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7일에 고구마를 두 이랑 파고 다음날 18일에 또 나머지 한 이랑을 마저 팠습니다.
500주 모종을 네 이랑에 심었는데, 200주는 '신자미'고 300주는 '첫사랑(이찌 하루까)'이라는 품종입니다.
9월 초순부터 작은 돼지가 산에서 내려왔으나 개가 있으니까 고구마 밭까지 못 오다가 며칠 동안 개와 돼지가 실랑이를 벌이더니,
돼지가 머리가 영리한지 개를 양쪽에 매어 두었는데 그 사이 가운데로 와서 군데군데 파 먹기 시작했습니다.
파 먹은 곳을 살펴보니 여러 마리는 아니고 파 먹은 돼지도 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3일 동안 매일 조금씩 파 먹고 올라갔는데, 그대로 두면 아무래도 밭 전체가 절단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던 개 2마리를 고구마 이랑 이쪽 저쪽 중간에 두었습니다.
그랬더니 한 일주일 동안 또 못 파먹더군요.
그러다가 웬 걸 또 그 좁은 사이로 들어와서 파먹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번에는 좀 큰 개를 한 마리를 저녁마다 풀어 놓았습니다.
밖에서는 얼마나 시끄럽게 짖어대는지.......
그렇게 3일 동안 놔 두었다가 더 이상 개를 풀어 놓기도 그렇고 해서 파야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처음 신자미 한 이랑은 많이 파 먹어서 수확도 많지 않았죠.
이 번에는 첫사랑 고구마 팠는데 두 이랑에서 노란 플라스틱 감 박스로 1박스 반 정도됩니다.
kg으로 치면 65kg정도 됩니다. 신자미도 한 박스 꽉 채우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35kg 정도 수확했습니다. 합 100kg입니다.
작년에 비해서 1/3정도 수확이 줄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일조량이 너무 적어서 큰 것은 큰데 아주 작은 것들이 많고, 중간 크기는 별로 없습니다.
수확을 할 때는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이집 저집 나누다 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고,
결국 저는 상처난 것들 잔챙이들만 먹게 됩니다.
그래도 그것이 행복이랍니다.
돼지가 파 먹은 흔적 사이로 고구마가 살짝 보입니다.
캔 것은 '첫사랑'이고 넝쿨이 있는 것은 '신자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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