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움

신천지 이만희의 정체(문화일보)

chukang 2020. 2. 28. 09:47

■ ‘코로나 확산 진원지’ 지목된 신천지

- 독특한 예배방식
매주 수·일요일 2차례 예배 ‘반드시 참여’ 원칙
하양·검정 ‘모나미 패션’… 다닥다닥 붙어 앉아

- 특이한 선교방식
개신교 교회서 신도 빼가는 방식으로 교세확장
코로나 사태 후에도 ‘추수꾼’ 암약 활발 주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국가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접어들며 주요 진원지로 알려진 ‘신천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신천지는 어떤 종교집단일까. 그들은 왜 이단으로 낙인 찍혔고, 개신교에서는 왜 그토록 신천지 교인들에게 민감하게 반응할까.

1984년 교주 이만희(89) 총회장에 의해 창립된 신천지의 정식 명칭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신약성경 중에서도 ‘요한계시록’을 강조하는 신천지는 홈페이지에서 교회명에 대해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한자어 ‘신천신지’의 약어이고, ‘증거장막’이란 계시록이 이루어진 실상을 보고 듣고 증거 하는 장막을 뜻하며, ‘성전’은 하나님을 모시고 예배드리는 거룩한 집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가톨릭과 개신교 등 정통 기독교에서 신천지를 이단으로 보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예수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말하는 ‘신약의 목자’ ‘이긴 자’인 이만희 총회장을 믿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천지는 자신들이 이단이 아니고 이전의 예수님과 같이 이 세상에서 이단이라고 비판받으며 무고히 핍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씨 뿌리는 복음도 목자도 신약의 예언도 끝이 나며, 만국이 와서 경배할 곳 증거 장막 성전이 열린다”고 한다. 즉 “기독교 교회 시대의 끝이 있고, 새 시대가 창조된다”는 것. 그렇게 되면 “신약을 이룬 영원한 복음이 있게 되며, 하늘에서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신천지에 임해 오므로 새 예루살렘성 증거장막성전 시대가 된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이 바로 그 증거장막성전이라고 한다.

신천지는 ‘구약에는 예수님 한 분을 예언했고 신약은 이긴 자(이만희) 한 사람을 예언했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초림 때는 예수님, 재림 때는 이만희라고 한다. 즉 창립자를 구원자로 여기는 것이다. 정통 기독교에서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결정적 근거다.

그러나 국내에 이단으로 규정된 여러 종교 단체 중에서도 유독 정통 기독교에서 거부감을 보이는 곳이 신천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전부터 개신교 교회 입구마다 붙은 포스터 ‘신천지 교인 출입금지’는 그만큼 신천지 교인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종말론사무소(윤재덕 소장)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신천지예수교의 신도는 총 23만9353명(국내 20만7504명, 해외 3만1849명)에 이른다. 시설은 세계 30개국에 교회 108곳과 선교센터 5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 신천지에 민감한 진짜 이유는 그들의 독특한 선교 방식에 있다. 신천지는 교세 확장을 위해 개신교 교회에서 신도를 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교회의 신도들을 교회 밖으로 꾀어내 교회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포섭해 가는 전략이다. 실제 이만희 총회장은 “무종교인보다 기성 기독교인에게 신천지 전도가 더 잘 된다”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로 지파(12개)를 정하고(대구는 다대오 지파) 종교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 전위부대를 두고 사회적으로 위장된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확진을 막기 위해 신천지 교인들을 파악하는 데 당국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개신교 관계자들은 신천지가 초기에 대구교회 신도들의 동선 노출을 꺼린 것에 대해 “동선이 노출되면 비밀리에 운영하는 ‘위장 교회’ ‘센터’ ‘복음방’ 등이 모두 드러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본인들의 선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구청 공무원이 현장 답사를 오면 드러나지 않게 곧바로 예배형식에서 평범한 모임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천지에서는 선교에 나선 이들을 ‘추수꾼’이라 지칭한다. 그들은 기성 교인 가운데 지식 없는 ‘열심자’가 불만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그런 교인들을 섭외 대상으로 삼아 접근한다. 또 교회 목사님에게 상처를 받았거나 구역장이나 지도자급의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가 ‘추수꾼’의 접근 대상이 된 사람도 있다. 물론 접근 초기에는 당연히 ‘신천지 신도’임을 숨긴다. 따라서 마치 ‘스파이’나 ‘간첩’처럼 신분을 숨기고 정통 교회 내에서 암약하는 형태를 취한다.

