동원하여 이스라엘 남자들을 유혹하여 음행에 빠지도록 하였습니다. 음행으로 타락하기 시작하자 바알에게 숭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1: 이스라엘이 싯딤에 머물러 있더니 그 백성이 모압 여자들과 음행하기를 시작하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진입을 위해 최후 공격 거점으로 삼고 상당 기간 동안 체류하였습니다. 모세는 신명기에 나타난 모든 설교를 수행하였으며,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을 위한 초안을 마련하였으므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습니다.
발람은 이스라엘 저주를 위한 복사술에 실패하자, 그 방법을 바꾸어 모압과 미디안 여인들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성적으로 타락하게 만들었습니다(31:16). 우상숭배와 여호와 하나님을 떠나도록 만드는 음행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몰락하도록 획책한 발람의 태도는 이스라엘이 알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을 통한 것이 아닙니다. 사단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성도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올무에 걸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육체의 정욕에 빠지게 된 이스라엘은 음행을 필수 요소로 삼았던 가나안의 우상 숭배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징계를 받게 되었으며, 후일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가 멸망하는 원이 되었습니다.
2: 그 여자들이 그 신들에게 제사할 때에 백성을 청하매 백성이 먹고 그들의 신들에게 절하므로
모압은 다신(多神)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든 제사에는 우상 숭배의 농도를 더하기 위하여 반드시 행음이 수반되었습니다(고전 10:8). 특히 모압의 주신이며 생산의 신이었던 바알 숭배 시에는 남녀간의 육체적 접촉에 강조점을 두었으므로 이국의 여인을 탐하며 동경하였던 이스라엘 남자들이 쉽게 바알 숭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음행을 미끼로 성도를 유혹하지는 않더라도 이 세상의 복을 빌미로 하여 접근하는 유사 종파들이 오늘날에도 성행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유혹을 간파하고 물리치는 성숙한 성도가 되기 위해서는 성령으로 충만하며 말씀으로 무장하여 물리칠 수 있는 믿음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3: 이스라엘이 바알브올에게 부속된지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니라.
바알브올은 ‘벧브올에서 섬겨지던 ’바알 신‘을 가리킵니다. ’부속되다‘는 말은 연합하다, 복속되다는 뜻으로 백성들이 바알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예속되고 지배를 받는 상황이 되었음을 가리킵니다.(신 4:3; 시 106:28; 호 4:14). 이스라엘 남자들은 바알 제사에 참석하여 모압 여인들과 음행에 빠짐으로 바알의 노예가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는 이스라엘 모든 남자들이 이러한 죄악에 동참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상황을 나타냅니다. 이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죄악은 물론 한 민족 전체가 짖는 죄악에 대해서도 반드시 심판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백성의 두령들을 잡아 태양을 향하여 여호와 앞에 목매어 달라~
두령들은 각 지파의 족장과 장로들을 일컫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격인 이들이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범죄를 선동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소집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두령으로 삼으신 것은 이스라엘의 어른으로 바른 길로 백성들을 인도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하나님의 일을 게을리 한 것은 곧 하나님께 대한 도전이며, 신성 모독이며, 불순종의 죄를 짓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형벌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성도들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선택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영광스러운 선택을 받았으므로 하나님 앞에서 세상을 향하여 짊어져야 할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 모든 세상의 죄악과 타락에 대하여, 믿는 성도들의 책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양을 향하여~ 목매어 달라’ 하나님께서는 진노와 경고의 표증으로 삼으시려고 우상숭배 주동자들의 말로를 만민에게 보이실 의사를 표명하셨습니다. 바알은 태양을 상징하는데, 바알을 섬기던 자들의 어리석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그들이 섬겼던 태양을 향하여 심판을 받게 만드신 것입니다.
5: 모세가 이스라엘 사사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관할하는 자 중에 바알브올에게 부속한~
사사는 재판한다는 뜻에서 나왔습니다. 가나안 입성 후의 사사들과는 약간 달리, 재판장의 역할을 담당하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세가 장인 이드로의 권고에 따라 임명한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출 18:21, 25)들입니다. 이들을 통하여 적법한 절차를 걸쳐 처형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6-15절은 비느하스의 의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6: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회막문에서 울 때에 이스라엘 자손 한 사람이 모세와 온 회중의~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처형을 당한 상황입니다. 또한 본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하나님의 진노로 인하여 염병이 이스라엘에 만연되어 있는 상태임을 (8,9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징계를 받은 후에야 비로소 백성들은 자신들의 죄를 조금이나마 인식할 수 있었으며 통회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징계는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하고 회개하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범죄 후에 회개하기보다는 죄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모든 회중 앞에서 보란 듯이 여전히 음행을 하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시므리(14절)입니다. 시므온 지파의 한 족장입니다. 온 민족이 회개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는 미디안 여인을 장막으로 끌어들여 음행하고자 한 것입니다. 죄악에 깊이 물든 인간이 자신의 죄악조차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디안의 한 여인은 미디안의 두령, 수르의 딸 ‘고스비’를 가리킵니다(15절 31:8). 시므리가 이 여인과 회막 가까이 접근한 것은 그가 아직 회개하지 않았으며, 철저한 우상 숭배자로 전락하였고, 하나님의 규례를 의도적으로 훼파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7: 제사장 아론의 손자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보고 회중의 가운데서 일어나 손에 창을 들고
비느하스는 나중에 대제사장이 되었습니다. 일어났다는 것은 분개한 마음으로 자리를 차고 일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그는 영적인 분별력을 갖고 전염병의 원인이 음행을 수반한 우상숭배였음을 깨닫고 그에 대한 의분의 행동을 취함으로써 하나님의 진노를 가라앉히게 되었습니다. 그의 처사는 죄를 미워하는 거룩한 행위로서, 성도가 죄에 대한 묵인이나 무관심이라는 소극적 자세보다는 죄와 무법자들에 대하여 철저한 행동으로 적극 대응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8: 그 이스라엘 남자를 따라 그의 막에 들어가서 이스라엘 남자와 그 여인의 배를 꿰뚫어서~
그 이스라엘 남자가 사는 천막에는 ‘막’이 있었습니다. 고위 부유 계층만 사용하던 아치형 천막을 가리킵니다. 그 안에는 특별히 마련된 귀부인들의 방이 있었습니다. 비느하스가 그 두 사람을 죽이니 염병이 그쳤습니다. 염병은 장티푸스로 티푸스 균이 장에 침입함으로 일어나는 급성전염병으로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는 불치의 병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온 회중이 회막문에서 울며 회개하여도 하나님의 진노가 멈추지 않았으나, 비느하스의 의분에 찬 행동이 멈추게 한 것입니다. 이 비느하스의 행동은 하나님의 마음을 대신하여 심판을 대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의로움으로 인하여 하나님은 심판을 멈추시며, 그로 인하여 전민족이 구원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소돔과 고모라 사건과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대속적 희생과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 이 때까지 염병으로 죽은 자가 무려 24,000명이나 되었습니다.
