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깡(금귤)을 먹으면 그 안에 조금 단단한 파란 씨앗이 몇개씩 들어있는 거 다 아실 거에요. 무려 17년 전에 낑깡을 먹다가 요 씨앗을 심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증이 폭발? 조그마한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씨앗이 발아가 되어서 싹이 나왔습니다. 한번 키워서 열매를 따 먹어 볼까~ 그래 한 번 키워보자! 그래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그냥 키우니까 정말 잘 안 자라더군요.
제법 10년 쯤 키우니까 제법 커져서 꽃도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거야 하고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감 무소식.... 무식해서 금귤 나무와 접을 붙여야 된다는데... 여태 그걸 몰랐어~
그래도 키운 세월이 아까워서 조금씩 큰 화분으로 옮겨 심었더니, 어느 해 여름이 다 지나가고 가을도 거의 다 지나갈 시월의 마지막 쯤인데 허연게 붙혀 있지뭡니까! 무슨 벌레인가 하고 보았더니....
참나 기가 막혀서.... 파리똥만한 하얀 벌레 같은 것이 꽃봉오리였답니다. 그런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것이 꽃을 피웠어요... 5입으로 별모양으로요... 그 꽃에서 정말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겁니다. 그래도 참 반갑데요.
올해로 17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좀 꽃 봉오리가 일찍 맺히고 꽃도 피웠습니다. 코를 가까이 대로 향기를 맡으니..... 정말 좋습니다. 꽃이 크고 예쁘지 않아도, 비록 열매가 없어도, 그 어느 향기로운 꽃보다, 그 어느 크고 맛있는 열매보다도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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