그래서 신천지 교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은어도 있다. ‘섭외·노방=미혹활동’ ‘침 맞았다=전도대상자에게 신천지라는 것이 발각돼, 전도대상자가 의심하게 된 상태 혹은 연락이 안 되는 상태’ ‘침 뺐다=전도대상자가 신천지에 대한 의심을 풀었다’ ‘신나라=신천지 신도들끼리 신천지를 지칭할 때’ ‘도인모략=신천지인이 가짜 무당, 점쟁이 콘셉트로 전도대상자에게 접근해 미리 알고 있는 전도대상자의 정보를 맞히면서 연기하는 거짓말’ ‘탐방=정통교회 교리를 평가 및 비난하기 위해 정통교회에 몰래 들어가 설교를 듣고 나오는 행위’ ‘국방부=군 입대한 신천지 신도를 관리하는 부서’ 등이 대표적이다. 교회에 침투하는 것에 대해서도 ‘양을 이리 가운데 보내는 것’이라고 해 ‘이리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신천지의 독특한 예배 방식도 코로나19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예배 모임은 기념일 외에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두 차례 열리며 ‘참석이 선택’인 기성 종교와 달리 ‘반드시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예배를 볼 때 신도들은 안경을 벗어야 하고, 여성 신도는 머리를 묶은 채 귀걸이를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배 복장도 있다. 상의는 흰색, 하의는 검은색이어서 ‘모나미 패션’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한 복장으로 맨바닥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예배를 본다.

신천지는 최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이만희 총회장이 전체 신도 명단을 정부에 제공하겠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신천지 대변인이 “신천지 예수교회와 성도는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며 “신천지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혀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고, 정부와 보건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천지 교인들의 활동은 수그러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세 였던 지난 23일에는 전국의 정통 교회 곳곳에서 신천지 신도가 몰래 예배당에 진입하려다 제지당하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교회에선 한 여성이 신원을 확인하는 부목사에게 “구역 활동만 해서 목사 얼굴은 잘 몰랐다”고 얼버무리다 쫓겨나기도 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이처럼 코로나19에 둔감한 것은 교리인 ‘육체 영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신인 합일’ 교리로 ‘합일’이 되면 신도들은 죽지 않는 영생불사의 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몸을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신천지에서 탈퇴한 이들은 “교주 이만희 씨를 절대적인 존재로 인정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이만희 씨의 육체는 죽지 않으며 마지막 계시록 시대에 예수님이 보낸 보혜사이자 대언자라고 믿는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그를 보는 것이 예수님을 보는 것이고, 그를 믿는 것이 예수님을 믿는 것으로 심지어 이만희 씨와 예수님은 하나가 됐다고 생각하는 교인도 있다”고 말한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은 1931년, 경북 청도군 출생으로 정식으로 신학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유재열의 장막전선, 솔로몬재창조교회 등 여러 단체를 거쳐 신천지를 만들어 경기 과천시에 본부를 세웠다.

한편 최근에는 신천지 2인자로 알려진 김모 씨가 신천지 실체를 폭로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씨는 최근 유튜버 ‘존존TV’를 통해 “이만희는 구원자도, 하나님도 아니고, 저와 똑같은 죄인인 사람이다. 하나님과 종교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반드시 죽는다. 우리는 다 누구나 죽은 후에 심판을 받는다”면서 “이만희 교주를 구원자로 믿는 신천지는 이 땅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게 됐다”고 폭로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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