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설교

2019년 설날 가정 예배: 사랑과 용서와 분노

chukang 2019. 2. 4. 12:08

2019년 설날 가정 예배

사랑과 용서와 분노 (사무엘상 2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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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찬송 550, 사도신경, 말씀, 찬송 549, 축도(주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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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이 어떤 아픔을 느꼈을 때에 그 아픔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때에는 그냥 포기해 버리고 마음을 접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한 가정에 뇌졸중으로 하반신 마비가 와서 포기하지 않고 물리치료와 개인 운동으로 약간 회복이 되어 지팡이를 짚고 겨우 걸을 수 있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집에 요양보호사 여러 명이 들어가서 요양을 해 드렸는데, 그 중에는 대상자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요양보호사가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들어간 지 며칠이 되지 않아서 마음이 맞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대상자는 자신의 병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즉 인지 능력에는 거의 이상이 없어서 사리분별도 잘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병들었다는 것 때문에 자괴감도 들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미움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몸에 열도 나고 밥맛도 없어지고 컨디션이 떨어져서 며칠 동안 힘들어하며 고통 속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대상자가 이런 상황 속에 있을 때에 저는 문득 대상자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자신의 상태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그 요양보호사로 인하여 발생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일단 마음부터 풀어야 합니다. 마음을 풀지 않으면 몸까지 더 아프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였더니 그런 것 같다고 자신이 너무 몸이 아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도 그 대상자에게 큰 실수를 할 뻔 한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팔에도 힘이 별로 없는데다가 다리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화장실에 갔는데, 때로는 스스로 옷을 벗고 변기에 앉을 때도 있지만 어떤 때에는 많이 떨려서 옷을 벗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요양보호사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합니다.’라고 말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 후에 옷을 내려주고 변기에 앉게 하였습니다. 두 손으로 벽을 집고 덜덜 떨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을 듣고 너무나 화가 난 것입니다. 그 화가 난 것에는 자신의 병든 육체에 대하여 초라하게 느끼는 점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작은 일에 화가 나게 된 것입니다.

저도 그 집에 갔을 때에 마침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보고 일어났는데 다리를 떨면서 겨우 버티고 서서 옷을 입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보고 옷을 입혀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제가 실수할 뻔 했던 것은, ‘아니 언제 그렇게 최신식 춤을 다 배우셨습니까? 저도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렇게 말을 했는데, 다행이도 대상자가 웃으면서 그래 볼까하면서 무사히 지나간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대상자는 나이가 많지만 휴대폰을 자세하게 잘 살피기도 하고 컴퓨터로 여러 가지 작업도 하는 분이었기에 여러 가지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웃으며 지나간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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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 지적하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나게 됩니다. 즉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사람에 따라서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화를 내는 경우도 있고, 그 화로 인하여 상대방을 몹시 괴롭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울이 다윗을 대하는 경우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사울과 다윗의 경우에는 영적인 전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둘 다 동일하게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은 이미 왕이 되었고, 또 한 사람은 그 사람의 뒤를 이어 왕이 될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사울이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을 넘어서 다윗을 죽이려고 광분의 상태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이는 하나님 대신 악신이 사울의 마음을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은 하나님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은, 비록 사울이 타락하기는 했지만 하나님께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었기에 자신을 죽이려고 덤벼드는 사울을 용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사랑을 충만하게 받은 사람의 모범적인 모습입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크고 작은 권모술수가 가득 차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이익을 위하여 남을 짓밟아 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 같으면 인간관계 자체를 단절해 버리는 일을 행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내게 유익이 되는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후회할 일이었던 것이죠. 돈이 없으면 못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너무나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권력을 잡으면 내게 어떤 힘이 생기게 되고 그 힘을 통하여 자신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을 잡으려고 합니다. 세상이 바로 이런 곳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말씀이 때로 마음을 찌를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이제가 주님의 말씀을 아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이럴 때에 조용히 큐티 시간을 갖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돌이켜 보면 내가 잘한 것보다는 잘못한 것들이 훨씬 많습니다. 사실 그때는 잘한 것 같았는데 지금 판단으로는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도 있고, 더 나아가면 도무지 내가 살면서 잘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마음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겸손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다윗처럼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의 옷자락만 가만히 베고 용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 둘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찾아올 때에 순종하는 것은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입니다. 그것이 또 사랑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 삶은 나쁜 쪽으로만 보면 한없이 나쁘지만, 그 가운데서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남을 유익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게 큰 유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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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모두가 사랑과 용서를 깨달으며 배우고 베푸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작은 선행들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또 나 자신도 모르게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고 건강도 유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앞에 말했던 그 대상자는 지난 21일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예수님 믿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해 준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만 주었습니다. 그저 마음을 편하게 하시라고 하고 몇 마디도 한 것이 없었지만, 그 대상자는 어느 사이에 나에 대한 신뢰를 하고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놓고, 부족한 나를 통하여 주님을 영접하는 은혜가 임한 것입니다. 올 한 해도 주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