10,11: 비느하스가 나의 질투심으로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나의 노를 돌이켜서~
나의 질투심은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질투를 가리킵니다. 비느하스의 행위가 자신의 판단과 소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의 마음과 율법에 준거한 것이었음을 칭찬하는 말입니다. 즉 성도가 하나님께로부터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야 하고(요 3:3), 하나님 중심의 판단과 행동을 취해야 한다(시 119:161; 딤후 2:15)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12,13: 나의 평화의 언약
비느하스 가문에게 대제사장 직분을 계승시키겠다는 언약입니다. 인간들은 목숨을 걸고 서원한 것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존재이지만, 하나님께서는 한 번 스치며 약속하신 것마저도 반드시 성취시키시는 분입니다. 이 언약에 따라 비느하스와 그의 후손들은 엘리 시대의 순간적인 단절 외에는(삼상 2:27-36;14:3) A.D. 1세기 예루살렘 멸망 때까지 제사장 직분을 독점적으로 계승하였습니다. ‘제사장 계승 언약’을 ‘평화의 언약’이라고 칭하셨던 이유는 제사장이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중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인데, 참된 평화는 인류의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로 말미암아 시작되었으며, 결국 종말에 완성될 것입니다.
14,15: 시므리와 고스비
본문에 시므리의 지위와 지파를 분명히 언급하고 있는 것은 가계를 중요시 여기던 히브리 사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하여 시므온 지파 전체는 커다란 수치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지파 대표자 시므리의 범죄로 말미암아 명예가 실추된 시므온 지파는 물론 시므리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가나안 정복시 에돔이나 아라비아인들에게 동화되었으며, 남은 자들은 점차 쇠퇴하여 결국 유다 지파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수 19:1-9; 삿 13-17장; 대상 4:24-33)
고스비는 앞에서 말씀을 드린 바와 같이 ‘간교한 자’라는 뜻인데, 이 여인의 이름 그대로 육체를 미끼로 하여 선민의 한 사람인 시므리를 배교하게 만들고, 교만하게 하고, 자기 도취에 빠지도록 하여 결국 그의 존재를 사멸시켰습니다. ‘수르’는 미디안 백성 한 종족의 두령입니다. 일국의 공주였던 그의 딸 고스비가 이스라엘인과 음행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후일 미디안 왕들의 처절한 심판을 고려해 볼 때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수르의 의도적 계획이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16-18절은 미디안족에 대한 징벌 명령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타락의 길로 걷도록 유혹한 미디안 족속은 훗날 이스라엘에 의해 멸망을 당하며, 그 때 발람도 함께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16,17: 미디안인들을 박해하며 그들을 치라.
‘박해하다’(차로르)란 말과 ‘치다’(마카)란 말은 대대적인 살육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강렬한 심판 의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악을 근절시키는 방법의 일환으로, 그 일을 직접 수행하시는 대신 죄의 노예가 되었던 이스라엘을 참여시켜 죄의 유혹을 원천 봉쇄하도록 조치를 취하셨습니다(31:2). 이처럼 성도들도 범죄의 원인과 과감히 맞서 싸울 것을 명령하고 계십니다. 이는 우리들로 하여금 보다 큰 사단의 세력에게 또 다시 굴복하지 않도록 새로운 경각심을 심어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스라엘의 타락이 모압인들로 인하여 시작이 되었지만, 모압은 일단 무사한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모압이 아브라함의 조차 롯의 자손(창 19:37; 신 2:9)이었음을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신 것으로 보입니다.
18: 이는 그들이 궤계로 너희를 박해하되 브올의 일과 미디안 족장의 딸 곧 브올의 일과~
‘궤계’와 ‘유혹하다’는 동일하게 ‘기만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간사한 꾀를 뜻하는 이 말은 이스라엘을 몰락시키려고 꾸민 발람의 사악한 계교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악인들의 궤계는 그 치밀성으로 인해 쉽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그 올무를 벗어나고 또 끊어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 분별의 은사를 하나님께 간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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